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표-동교동 전대 싸움에 “새우 등 터지는 신세”/“지역구 여론 험악한데 지도부 「신선놀음」”원망 김대중 아태재단이사장이 괌으로 출국한데 이어 이기택대표도 제주로 훌쩍 떠나 민주당이 오랫만에 「고요함」을 되찾은 12일. 그동안 이대표측과 동교동계의 이전투구같은 전당대회갈등을 지켜만 봐오던 서울·경기 출신의원들은 모처럼 속으로만 끓이던 불만을 털어놓을 기회를 잡았다는듯 목청을 돋웠다.
『이대표진영과 동교동쪽이야 모두 정치적 야망을 목표로 죽기 살기로 덤빈다지만 그 사이에 낀 우리는 도대체 뭐냐』는 이들의 말은 『잇단 국정난맥상으로 벌어놓은 반사이익을 우리의 자충수로 한입에 다 털어넣은 꼴』이라는 자조로까지 이어졌다. 특히 민선 서울시장 경기지사를 노리며 내심 공덕을 쌓아오던 일부의원들은 『소모적 당권싸움때문에 거의 다 차려진 밥상마저 차버린 셈이 됐다』며 노골적으로 양쪽을 겨냥했다.
당이 전당대회갈등으로 벼랑끝의 대결국면으로 치달으면서 갈수록 고조되는 이들의 불평과 우려는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세계화를 내건 민자당이 인력수혈차원에서 수도권과 중부권의 몇몇 민주당의원들에게 영입의 손길을 내밀고 있다는 말이 뚜렷한 출처없이 계속 나도는 것도 이들을 괴롭히는 요인중의 하나이다.
가뜩이나 분당설로 당분위기가 흉흉한 판에 여권과 접촉한 의원들의 이름까지 구체적으로 거론되는등 「민자당변수」까지 끼어들자 이들은 『피차 손해볼게 없다』는 당지도부의 「신선놀음」이 원망스럽기까지 하다는 표정이다.
『이대표가 대표를 사퇴하든 당이 깨지든 지역구당선과는 거의 무관하다』는 동교동측이나 『당권장악을 못할 바에는 뛰쳐나가는게 오히려 차기대권주자의 이미지확보에 더 유리하다』는 이대표측의 이해에 휘말리다 보면 차기총선에서 자신들은 설곳이 없어진다는 불안때문이다.
특히 민주당의 내부분란에 여권이 편승, 개혁이미지를 가진 인물들을 대상으로 각개격파 영입전술을 펴올 경우 이를 견제할 당내 버팀목을 어디서 찾을수 있을지에 대한 스스로의 의구심도 상당하다. 하지만 『지역에 가보면 야당의 당권싸움에 식상해하는 여론이 날로 비등해짐을 피부로 깨닫는다』고 말하는 한 의원의 걱정도 아직은 당안팎에 감도는 「폭풍전야의 고요」를 깨기는 힘든것 같다.<이동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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