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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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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입력
1995.01.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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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공 들어 행정기구개편을 논의할 때 경마사업을 관장하는 마사회의 관할권을 둘러싸고 체육부와 농수산부가 대립했다. 농수산부는 품종개량을 통한 축산진흥을, 체육부는 현대인의 건전레저육성을 명분으로 내세워 한판승부를 겨룬 끝에 체육부가 판정승을 거두어 마사회의 관할권을 농수산부로부터 인수했다. ◆마필의 품종개량이나 건전레저육성이라는 명분과는 전혀 관련없이 마사회는 경마사업을 독점하며 호경기를 누려 왔다. 경마의 호황에 자극되었음인지 신라의 천년고도 경주에는 제2경마장이 들어 서기로 결정되었는가 하면 경륜사업이 시작되고 경정사업도 추진되는 상황이다. ◆최근의 한 조사에서 전국의 도시중 주거환경이 가장 쾌적한 것으로 나타난 과천은 주말만 되면 수도권 주변의 경마인구가 구름떼처럼 몰려들어 최악의 교통지옥을 빚는다고 한다. 육사를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한 엘리트초급장교가 어느날 갑자기 어처구니없게도 은행강도로 표변한 충격적인 사건도 경마에 미쳐버린 것이 원인으로 밝혀졌다. ◆주말마다 과천의 쾌적한 주거환경을 망쳐놓는 그 많은 경마광들이 모두 인생을 망친 초급장교와 같이 분별없는 투기꾼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겠지만, 경마에 넋을 잃고 가산을 탕진하고 패가망신한 실패자들이 경마장 주변엔 숱하게 방황하면서 경마정보유출을 위한 조교사와 기수의 매수·협박등 비리와 부조리도 끊임없이 터지고 있다. ◆이러한 일련의 사건은 관계당국자의 계속적인 다짐에도 불구하고 경마가 현대인의 건전레저로 정착되지 못하고 있음을 입증하는 사례다. 허술한 제도때문인가, 한탕 잡아보겠다는 투기심리때문인가, 깊이 살펴 보고 대비책을 강구해야만 할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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