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혀에 통증·궤양땐 서둘러 병원찾아야 10년전 아랫니 전부를 틀니로 바꾼 A씨(63)는 틀니가 닳았는지 몇년 전부터 틀니를 끼면 불편했다. 틀니와 닿는 혀 밑부분이 계속 자극을 받고 있다는 것은 알았으나 무심히 지냈는데 어느날 갑자기 혀에 심한 통증이 와 병원을 찾았더니 설암(설암=혀암)이라는 진단이었다.
최근 틀니나 보철물 이용자가 늘어나면서 잘못된 틀니와 무심코 혀를 미는 습관 등으로 인한 설암발생도 급증하고 있다. 서울대치과병원 구강악안면외과에 따르면 83∼94년까지 설암으로 진단돼 수술받은 환자 수는 약 1백례로 이중 40례가 94년 한해동안 발생했다. 서울대병원 이비인후과에서도 80년부터 93년까지 설암으로 진단된 환자는 79명에 불과했으나 94년엔 약 15례의 설암수술을 했다.
서울대치과병원 김명진(구강악안면외과)교수는 『설암은 다른 장기의 암과는 달리 쉽게 발견이 가능한데도 희귀한 암이라는 인식때문에 혀에 궤양이나 덩어리가 생겨도 대수롭지 않게 여기다 암이 상당히 진행되고 나서야 병원을 찾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설암이 일어나는 메커니즘은 아직 정확히 규명되지 않았지만 ▲혀를 미는 습관 ▲부정교합 ▲부적합한 틀니나 보철물에 의한 지속적인 혀 자극이 설암의 원인인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잘 안 맞는 틀니나 보철물외에도 「누워서 난 사랑니」 「닳아 뾰족해진 어금니」등도 부정교합을 일으켜 설암의 원인이 되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이밖에 뜨거운 음식, 담배나 술도 설암의 간접적 원인이다.
설암은 다른 암에 비해 치료효과가 좋지 않고 심리적·기능적 손상도 크다. 또 혀가 의사소통이나 미각, 저작(씹는 기능)등을 담당하는 매우 중요한 장기라는 점에서 설암은 정상생활을 하는데 막대한 지장을 준다. 암덩어리 크기에 따라 수술후 생존율은 크게 차이가 난다.
설암은 2.75대 1정도로 여성보다 남성에게 많이 발생하는 것(서울대치대전공의 김창현씨 조사)으로 밝혀졌으며 환자층은 대부분 50대이상이지만 20∼30대초반 환자도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서울대치과병원 김규식(구강악안면외과)교수는 『흔히 틀니를 한번 맞추고나면 영원히 쓸 수 있는 것으로 알고 있으나 5∼10년 쓰다보면 아무리 잘 만들어진 틀니라도 잇몸뼈(치조골)가 삭아 잘 안맞게 되므로 수시로 교정 관리해야한다』고 말했다. 자신의 구강내 변화는 쉽게 깨닫기 어려우므로 1년에 1∼2번씩 주기적으로 스케일링등을 통해 구강검진을 받는 것이 좋으며 혀에 통증을 느끼거나 붓고 궤양이 생기면 서둘러 의사를 찾아야한다고 충고했다.<송영주기자>송영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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