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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부수 “5천만부시대”/일본 신문의 오늘(일본 리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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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부수 “5천만부시대”/일본 신문의 오늘(일본 리포트)

입력
1995.01.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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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자매체 122개사… 시장규모 연20조원/TV·방송사 팽창불구 구독인구는 증가 94년 11월2일 창간 1백20주년을 맞는 요미우리(독매)신문은 조간부수는 1천만부를 넘어섰다고 발표했다. 인구 1억2천만의 일본에서 한 신문이 인구가 10배나 되는 중국의 공산당기관지 인민일보와 맞먹는 부수를 갖고 있다는 것은 경이에 가깝다.

 요미우리 뿐이 아니다. 8백50만부의 아사히(조일)신문, 4백만부의 마이니치(매일)신문, 3백만부의 니혼게이자이(일경)신문, 2백만부의 산케이(산경)신문들도 규모면에서는 세계적인 신문의 대열에 든다.

 대신문들과 지방의 군소신문들을 합친 일본신문협회 가맹 1백22개사의 총발행부수는 5천3백만부에 이르러 국민 2인당 1부를 보고 있는 셈이다. 신문시장규모가 2조5천억엔(약20조원)이라는 엄청난 크기여서 가히 신문대국으로서 손색이 없다.

 이같은 활자매체의 흥성은 전파시대를 맞아 세계가 TV중심으로 흐르는 경향과는 대조되는 일본만의 특별한 모습이다.

 물론 전파왕국 일본의 방송산업이 취약한 것은 아니다. 공영방송인 NHK를 비롯, 니혼(일본)TV, TBC TV, 후지 TV, TV 아사히, TV 도쿄(동경)등 중앙방송사들과 현(현)마다 최소한 하나씩은 있는 지방방송사들이 일본전역을 지상파로 덮고 있다. 또 NHK위성 제1,제2방송과 WOWOW등 위성방송(BS)과 아사히(조일)뉴스타등 통신(CS)방송들이 일본인들의 안방을 빈틈없이 파고 들고 있다. 대부분의 민방들은 거의 24시간 쉬지 않고 방송을 계속하고 있다. 단파방송과 AM, FM방송등 라디오방송도 작지만 제각각의 영역을 확보하고 있다.

 이미 지난 70년에 컬러TV방송을 전면화했고 컬러TV들이 1백%를 넘어선지 오래며 현재 시험방송중인 와이드 TV방송도 올 가을에 본격화한다. 현재 16국에 이르는 위성방송도 대폭 늘어날 전망이다.

 그러나 방송산업의 이같은 팽창에도 불구하고 일본은 여전히 신문산업의 지배하에 있다. 대부분의 민방들이 주요신문사의 계열회사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는 점이 우선 지적될 수 있다. 한편으로 NHK방송이 교육방송을 포함해 보도와 교양프로에 치중하는 것은 예외이고 민방들은 대부분 오락방송 일변도여서 여론형성등 언론기능이 취약하다는 점도 지적된다.

 최근들어 와이드방송을 위한 방송시스템의 전면적인 개편과 전일방송제의 확대로 일본의 민방들은 폭주하는 자금수요에 시달리고 있다. 반면 계속되는 불경기의 여파로 전체 광고시장이 축소되는 와중에서도 신문, 잡지등 활자매체의 시장점유율은 요지부동이어서 방송업계의 주름살을 더하고 있다.

 93년의 총광고시장규모는 5조1천억엔 수준. TV가 31%, 신문이 21.6%, 잡지 7%, 라디오 4%의 점유율을 보였다. 일본 신문들의 전체 수입중 판매수입이 광고수입을 상회하는 현실에 비해 전적으로 광고수입에 의존해야 하는 방송산업의 어려움은 짐작하기 어렵지 않다.

 신문산업도 전환기를 맞고 있다. 우선 장기적인 불황의 여파로 수지가 악화되고 있다. 이에따라 각사에서는 경영개선위원회를 설치, 조직통폐합과 중역보수절감, 직종재배치등을 서두르고 있다. 93년말부터 각사가 구독료를 인상한 것도 같은 맥락이었다.

 보다 중요한 것은 일본신문산업을 이상하리만큼 팽창시킨 밑바탕이 흔들리고 있다는 점이다. 일본의 신문들이 엄청난 발행부수를 자랑하게 된 주요인은 배달원에 의한 가정배달이다. 사례품을 동반한 배달원들의 집념은 대단한 것이어서 내용이 거의 같은 조간을 2개씩 보는 집들도 허다한 실정이다. 현재 일본전국에는 47만여명의 배달원이 뛰고 있으나 해마나 줄고 있다. 또 상대적으로 젊은 층이 활자매체를 기피하는 경향이 보편화하고 있어 장기적인 쇠퇴가 불가피한 실정이다. 일본신문들이 93년부터 NIE(교육으로 신문을)운동을 전개, 각급학교에 무료로 신문을 비치하고 기자들과 학생과의 대화등에 열을 올리고 있는 것도 장기적인 대응책의 일환이다.<도쿄=황영식기자>

◎사실보도에 치중/사과·정정 과감히/신문마다 특성강조

 일본의 대표적 시사주간지 문예춘추는 지난해 11월 17일자호에 3단크기의 사과문을 실었다. 1년전 왕실보도와 관련한 사과문이 2단크기였던 데 비해 실로 파격적인 이 사과문은 동일본여객철도회사(JR동일본)에 대한 것이었다.

 『일부의 보도가 사실과 달라 JR동일본의 명예와 신용을 훼손했기에 취소한다』는 요지의 사과문에서 문예춘추는 4개월동안 끌어 온 JR동일본과의 싸움에서 사실상 항복을 선언했다.

 사태의 발단은 주간 문춘이 앞서 6월부터 7월까지 JR동일본의 노사유착에 관한 기사를 연재한 것. 기사중 「회사는 수십억엔의 노조대책비를 준비하고 있다는 소문까지 있다」는 부분등에 JR동일본측이 반발, 회사관내 역구내 가판대에 이 잡지의 비치를 금지시키는 사태로 발전했다. 법원에의 제소는 물론이었다.

 문춘은 처음 이를 언론탄압이라고 비난하면서 맞섰으나 결국은 사과문을 게재하고 싸움을 일단락지었다.

 이 사건은 광고와 판매에 지배되는 일본의 언론현실을 여실히 보여 주는 한편 사과와 정정에 인색하지 않은 특성도 함께 보여 주었다. 또한 이 사건은 일본에 진정한 비판언론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평론가들의 주장을 확인시키는 것이기도 했다.

 일본의 주요신문들은 저마다 특성을 강조하며 독자들의 선택을 호소하고 있다. 중도지인 요미우리(독매)신문은 「최대부수」, 비교적 비판적인 아사히(조일)신문은 「천하의 아사히」, 닛케이(일경)는 「일본을 알려면 역시 닛케이」를 강조한다. 마이니치(매일)신문은 진보성향을, 산케이(산경)신문은 일본사회의 보수성향을 각각 대변하고 있다.<도쿄=최성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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