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표 공개 담판요청에 곤혹/당적포기설등 돌아 결론 촉각 김대중 아태평화재단이사장이 11일 4박5일 일정으로 괌으로 휴가를 떠난다. 지난해 자신이 심혈을 기울여 개최했던 아태민주지도자회의 직후 휴식차 계획했던 휴가를 사정으로 연기했다가 이번에 떠나는 것이다. 따라서 별다른 의미가 있는 여행은 아니라는 것이 재단측의 설명이다.
그러나 주변에서는 그의 괌여행이 단순한 휴식만을 위한 것은 아니라고 보고 있다. 최근 자신이 처한 상황에 관련해 무언가 돌파책을 구상하리라는 관측들이다.
김이사장은 요즈음 곤혹스런 처지에 놓여 있다. 비록 정계를 은퇴했지만 사실상 자신의 작품이라고도 할 수 있는 민주당이 전당대회갈등으로 깨질 위기에 처해있다. 또 그동안 돈독한 관계를 유지해왔던 이기택대표로부터 노골적인 도전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이대표는 지난 8일에 이어 10일에도 김이사장에게 면담을 공개적으로 요구했다. 말이 면담이지 실제로는 김이사장에게 담판을 요구한 것이나 다름없다.
더욱이 이대표는 이날 한 라디오방송과의 인터뷰에서 김이사장을 은퇴한 사주가 실질적인 오너로 있는 일반회사의 경우에 비유하기까지 했다.
이대표가 김이사장이 민주당전당대회갈등과 관련해 자신을 만나줄 수 없는 처지임을 잘 알면서도 이를 집요하게, 그것도 공개적으로 요구하고 나서는데에는 나름대로의 치밀한 계산이 숨어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즉 전당대회갈등의 원인이 김이사장이 자신의 향후 정치구도와 관련해 이 문제에 간섭하는데 있다는 점을 부각시킴으로써 김이사장의 양보를 노리고 있다는 것이다. 이 의도가 달성되지 않더라도 최소한 분당의 명분을 쌓는 효과는 볼 수 있다는 것이 이대표의 계산인 것같다.
김이사장은 지난 8일 이대표의 면담제의후 측근들에게 함구령을 내려 정면대응을 피하려는 모습을 보였지만 이대표의 공격이 계속될 경우 마냥 피할 수 만은 없게 됐다.
이와 관련해 김이사장이 민주당 탈당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김이사장은 지난 8일 이대표의 면담요청을 전달하러온 김정길 전최고위원에게 『자자제선거에 도움이 될 것같아 민주당적을 유지해 왔으나 지자제선거가 끝나면 탈당할 생각』이라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상황이 좋지 않으면 지자제선거전이라도 그의 당적포기가 이루어질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김이사장의 「괌구상」은 이를 핵심으로 짜여질 공산이 있으며 이같은 구상은 이대표에 대한 강한 역공이 될 수도있다. 그러나 김이사장이 자신의 향후 구도와 관련해 이대표를 끌어안고 가는 방안을 강구할 가능성도 아직은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도 만만치 않다.<이계성기자>이계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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