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부터 8국 57명 국제현대미술제/9월엔 50국 참여 비엔날레도 창설 「예향」 광주가 95년 미술의 해를 맞아 「미술의 도시」로 화려하게 꾸며지고 있다. 우리나라 남화의 대가인 의재 허백련(1891∼1977)의 활동무대로 각광받다가 최근 침체의 길을 걸었던 광주가 「국제현대미술제」(11∼30일·광주시립미술관)와 「광주비엔날레」(9월15일∼11월20일)등 굵직한 행사를 유치하면서 예술의 지방화·세계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광주지역에서 비구상화를 중심으로 실험적인 작품활동을 하는 에뽀크회 주최 「광주국제현대미술제」는 세계 8개국 57명이 근작 2백여점을 출품하는 대규모 현대미술축제이다. 이 전시회에서 김종일씨(전남대교수)는 규칙적으로 구성된 격자모양을 화려한 색채의 조화와 대비를 통해 역동적인 모습을 형상화한 「색의 이미지」를 선보인다. 신문용 오이량씨등 중견작가들도 동양적 생활양식에 등장하는 미학을 서구적 기법으로 표현한 작품을 내놓는다. 또 일본의 오누마 테루오(대소영부·동경예술대교수)는 인체의 머리부분을 기하학적 도형으로 분할하여 독창적인 조형미를 구성하고 있다.
세계 50개국의 정상급 작가 1백여명이 참가하게 될 「광주비엔날레」는 예산만 1백억원 이상이 투입되는 세계적 규모의 행사이다. 그동안 부산비엔날레, 대전트리엔날레등 지방에서 개최된 국제전시회가 있었지만 이와 같은 규모의 정기적 행사로 창설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광주시는 이 비엔날레를 베니스나 상파울루 비엔날레에 버금가는 행사로 만들어 광주를 세계적인 문화도시로 정착시킬 계획이다.
지난해 12월13일 결성된 조직위원회(위원장 임영방·국립현대미술관장)와 22일 편성된 광주시종합 지원단(단장 정영식·부시장)은 두 차례의 국내외 심포지엄을 통해 비엔날레의 방향과 구체적 진행계획을 수립, 시행해나가고 있다. 지금까지 밝혀진 전시의 성격은 입체·평면·매체미술등 3개 분야를 중심으로 다양한 현대미술의 흐름을 살피는 한편, 5·18민주화항쟁의 현장으로서의 역사적 의미를 담아내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비엔날레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서는 광주의 특성을 살려 특화하고 이를 세계적·보편적 예술가치로 승화시키는 작업이 과제로 남아 있다. 정영목(서울대)교수는 『아시아지역에 내세울만한 국제전시회가 없는 상황에서 서울이 아닌 광주가 이런 기획을 마련해 더욱 뜻깊다. 시간이 촉박해 본래 의도를 모두 살릴 수는 없겠지만 최대효과를 얻기 위해서는 정부가 중립적 위치에 서고 작가에 대한 지원과 배려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최진환기자>최진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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