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체터널 지나 3%선 성장… 공공적자 등 암초도 90년대 초반부터 전후 최악의 경기침체와 불황의 긴 터널을 지난 유럽경제가 회생하고 있다.
유럽은 올해에 그동안의 침체국면에서 완전히 벗어나 비교적 만족스런 성장추세가 지속될 것이라는게 일반적인 전망이다.유럽연합(EU)집행위원회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등이 최근 발표한 유럽경제전망은 이같은 낙관적 전망을 공통적으로 제시하고 있다.
유럽경제가 이제 성장추세에 진입했다는 것은 지난해의 경제성장이 당초의 예상치를 크게 뛰어넘었다는 사실에서도 알 수 있다. EU집행위는 지난해 초에 94년의 경제성장률을 1.3%, 95년을 2.1%로 낮게 전망했으나 그동안 수차례 상향조정했다. 집행위의 최근 분석은 94년도 성장이 약2%, 95년도 성장률은 2.5%이다.
서방 16개국 경제협력기구인 OECD의 분석은 이보다 더 낙관적이다. 구랍 22일 이 기구의 공식발표에 의하면 유럽은 94년에 약 2.75%의 경제성장을 달성한 것으로, 95년에는 약 3%의 성장을 이룰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됐다. 이후 유럽은 2000년까지 3%선의 성장을 지속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유럽경제는 최근 2∼3년간 마스트리히트조약의 비준을 둘러싼 각국의 불확실성과 역내권의 갈등, 파운드화(영국)및 리라화(이탈리아)의 유럽환율체계(ERM)탈퇴로 고조된 유럽통화위기, 높은 실업률, 지속적인 경쟁력 약화 등 부정적 요인으로 40여년이래 최악의 국면을 겪어 왔다.
그러나 93년 후반부터 서서히 기지개를 켜기 시작해 올들어서는 불확실한 요인들이 지적되고 있기는 하나 모처럼 분명한 성장기회를 맞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유럽경제가 회복기에 진입했다고 하나 여전히 높은 수준의 실업과 대규모 공공적자, 통일비용지출로 인한 독일의 인플레압력, 유럽화폐통합의 불안한 장래, 경쟁력 둔화 등은 성장에 불확실한 요인들로 남아 있다.
특히 실업은 유럽경제의 가장 큰 문제로 EU집행위는 지난해 실업률을 10.9%, 올해는 10.4%로 분석, 처음으로 실업이 약간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국가별로 볼 때 영국이 금리인하와 화폐평가절하를 통해 가장 뚜렷한 회복기에 접어 들어 지난해 3.5%, 올해도 같은 수준의 성장이 기대된다.
독일은 재정적자를 감당하기 위한 긴축재정이 민간부분 수요감소를 가져와 2%의 성장이 예상되며 프랑스는 3.1%의 성장이 기대된다.
93년의 마이너스성장에서 겨우 벗어난 유럽경제는 새해부터 고실업속의 완만한 성장세가 한동안 지배할 것으로 보인다.<파리=한기봉특파원>파리=한기봉특파원>
◎아시아/일,불황벗고 점진회복세/중·아세안“인플레와의 싸움”
올해 일본과 아시아경제는 어떤 양상으로 전개될 것인가.
지난해 말부터 장기불황의 터널에서 빠져 나와 회복세에 들어간 일본경제와 과열기미를 보이고 있을 정도로 활발한 성장을 계속하고 있는 중국, 동남아시아 국가들의 동향은 세계경기에 직결되는 주요변수다.
일본 대장성의 경제운용지침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민간경제연구소 등의 경기전망보고서 등을 종합하면 올해의 일본경제는 점진적인 회복세를 보이다가 후반기에 들어서면서 성장률에 가속이 붙을 것이라는 예측이 지배적이다. 94년의 실질성장률이 1%에도 못 미칠 것으로 잠정집계돼 선진7개국(G7)중 최하위를 기록한 일본이지만 올해는 경기회복국면에 접어들어 설비투자가 확대되고 소비도 늘어난다는 전망이다.
그러나 새해 일본경제의 전망이 장밋빛이라고는 해도 경제관련단체와 연구소들의 실질성장률 예상이 반드시 일치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일본정부가 구랍 19일 경제대책각료회의에서 승인한 95년도 경제전망은 소득세 감세가 계속되고 공공투자가 착실하게 진행돼 소비는 전년도에 비해 3.3% 늘어나고 설비투자가 4년만에 증가세로 전환돼 실질경제성장률은 2.8%에 이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그러나 노무라(야촌) 다이와(대화)등 주요 경제연구소들은 실질경제성장률은 1.2∼2.4%가량이 될 것으로 점치는 등 정부측의 예상보다는 낮은 점수를 주고 있다. 심지어 일부 비관적인 경제연구가들은 본격적인 경기회복까지는 아직도 멀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미쓰비시(삼릉)종합연구소의 다카하시 조센(고교 승선)씨는 『일본경제는 중태에서 막 벗어나 집중치료실에 들어가 있는 환자에 비유할 수 있다』며 『투약여부에 따라서는 회복될 수도 있겠지만 거품경제가 남긴 후유증이 워낙 뿌리깊게 자리잡고 있기 때문에 낙관은 아직 금물』이라고 경기회복론에 제동을 걸고 있다.
반면 올해에도 성장률이 가장 높을 것으로 예상되는 지역은 동아시아다. 한국을 비롯한 4마리의 용과 아세안 중국등이 지난해의 활황세를 업고 성장을 지속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그러나 고성장에 따른 인플레 등의 불안요인 역시 도사리고 있다. 중국의 경우 지난해의 성장률과 물가상승률이 이미 두자리 숫자를 넘어서 금융긴축정책이 필요한 시점에 이르렀다. 결국 인플레와의 싸움이 중국 경제성장의 관건이 될 것이라는 예측이다.
올해는 특히 첨단기술 및 금융 고부가가치산업은 홍콩 싱가포르 상하이(상해) 중심으로, 제조업과 저부가가치 서비스산업은 중국의 기타지역과 베트남 북한 등에서 이루어지는 등 선진제국의 대아시아투자가 양극화될 것이라는 것이 경제 전문가들의 일치된 전망이다.<도쿄=이창민특파원>도쿄=이창민특파원>
◎남미/브라질·칠레·페루 약진… 아르헨은 주춤
최근들어 이동전화기를 휴대한 브라질 기업가들의 숫자가 급증하고 있다.
지난해 11월말까지 브라질에서 판매된 이동전화기는 모두 46만대에 달하며 국영통신회사 텔레브라스의 보급계획이 차질을 빚지 않을 경우 올해에는 약1백만대 이상의 휴대폰이 팔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처럼 휴대폰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것은 브라질 사업가들이 점차 활기를 띠고 있는 기업활동을 보다 신속하고 원활하게 뒷받침하기 위한 수단의 하나로 이동통신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때 중남미 국가 가운데 경제낙제생으로 낙인찍혔던 브라질이 이처럼 경제재도약대에 오르게 된 것은 지난해 11월1일 채택한 통화정책이 인플레를 억제하고 국내소비를 촉진하는등 경기회생에 큰 효력을 발휘하고 있기 때문이다. 브라질의 경제부흥은 이미 외국에서도 인정하고 있다.
서방선진7개국(G7)은 최근 브라질이 앞으로 10년간 매년 5%의 경제성장을 이룰 것으로 예측하고 가장 중요한 투자국으로 인정하는데 의견을 같이했다. 브라질이 해외기업들로부터 보다 큰 관심을 모으고 있는 것은 지난 90년부터 채택한 시장개방정책을 보다 폭넓고 과감하게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경제발전 후발주자인 브라질이 94년중반부터 맹렬한 기세로 경기활성화 속도를 내고 있는데 비해 그간 경제발전에 있어 이 지역의 스타로 각광받았던 아르헨티나는 올해부터 그 세가 다소 주춤할 것이란 분석을 얻고 있다. 아르헨티나는 자국화인 페소를 달러와 동일가치로 묶어 인플레를 잡은데다 국영기업체의 과감한 민영화로 경제안정을 이룩하는데 성공했다. 그러나 무역수지 적자폭이 점차 커지고 실업률도 거의 두 자리 숫자로 육박해가고 있다.
아르헨티나 브라질과 함께 남미 ABC 3개국으로 중요성을 인정받고 있는 칠레는 가장 먼저 경제모범국가로 등장한 저력을 올해에도 계속 발휘할 것으로 기대된다. 칠레는 지난해 약2억달러의 무역흑자를 기록, 전년도 10억달러의 적자와 비교해 가장 드라마틱한 통상발전을 이룩한 나라로 칭찬받고 있다.
페루는 알베르토 후지모리대통령의 과감한 국영기업 민영화와 농·수산·광업등의 발달에 힘입어 최근 들어 역내에서 가장 성공적인 경제정책을 수행하고 있는 나라로 각광받고 있다.
이들 국가 외에도 대부분의 중남미국가들은 올해에도 90년대 들어 이룩한 경제성장의 템포를 늦추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각 공항과 항만이 수출입상품들로 적체현상을 빚고 있는 사실에서 경제활성화의 한 단면을 볼 수 있다.<상파울루=김인규특파원>상파울루=김인규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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