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전후 유력… 바로탈당·분당은 없을듯/백의종군 검토설… 타의탈당 가능성까지 이기택민주당대표가 2박3일간의 일정으로 제주도에 머물면서 자신의 향후 정치행로를 가다듬고있다. 김대중 아태재단이사장의 「괌구상」과 때를 같이해 이뤄지는 이대표의 「제주구상」은 전당대회갈등이후 민주당의 진로와 관련해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대표측은 아직 동교동계와 협상의 기회가 남아있다는 것을 부인하지는 않고있다. 이대표와 김이사장이 모두 휴가를 마치고 귀경하는 다음주초까지는 최선을 다하겠다는 생각이다. 하지만 양측이 기존의 입장에서 물러설 기미를 전혀 보이지 않고있어 접점을 찾을 수 있을 지는 불투명하다.
내주초 양측간 극적 합의도출이 없는한 이대표의 대표직사퇴는 불가피하다. 2월전당대회가 관철되지않으면 대표직을 사퇴하겠다고 수차례 밝혀온 이대표로서는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대표의 제주구상은 주로 대표직사퇴이후의 행로에 대한 선택에 초점이 맞춰질 것같다. 이대표의 한측근은 이대표의 제주구상과 관련, 『앞으로 전개될 여러가지 경우의 수에 대해서 구상을 완료할 것』이라고 말했다.
우선 대표직 사퇴의 시기문제다. 현재까지는 내주후반인 20일전후가 유력하다는 얘기가 이대표측에서 흘러나오고있다.
이대표의 대표직사퇴가 곧바로 탈당이나 분당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이대표는 최근 측근들에게 분당문제를 거론하지말라고 지시하기도 했다. 이로 미루어 볼때 이대표는 대표직 사퇴후 바로 탈당 등 후속조치로 들어가지않고 당분간 상황을 관망하는 시간을 가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대표는 대표사퇴후 백의종군하는 방안도 검토하고있는 것으로 알려지고있다. 평당원 신분으로 영남지역등에 내려가 지자제선거를 지원, 일정한 성과를 거두면 이를 8월 전당대회에서 재기하는 발판으로 삼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대표중심으로 영남지역의 지자제선거가 치러질 수있도록 여건이 마련될 수 있느냐가 문제가 된다.
이대표의 탈당의사와는 관계없이 그가 일단 대표직을 사퇴하면 당에 남아있기 어렵게 되는 상황이 벌어질 가능성이 높다. 동교동계등이 대표 권한 대행체제로 운영하면서 그를 완전히 소외시키면 이대표는 백의종군하고 싶어도 할 수 없게 된다. 또 영남지역과 충청지역 일부 원외 지구당위원장들이 동반사퇴하는 사태가 벌어질 수도있다. 이와관련, 이대표를 지지하는 원외지구당 위원장들이 13일 전경련회관에서 의견을 모은 뒤 김정길 전의원을 통해 이대표에게 전달할 예정이어서 관심을 모으고있다.
상황이 이렇게 전개될 경우 이대표는 민주당을 탈당하고 잠시 정치를 쉬게될 수도 있다고 한 측근은 밝혔다. 경우에 따라서는 일정기간 외국에 나가있는 방안도 진영내부에서 제기되고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영남권을 중심으로 제2야당의 추진가능성도 생각해 볼 수있다. 이대표와 함께 민주당을 탈당할 의원수는 많지않지만 신민당의 일부의원및 무소속의원들을 결집하는 방법을 모색해 볼 수도 있을것이다. 이와관련, 이대표는 최근 신민당측 인사와 민자당탈당인사들을 은밀히 접촉하면서 원내교섭단체 결성가능성을 타진하고있는 것으로 알려지고있다. 하지만 여기에도 정치자금등 제약요인이 많아 실현가능성은 희박한 편이다. 이같은 어려움속에 이대표가 어떤 구상을 갖고 귀경할지 궁금하다.<이계성기자>이계성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