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형우/“나설때 아니다”… 차차기 신경/김윤환/언행 영향력… 당내처신에 곤혹/이한동/원만해결 희망… 당변혁엔 적극 민자당의 지도체제문제가 시시각각 결론을 향해 달려가고 있는 가운데 김종필대표 이후를 노리는 중진들의 발걸음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대표의 거취는 어떤 형태로든 이번주중 결론날 것으로 보이지만 아직 방향을 예측하기는 어렵다. 다만 김대표가 2선으로 물러날 경우 중진들을 중심으로 한 당내 역학구도는 적지않은 변화를 겪을 것임에 틀림없다.
김대표가 퇴진할 경우 그 공백을 채울 중진으로는 민주계의 최형우의원과 민정계의 김윤환 이한동의원 등이 꼽힌다. 이들은 자신의 처지에 따라 김대표 문제에 대해 약간씩 다른 입장을 보이고 있지만 궁극적으로 김대표 이후를 노린다는 점에서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또한 최근의 사태진전에 대해 철저하게 입조심을 한다는 점도 비슷하다.
최의원의 경우 이미 구랍중순께 부총재경선 발언파문으로 속마음을 노출시켰다. 현행 대표위원제 대신 부총재 3명을 경선하게 되면 당연히 자신이 그중 한명에 포함될 것임을 시사한 발언으로 해석됐다. 그러나 최의원은 당시 김영삼대통령으로부터 호된 질책을 받고 이 부분에 대해 일절 언급을 하지 않고 있다. 그렇다고 지도체제개편에 대한 최의원의 생각이 변했다고 볼 수는 없다. 단지 최의원은 김대표가 이번에 퇴진하더라도 자신이 후임이라고는 생각지 않는다는게 주변의 설명이다. 지금은 민주계가 나설 때가 아니라는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차차기 대비에 더욱 분주하다.
김의원은 최근 정무1장관에 임명된 뒤 자신을 바라보는 여러가지 시각에 다소 곤혹스러워 하는 눈치를 보였다. 강등됐다는 시각에 대해서는 웃어버리지만 김대표문제 처리와 관련해 당에 진입했다는 해석은 부담스러워 한다. 그래서인지 『김대표를 비도덕적으로 밀어내서는 안된다』는 말을 자주 한다. 그러나 김대표측은 김의원도 최의원과 「같은 농도의」 (김대표가 자주 쓰는 표현) 생각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김의원은 김대표문제에 대해서는 언급을 회피하면서도 「70세 정년론」으로 세대교체를 주장하기도 했다. 막강한 차기후보이지만 최의원과 동일카드가 될 것이라는 견해도 만만치 않다.
이의원은 최·김의원과는 약간 다른 입장을 취하고 있다. 김대표가 퇴진할 경우 자신의 입지가 넓어지는 효과에 대해서는 반대할 이유가 없을 것이다. 하지만 그는 과격한 당내변화에는 신중한 자세를 보이고 있다. 원만한 해결이 이뤄지지 않으면 지방선거를 그르칠 우려가 있다는 견해이다. 이의원 역시 김대표문제에 대해서는 언급을 피한다. 다만 전당대회를 앞둔 당내변혁과 관련해 『의원들이 너무 강건너 불보듯 한다』고 지적할 뿐이다. 의원들의 사활이 걸린 문제인만큼 적극적인 참여가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김대표의 거부감이 덜하다는 점에서 유력한 차기후보가 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김대표 이후의 주자들이 이처럼 줄을 잇고 있지만 문제는 김대표의 거취이다. 김대표는 지난해말 고문단회의에서 『나도 참을 만큼 참았다』면서 『나가라면 나가겠지만 그렇게 되면 당이 깨진다』고 말했다. 따라서 김대표가 막판 뒤집기에 성공할 가능성도 전혀 배제할 수는 없을 것 같다.<정광철기자>정광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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