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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P·KT 동병상련(앞과 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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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P·KT 동병상련(앞과 뒤)

입력
1995.01.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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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이면서도 불안한 「대리인」 위치… 닮은꼴 처지/JP “현상유지” KT “위상상승” 「저항배경」은 달라 김종필 민자당대표나 이기택 민주당대표의 처지는 외형상 비슷하다. 거센 안팎의 도전, 처절한 응전, 정치생명이 걸린 한판승부 등 두 대표의 주변정황은 마치 누군가 인위적으로 연출한 것처럼 유사하다.

 우선 당내 위치가 대동소이하다. 당의 실질적인 「오너」는 따로 있고 대리인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대통령제하에서 당대표의 활동범위는 생래적인 한계를 갖고 있을 수밖에 없지만, 김대표는 2인자의 한계보다 훨씬 왜소한 위상과 역할에 머물러 왔다.

 이대표 역시 최대계보인 동교동계의 울타리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해 왔다. 엄밀히 말하면 정계를 은퇴한 김대중이사장의 보이지 않는 「그림자」에 항상 가려져 왔다고 할 수 있다. 8인 최고위원들의 견제를 받아와 이대표 스스로 『나는 9명의 지도부중 한사람에 불과하다』고 자조하곤 했다.

 이런 위치에서 두 대표는 자신들을 「옭아매려는」 움직임에 저항하고 있다. 이대표는 곧잘 「중대결심」이라는 표현을 동원, 대표직사퇴나 분당의 가능성을 시사한다. 김대표는 「종용유상」이라는 다소 난해한 어구를 사용하며 심상치 않은 행보를 은연중에 암시하고 있다.

 만일의 경우 김대표가 뛰쳐나가고 이대표가 탈당한다면 민자당과 민주당 모두 향후 정치일정에서 적지 않은 굴곡을 겪을 것은 분명하다. 『요즘 충청도사람들은 JP를 욕하는 신문을 안본다』는 충청권의원들의 말이 다소 과장됐더라도, 김대표가 타의로 퇴진할 경우 지자제선거등에서 충청권과 보수세력의 이반이 초래될 수도 있다. 민주당의 경우도 이대표가 나가면 지역당의 멍에를 또다시 짊어지게 된다.두 대표의 정치적 역할이나 득표력은 그리 크지않다는게 중론이지만, 역으로 「반란표」를 촉발할 수있는 요인은 충분하다.

 따라서 두 대표는 비슷한 처지에서 유사한 수단으로 자신들을 지켜내려고 안간힘을 쏟고 있어 「동병상련」을 느낄 법도 하다.

 그러나 두 대표에게는 뚜렷하게 다른 점이 있다. 김대표는 자신을 밀어내려는 움직임에 저항하고 있고, 이대표는 자신의 위상을 더 상승시키려고 노력하고 있다. 즉 현상유지와 현상타파의 차이점이 있는것이다. 아울러 민자당내 기류는 가급적 김대표를 퇴진시키려는 방향인데 반해 민주당은 가능한한 이대표를 안고 가자는 쪽이다. 때문에 JP와 KT의 오늘날 위상은 이처럼 앞과 뒤가 유사하면서도 상이하다.<이영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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