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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서흥은/재일동포 「권익높이기」 선봉(일본의 한국기업: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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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서흥은/재일동포 「권익높이기」 선봉(일본의 한국기업:2)

입력
1995.01.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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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은보다 이자3배·대출간편화등 파격영업/2년만에 조합원6만3천명·1조1천억엔 수신고 「보통예금이 보통이 아니다」

 재일동포 금융인들이 힘을 모아 설립한 신용조합인 간사이흥은(관서흥은)은 지난해 10월17일 보통예금 금리자유화가 시행되면서 보통예금에 대한 이자를 일본 도시(시중)은행의 정기예금 이율과 같은 수준인 연1.75%를 지급하기 시작, 일본 금융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일본 도시은행의 보통예금 이자율은 약0.5%정도. 대형 은행에 비하면 규모가 턱없이 작은 편인 간사이흥은이 이들보다 3배나 되는 많은 이자를 지급키로 했으니 다른 금융기관에서 놀라지 않을 수 없었던 것이다.

 경쟁은행들은 처음에는 간사이흥은의 이 결정에 대해 무모한 짓이라는 반응이었으나 간사이흥은의 보통예금이 증가하자 이제는 이와 비슷한 수준의 이자율을 지급하는등 뒤따르지 않을 수 없었다.

 『금리자유화가 실시되면 금융기관간 경쟁은 더욱 치열해집니다. 아직 규모와 자금면에서 일본 은행들에 비해 떨어지는 우리가 이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남들이 생각하지 못하는 신선한 상품을 내놔야합니다. 이같은 생각에서 우리는 금리자유화가 실시되기 이전부터 이에 대한 준비를 해왔습니다』

 「보통예금의 이자를 보통이상으로 지급한다」는 아이디어를 제안한 간사이흥은 이승재 이사장의 설명이다. 이이사장은 『어제까지 옳았던 것이라 하더라도 오늘부터는 틀릴 수가 있다. 지금은 변혁의 시대』라며 언제나 새로운 사태에 대비해야 한다는 믿음을 갖고 있는 금융인이다.

 간사이흥은의 이 결정은 은행을 찾는 고객들의 권리를 은행이 자진해서 찾아주었다는데 의미가 크다. 간사이흥은의 이정림전무는 『고객들이 예금을 할 때 일반적으로 예금종류에는 크게 신경을 쓰지 않습니다. 그래서 보통예금을 했지만 그 예금이 6개월이 지났다면 6개월짜리 정기예금 금리를 지급하는 것이 당연하지 않느냐』고 말한다.

 이 상품에 대한 선전방법도 특이하다. 간사이흥은은 각 회사의 경리부장앞으로 「보통예금이나 당좌예금에 무심코 자금을 맡기고 계시지는 않습니까. 간사이흥은의 보통예금은 정기예금과 같은 이자율입니다」라는 편지를 보냈다. 여기에 평균 5백만엔을 일반은행에 보통예금했을 경우 연간 이자는 1만6천엔에 불과하나 간사이흥은에 맡겼을 때는 이자가 8만7천5백엔이 된다는 계산표도 첨부했다. 그러자 금리자유화가 시작된지 한달만에 6천계좌에 1백억엔의 예금이 몰려들었다. 또 이전무같은 임직원들은 아예 명함에 붉은 글씨로 큼지막하게 「보통예금이 보통이 아니다」라는 글을 새겨 새로 인사를 나눈 사람들도 이 신상품에 눈길을 돌리지 않을 수 없게 만들었다.

 간사이흥은의 고객확보 전략은 이것만이 아니다. 신용조합이지만 일본 도시은행의 공동전산망에 가입, 간사이의 현금카드로 전국 어느 곳의 금융기관으로부터도 현금인출이 가능하게 했다. 더욱 평균 1회 3백3엔정도인 현금인출 수수료를 1개월에 10회까지는 무료로 했다. 샐러리맨을 대상으로한 소비금융대출을 대형 은행들보다 낮은 금리로 취급하고 있으며 간사이흥은과 거래하는 회사의 종업원도 이 은행의 종업원과 똑같이 대우, 회사의 보증이 있으면 대출때 간사이흥은 직원과 같은 수준의 낮은 금리를 적용해 준다. 일본기업의 종신고용제를 최대한 이용하자는 아이디어다.

 이전무는 『금리자율화라는 새로운 환경을 맞아 작은 몸집의 유리함을 최대한 활용하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간사이흥은은 지난해 합병후 첫 결산 결과 총예금 1조1천3백65억엔, 자기자본 5백45억엔, 점포수 42개, 조합원수 6만3천명, 당기이익 20억엔으로 제2 지방은행의 상위권에 진입했다.

 간사이흥은은 영업에만 힘을 쏟고 있는 것이 아니다. 지난 86년 여성아메리카풋볼팀인 「와일드 캐츠」를 세계 최초로 탄생시켰다. 당시 남자들도 위험한 운동이라며 반대가 많았지만 여자사원들의 열의가 대단했고 도쿄대 재학시절 아메리카풋볼 선수로 활약했던 이이사장이 적극 지원해 가능했다. 이이사장은 직접 감독을 맡았다.

 간사이흥은이 매년 11월초에 개최하는 문화행사인 「사천왕사 왔소」는 고대 한반도와 일본과의 교류를 재현하는 대표적인 축제. 성덕태자가 건립한 사천왕사를 주무대로 89년부터 시작된 이 축제는 지난해 5회째를 맞아 약4천3백여명이 직접 퍼레이드에 나서는등 약45만명이 참가해 갈수록 규모가 커지고 있다. 일본의 주요 일간지들이 행사사진과 함께 기사를 싣는등 높은 관심을 끌고 있다.

 재일동포 관계자들은 이같은 활발한 사회활동과 남다른 영업전략이 간사이흥은을 재일동포 사회에서는 몰론 일본의 금융기관들 사이에서도 무시못할 존재로 자리잡게 하는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오사카=이상호기자>

◎관서흥은 어제와 오늘/93년 5개 동포신용조합 합병출범… 보통은전환 최대역점

 간사이흥은의 앞으로의 목표는 보통은행으로의 전환이다. 93년 7월1일 오사카흥은(대판흥은)을 중심으로 고베상은(신호상은), 사가상은(자하상은), 나라상은(나량상은), 와카야마상은(화가산상은)등 긴키(근기)지방 5개 재일동포 신용조합이 합병 혹은 통합돼 설립된 간사이흥은은 모체인 오사카흥은을 기준하면 올해 창립 40주년을 맞는 재일동포들의 대표적인 금융기관이다. 

 오사카흥은을 중심으로 5개 재일동포 신용조합이 합치기로 한 것은 92년초.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는 경영환경에 대비해 경영의 합리화및 효율화를 추진하고 지역차에 따른 대출조건등의 상이로 인한 동포기업들의 경쟁력 약화를 방지하기 위해서였다. 국내에서도 신한은행의 설립자로 널리 알려진 이희건 회장이 55년 창립한 오사카흥은은 재일동포들의 자금을 효과적으로 운영, 87년 전국신용조합중 예금고 1위를 기록했으며 89년에는 신용금고업계 최초로 예금고 1조엔을 돌파하는등 선두를 달려왔다. 하지만 지역별 제한이 많은 다른 재일동포 신용조합들은 다소간 어려움이 있어 「규모의 경제」를 이루기 위해 합병하게 됐다.

 이같은 규모에도 불구하고 신용조합은 중소기업등 협동조합법의 규제를 받아 자금의 운영이나 조달등에 있어 많은 제약이 있기 때문에 주식회사인 보통은행으로의 전환이 불가피하다고 은행측은 강조하고 있다.

 이와 함께 민족계 금융기관의 폐쇄성을 탈피, 일본내에서 열린 은행이 되어 21세기 한일 양국간 미래지향적인 관계를 더욱 발전시키기 위해서도 필요하다고 은행측은 설명하고 있다.

 이를 위해 간사이흥은은 「달리자, 은행을 향한 계단을」이란 슬로건으로, 「하이퀄리티 뱅크」를 목표로 내세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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