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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없는 값내리기… “밑지고파는 장사”까지/백화점 「가격전쟁」 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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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없는 값내리기… “밑지고파는 장사”까지/백화점 「가격전쟁」 절정

입력
1995.01.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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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인점 돌풍에 활로찾기/중소업체 도산우려… 소비자는 “즐거워” 지난해부터 시작된 백화점간 가격내리기 경쟁이 롯데백화점의 노(NO)마진판매로 극에 달했다. 대형 백화점간에 가격경쟁이 가열될수록 가격은 더 내려가니 소비자들은 즐겁다. 보다 싼 가격에 마음에 드는 물건을 고를 수 있는 기회가 그만큼 많아진 것이다.

 롯데백화점은 13일부터 22일까지 10일간의 올해 첫 정기세일동안 5백여종, 3백억원어치에 이르는 상품을 공장에서 나오는 원가 그대로 받고 팔겠다고 나섰다. 정가 39만원짜리 양복 한벌이 3만9천원, 32만원짜리 실크양장이 3만5천원이다. 제조업체에서 가져오는 가격에 이윤(마진)을 한푼도 붙이지 않았다 해서 「노 마진」판매다. 그러나 제품가격에 운송비나 인건비 점포운영비등 이런저런 부대비용을 붙이지 않았으므로 사실은 밑지고 파는 장사라고 롯데측은 주장한다. 노마진이 아니라 역마진판매라는 것이다. 그래서 경쟁업체에서는 재고처분을 위한 교묘한 상술에 불과하다고 반박한다. 신세계백화점은 롯데백화점의 노 마진판매는 「소비자를 기만하고 여론을 호도하는 행위」라며 비난하고 나섰다.

 이런 사정에도 불구하고 행사기간 첫날인 13일 롯데백화점은 물건을 싸게 사려는 사람들로 그야말로 북새통을 이뤘다. 다른 바겐세일때보다 2∼3배는 많은 편이었다. 고객들은 너무 싸다며 믿어지지 않는다는 표정이다. 재고처분을 위해 내놓은 것은 아닌지, 하자가 있는 것은 아닌지, 정말로 이윤을 하나도 안붙이고 파는 것인지 판매직원에게 두번 세번 되물어보는 소비자들도 많았다.

 소비자들은 즐거운 표정이지만 백화점으로서는 절박한 실정이다.백화점들은 가격파괴형 유통업체들이 갈수록 위력을 발휘, 고객들을 빼앗아가고 있는데다 거의 모든 재벌그룹들이 유통업에 진출할 태세여서 초조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또 월마트 K마트 마크로 다이에이등 미국과 일본등의 쟁쟁한 할인업체들도 조만간 국내시장에 진출할 채비를 갖추고 있다.

  백화점들은 임시방편으로 창고할인코너를 설치하고 6개월 장기할부판매도 시작했다. 미도파는 명동본점을 전문패션매장으로 바꿔 활로모색에 나섰고 뉴코아는 3월에 주차빌딩자리에 창고형 할인점을 들여놓을 계획이다. 롯데도 창고가격코너를 전 매장으로 확대하고 할인점사업에도 뛰어들 태세다. 이밖에 현대백화점이 서울등 수도권에 10여개의 하이퍼렛이라는 할인점을 열 계획이고 그랜드백화점 진로유통 동아쇼핑등도 올해안에 할인점을 열 예정이다. 경쟁사와의 전쟁이 아니라 가격과의 전쟁을 치르는 셈이다.

 막강한 자금력을 이용한 제살깎기식 출혈경쟁이 중소 백화점의 도산은 물론 국내 유통업계 전체의 체질을 약화시킬 것이라는 지적도 없지 않지만 롯데의 이번 노마진판매는 가격파괴바람이 불고 있는 국내 유통업계에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김병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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