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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소화 폭락의 교훈(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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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소화 폭락의 교훈(사설)

입력
1995.01.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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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 페소화의 폭락사태는 미국의 월가를 비롯하여 중·남미의 금융 및 증권시장에 적지 않은 주름을 주고 있다. 세계의 금융시장들은 상품과 서비스시장등 어느 시장보다도 개방되어 있어 파급영향이 크다. 우리나라도 97년 내지 99년까지에는 외환과 자본시장을 완전 개방한다는 목표 아래 외환과 금융 자율화를 고속 개방하고 있다. 개방된 시장에서 외환·금융정책을 어떻게 운영해 갈지, 특히 환율이 격동하는 위기상황에서 어떻게 대처해야할지, 경험도 없고 노하우도 축적되지 않은 우리나라로서는 사실상 불안하기 그지 없다. 이번 멕시코의 페소화 폭락사태를 교훈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우선 그 사태가 왜 일어났는지 원인을 세밀히 분석하여 그러한 통화위기가 일어나지 않도록 철저히 예방해야 할 것이다. 또한 사태의 발전과 수습과정을 통찰하여 만의 하나 이러한 위기상황이 발생하는 경우에 원용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멕시코의 페소화위기를 초래한 일련의 요인들은 미국·일본·독일같은 견실한 경제대국을 제외하고는 우리나라를 비롯하여 어느나라에도 일어날 수 있다는데 유의해야 한다.

 멕시코 페소화 폭락사태는 근본적으로 뉴욕 월가의 금융기관 및 기관투자자들이 멕시코경제와 멕시코정부의 경제운영능력에 대한 신뢰를 상실, 멕시코정부와 국영기업체발행 각종 채권을 투매한데서 기폭된 것이다.

 미국을 비롯한 국제금융사회의 불신을 산 것은 멕시코의 정치·경제불안과 이에 대한 대처능력의 미비다. 정치적 불안은 치아파스지역의 인디언반란과 집권당인 제도혁명당의 대통령후보 피살 등 연이은 정치암살로 표출된 정국불안정을 들 수 있겠다. 경제도 여기에 못지 않게 안정을 상실했던 것이다.

 지난해 1월에 발효된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은 멕시코경제에는 일대 전환의 계기가 됐다. 미국등으로부터의 외자의 폭발적 유입과 외국인투자의 비약적 증대로 도약의 발판이 마련되고 있었으나 반면에 농민과 중소기업등에는 엄청난 타격을 예고한 것이다.

 또한 경제의 급격한 개방확대에 따라 수입이 수출보다 거의 배나 증가, 무역수지가 악화됐고, 이에 따라 페소화의 평가절하의 필요성이 절실했음에도 불구하고 살리나스전임대통령이 이를 단행하지 않고 후임자에 미뤄 시기를 놓친 것이 무역수지악화를 가속화시킨 것이다. 설상가상으로 세디요신임대통령의 일관성없는 페소화대책이 해외금융기관들의 등을 돌리게 한 것이다.

 통화위기는 멕시코에 한정되고 있지 않다. 아르헨티나·캐나다·이탈리아·프랑스·스페인등도 불안하다. 우리는 외환·금융시장의 개방폭이 확대될수록 정치·경제·사회등 총체적인 금융관리대책을 강화해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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