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부급PD 다수관련 충격… 일부는 “억울”/방송사 긴급회의… 탤런트 배역취소 검토/매니저들“불똥피하자”잠적도 일부 방송국 PD들과 연예인·매니저간의 금품수수 비리에 대한 경찰 수사가 시작되자 KBS와 MBC SBS 등 해당 방송사 책임간부등은 물론 매니저들도 신경을 곤두세운 채 경찰수사의 범위와 이름이 거론된 PD들의 혐의내용에 대한 사실여부를 확인하느라 분주한 표정이었다.
특히 금품수수 혐의로 거론된 PD들의 상당수가 부장·국장급등 고위간부들인 것으로 알려져 더욱 큰 충격을 받은 듯 한 분위기였다. 또 배병수씨 살해사건 이후 가뜩이나 곱지 않은 시선을 받고 있던 연예계 매니저들은 아예 국내외로 잠적, 경찰 수사 여파가 어느정도인지 짐작케 했다.
모두 4명의 PD가 금품수수 혐의를 받고 있는 KBS는 11일 하오4시 사장주재하에 긴급회의를 갖고 향후대책등을 논의했다. 회의참석전 드라마제작국의 한 간부는 『또 한번 시끄러운 일이 생겼다』며 혐의를 받고 있는 PD들중 1명은 이미 케이블TV로 이적한 사람임을 강조했다. 그는 또 『C모 PD등은 그럴 사람이 절대 아니다. 분명히 뭔가 잘못됐다』고 이날 하오2시께부터 방송국내에 퍼진 일부 PD들의 혐의내용을 의아해 했다.
또 물의를 빚고 있는 여자탤런트가 O모씨인 것으로 알려지자 다른 제작간부는 『올해 기획된 주요 드라마에 캐스팅됐었다. 곧 배역에서 뺄 것을 검토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H씨 C씨등 몇몇 PD들은 예전부터 좋지 않은 소문이 있기는 했었지만 전혀 예상치 않던 인물도 있어 충격이라고 말했다.
한편 장수 라디오 프로 DJ로 더욱 유명한 K씨와 L부국장 등 4명의 PD가 혐의를 받고 있는 MBC는 일단 경찰수사 결과를 지켜본 후 징계 및 보직변경등의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K씨와 L부국장등은 그동안 연예 매니저들에게 「악명높은 사람」으로 군림해 왔으며 그들을 중심으로 비리의 신디케이트까지 조직돼 있다는 의혹을 받아 왔다고 방송가 주변에서는 전하고 있다.
MBC예능국의 한 간부는 『지난해 가을부터 경찰의 내사가 시작됐다는 소문이 떠돌았다. 90년에도 이와 비슷한 내용의 검찰수사가 있었지만 흐지부지 끝나 여파는 그리 크지 않았다』며 이번 경찰수사의 의미를 애써 축소해석했다. 당시에는 6명의 음악담당PD가 가수매니저들로부터 뇌물을 정기적으로 상납받았다는 혐의로 구속됐고 총17명의 매니저들이 수배자 명단에 올랐다.
그는 또 『경찰수사 결과 비리가 확연히 들어난 PD들은 응당한 처벌을 받아야 하지만 음해투서와 악성루머등에 의해 선의의 피해자도 있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실제로 E모PD의 경우 이날 하오 『나는 억울하다. 공개 해명하고 싶다』며 울먹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경찰의 본격수사는 한 연예인이 방송에 출연시켜달라고 수천만원의 뇌물을 건네줬다가 약속이 지켜지지 않은 것이 계기가 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연예인은 이 사실을 방송국 고위간부에게까지 알렸고 파장이 확산되자 방송사는 관련PD를 지방으로 전출시켰다. 이런 내용이 수사기관에까지 알려진데다 최진실의 전매니저 배병수씨 살해사건까지 겹쳐 본격수사가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권오현·김관명기자>권오현·김관명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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