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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붐비는 스키장은 싫다”/산악스키 “꿈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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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붐비는 스키장은 싫다”/산악스키 “꿈틀”

입력
1995.01.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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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스피드·관광 어울려 “새맛”/장비도 일반스키와는 약간 달라 붐비는 스키장은 싫다. 자연속을 달리고 싶다.

 이런 이들을 위한 산악스키가 태동기를 맞고 있다.

 산악스키 전문인을 양성하기 위한 한국산악스키회가 지난해 11월에 탄생한데 이어 종합레저업체인 와일드스포츠클럽에서는 16일부터 초보자를 위한 산악스키 강습을 연다.

 산악스키는 말 그대로 눈 내린 산 위에서 스키를 즐기는 것. 크로스컨트리 스키가 평지에 가까운 지형을 스키로 움직이는 것을 말한다면 산악스키에는 스키를 신고 산을 올라가는 등산개념이 포함되어 있다. 또 크로스컨트리 스키는 다진 눈 위에서만 활동할 수 있는 반면 산악스키는 발이 푹 빠지는 숫눈 위에서도 즐길 수 있으므로 행동반경이 더 넓다.

 산악스키 장비는 스키장에서 타는 일반스키(알파인스키)와는 모양이 조금 다르다. 알파인스키에 비해 길이는 조금 짧고 앞쪽이 오리주둥이처럼 조금 넓적하다. 무엇보다 큰 차이는 알파인스키에는 스키용 부츠만을 신어야 하지만 산악스키는 등산화에 붙인다는 점이다. 알파인 스키에는 부츠가 완전 고정되어 있는 반면 산악스키에는 등산화 앞쪽만을 고정시키고 뒤꿈치는 자유자재로 들 수 있는 것도 큰 차이점이다. 그래야 산을 오르고 눈길을 걷는 것이 자유스럽다.

 산을 오를 때는 스키바닥에 「실」(SEAL)을 부착한다. 원래 물개털로 만들었으나 지금은 인조털을 쓰는 이 「실」은 뒤로 미끄러질때면 털이 일어나 미끄럼을 방지해 준다. 정상에 오른 뒤 이 「실」을 떼면 여느 스키처럼 활강을 즐길 수 있다.

 한국산악스키회의 전담(전담·60)회장은 『우리나라 산은 아기자기해서 어느 곳을 찾든 산악스키의 묘미를 맛볼 수 있다』면서 한라산 설악산등 몇개 명소를 일러 준다.

 한라산은 왕관바위주변이 산악스키 명소로, 관음사 개미등 왕관바위로 이어진 길이 가장 보편적이다. 다만 한라산은 1월에만 즐길 수 있는 것이 한계이다.

 대관령 설악산은 12월부터 2월까지 산악스키를 즐길 수 있다. 설악산은 여름에는 폭포이던 십이선녀탕이 겨울이면 얼음과 눈으로 완만해지면서 기막힌 자연스키장을 형성한다. 용진각에서 백담사길도 좋다.

 대관령은 삼양목장의 목초지가 있는 새봉 주변이 잡목이 없다는 점에서 우선 꼽힌다. 하지만 무엇보다 비경은 대관령 휴게소에서 오른쪽 능선에 있는 골푸기산이다. 여기에 오르면 강릉과 동해안이 한눈에 보여 새벽에 산악스키로 올라 동해일출을 보는 재미를 만끽할 수 있다.

 이밖에도 완만한 산세지역으로 적설량 30㎝를 넘어서면 어느 곳이나 산악스키를 즐길 만하다.

 주의할 점도 있다. 눈은 원 지형을 덮어버리기 때문에 자칫하면 위험한 길로 들어설 수도 있다. 그래서 전문가가 아니라면 10명 단위로 지도자를 따라 가라고 한국산악스키회는 권유한다.

 한국산악스키회는 이런 산악스키 지도자를 양성하기 위해 요즘 주말마다 맹훈련중이며 내년부터는 코오롱등산학교와 결연, 산악스키 장비를 임대하여 염가로 산악스키를 보급할 계획이다.

 와일드스포츠클럽은 1월에 1회, 2월에 2회 초보자를 위해 4박5일간의 산악스키 강습을 마련한다. 매기 선착순으로 9명을 모집하며 1기 강습이 16일부터 20일까지 열린다. 수강료는 35만원. 22일부터 2월 19일까지는 매주 일요일에 중급자를 위한 산악스키 주말반을 연다. 참가비는 5만원. 3442―2307∼8<서화숙기자>

◎한국산악스키회/작년 국내첫 결성… 건전한 스키여행 정착에 노력

 한국산악스키회는 지난해 11월에 정식 결성됐지만 실은 5년전부터 준비를 해왔다. 등산을 좋아하는 몇몇이 겨울등산을 제대로 하려면 산악스키를 익히는 것이 필수적이라는 생각에서 모이기 시작했다. 3년전부터는 우리나라 산악스키의 개척자인 전담회장을 초빙해서 정기적으로 훈련을 받기 시작했다.

 전회장은 40년대부터 스키와 등산을 함께 해 온 우리나라 산악계와 스키계의 산증인. 『겨울등산을 하려면 스키를 해야한다고 60년대부터 주장해왔는데 이제야 사람들이 알아들은 셈』이라고 기뻐한다.

 현재 회원은 30명. 회장인 전담씨가 최고령이고 대부분은 30,40대이다. 회원들은 학교산악부 출신들이지만 장비값도 들기 때문에 모두 직장이 있는 것이 특징이다. 회사원이 가장 많고 외과의사와 중학교 국어교사인 여성회원도 있다. 대학생이자 20대인 회원이 딱 1명있는데 2월부터 대학산악반을 중심으로 대학생들에게 산악스키를 보급한다. 이를 위해 산악스키 10대를 기증받았다.

 한국산악스키회가 태동했다는 소식을 듣고 일반인들이 가입의사를 밝히고는 있지만 전회장이 『기본기가 철저히 되어야 한다』는 생각으로 기존회원 훈련에만 주력중이다. 내년부터 회원을 정식으로 모집할 생각이다.

 기존회원을 전문가로 양성시켜 장기적으로는 우리나라에 스키여행(TOUR SKI)을 정착시키겠다는 생각이다. 『지금 스키장 문화는 너무 사치스러워요. 배낭에 간단한 음식물만 넣고 떠나는 서민적인 스키여행이 정착하도록 휴게소문화도 발전했으면 합니다』고 전회장은 일침을 놓는다.

 24일에는 산악스키로 백두산을 오른다는 야심찬 계획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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