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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미디프로가 “공포의 경연장”/개그맨이 번지점프·스카이다이빙

입력
1995.01.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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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에 뱀감기·고층빌딩 유리창닦아/시청률싸움 목숨건 경쟁 “아찔” 코미디 프로 보기가 아찔하다.

 개그맨이 뱀을 목에 감는가 하면 아무 보호장치 없이 식인상어가 든 수조 속에 들어가기도 한다. 안전한 레포츠로 자리잡기는 했지만 번지점프(발목에 신축성있는 끈을 매달아 높은 데서 뛰어내리는 것)에다 스카이 다이빙까지 서슴없이 해낸다. 또한 고가사다리를 타고 까마득한 빌딩의 유리창을 닦기도 한다.

 이같은 코미디 프로는 출연한 개그맨의 공포심을 희화화한다는 데 문제가 있다. 더구나 4∼7일 동안에 한달치 방영분량을 제작하는 만큼 준비도 소홀하다. 「생사를 건 프로정신」이라는 명목으로 강행되는 이런 프로들은 시청률 경쟁의 산물이라는 비난이 높다.

 MBC TV「일요일 일요일밤에」의 한 코너인 이홍렬의 「세계 속의 한다면 한다」가 대표적이다. 지난달의 「호주―스카이다이빙」편에서는 개그맨 이홍렬이 비행 중인 헬리콥터에서 스카이 다이빙하는 장면을 20여분 동안 방송했다. 스카이 다이빙을 처음 해 보는 그가 헬리콥터에 타기 전에 느끼는 두려움과 갈등, 공포심등이 근접촬영된 화면을 통해 시청자들에게 서늘하게 전해졌다.

 정작 스카이 다이빙 장면은 2∼3분으로, 대부분은 모험을 앞둔 이홍렬의 불안한 심리묘사에 할애됐다. 스카이 다이빙 중에는『일요일 일요일밤에』라는 문구가 쓰인 종이를 펄럭이게 해 홍보효과를 노리기도 했다.

 MBC는 또 신년특집으로 마련한 「콤비콤비」에서 강호동―최성훈이 고층빌딩의 유리창을 닦는 장면을 연출하기도 했다. 제목도 「강호동―최성훈의 하라면 한다」. 이 프로는 출연 개그맨들의 공포심을 과장되게 전달해서 무엇을 보여 주려는지 갈피를 못잡게 했다. 

 이홍렬은 「한다면 한다」코너의 녹화방영이 끝난후 『카메라의 위력에 이끌려 그렇게 할 수 밖에 없었다』라고 털어 놓았다. 방송후 PC통신 천리안에는『이홍렬이 불쌍하다』『PD가 잔인하다』(12월26일)등의 시청소감이 잇달았다. 개그맨들의 본능적인 공포심마저 코미디 프로의 시청률 경쟁에 이용돼서는 안될 것이다.<김관명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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