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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투기」 신화 종언/저지가시대 올까(부동산 실명제: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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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투기」 신화 종언/저지가시대 올까(부동산 실명제:1)

입력
1995.01.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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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임금-금리 3고 비용구조 메스/금융-토지전산망 가동땐 더 위력적 「토지신화」가 깨지게 됐다. 『부동산에 돈을 묻어 두면 떼돈을 번다』, 『그래도 부동산이 낫다』는 이재술은 온 국민이 신봉하고 있는 신화나 다름 없었다. 그러나 부동산실명제 실시로 상황이 달라졌다. 앞으로는 부동산에 투자하면 큰 손해를 볼 수도 있게 된 것이다. 부동산실명제가 사실상의 토지혁명으로 인식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부동산실명제는 오랜 관행인 명의신탁을 금지시켜 부동산거래제도를 정상화시키는데 의의가 있다. 그러나 이것은 단순히 법리적인 해석에 불과하다. 더 중요한 것은 온 국민들이 최고의 이재술로 신봉하고 있는 「토지신화」가 종말을 고하게 되었다는 사실에 있다. 

 부동산투기는 국가운영에 있어 「만병의 근원」이다. 약5년 주기로 투기광풍이 스쳐지나 갈 때마다 빈부격차는 한 단계 더 확대되어 사회적 갈등의 골은 깊어지고 물가상승 임금상승 금리상승등으로 국가경쟁력은 크게 약화되곤 했다. 고임금 고지가 고금리등 소위 우리경제의 「고 비용구조」의 중심에는 부동산투기가 자리잡고 있다. 부동산실명제가 실시된다고 하여 투기가 반드시 근절되는 것은 아니지만 부동산실명제 없이는 투기근절이 불가능하다는 지적이 나온 것도 이같은 배경에서다.

 부동산실명제가 땅값을 떨어뜨릴 수 있는 가장 핵심적인 조치로 인식되는 것은 투기의 주범이 「얼굴없는 투기꾼」(명의신탁)이라는데 있다. 김영삼대통령이 지난해 『부동산을 많이 갖고 있는 것이 고통스럽게 하겠다』고 발언했을 때에도 투기꾼들은 코방귀를 뀌었다. 당시만해도 명의신탁에 의한 부동산투기가 얼마든지 가능한 상황이었다.

 부동산실명제의 핵심은 바로 대부분의 전문가들이 불가능하다고 여기고 있던 「얼굴없는 투기꾼」을 소탕하는데 있다. 부동산실명제와 함께 토지전산망(95년1월) 금융전산망(96년)이 정상화되면 투기꾼은 그야말로 부처님 손바닥안의 손오공격이다. 투기꾼잡는 방식이 종전의 「낚시질식」에서 「저인망식」으로 바뀌게 된 것이다. 이제 땅값을 하락시킬 수 있는 제도는 완비됐다. 과연 땅값이 떨어지느냐 오르냐는 정부당국이 운영을 어떻게 하느냐에 달려있다.

 우리나라의 땅값은 세계최고수준이다. 

 땅값상승에 따른 국민경제적 부담은 엄청나다. 고속도로를 건설하려 해도 건설비의 60%이상을 토지구입비로 써야 한다. 경제전쟁시대의 전사격인 기업의 고통은 더 크다. 공장을 새로 짓거나 확장하려 해도 땅값 때문에 엄두도 못낸다. 주요 국가의 공업용지 분양가격(93년기준)은 우리나라의 인천남동공단이 ㎡당 2백8달러인데 비해 대만(민웅공단)은 85달러, 태국(라크라망공단) 73달러, 일본(센다이공단) 1백26달러, 미국(일리노이공단) 40달러등으로 비교가 안된다.

 투기광풍이 한번 더 일면 우리 경제는 끝장이라는 위기감 속에서 부동산실명제는 잉태됐다. 부동산투기는 땅값 집값만 올려 놓는게 아니라 땅값 집값이 오름에 따라 전월세 사무실임대료등이 덩달아 오르고 근로자임금이 뛴다. 또 금리도 동반상승한다. 자연히 국가경쟁력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이백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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