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이전 성사여부 주목… 파국소지도 민주당 전당대회문제가 중대한 고비를 맞고 있다. 조기전당대회를 주장하는 이기택대표와 지자제선거후 전당대회를 주장하는 동교동계가 이견을 해소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대표가 돌연 김대중아태평화재단이사장과의 담판을 선언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우선 고비는 이대표와 김이사장의 회동성사여부다. 이대표는 8일 북아현동 자택에서 기자들과 만나 『11일이전에 김이사장과 만나 담판을 짓겠다』고 밝혔다. 두사람의 만남은 향후 이대표의 거취를 결정짓는 마지막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이대표는 김이사장과의 담판을 자신의 조기 전당대회주장을 관철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로 생각해왔다.
만약 회동이 성사되지 않거나 양측의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이대표는 곧바로 「결단」을 내릴 가능성이 높다. 그의 결단은 우선 대표직 사퇴를 의미한다. 김이사장의 대응방향에 따라 결별(탈당) 할 수도 있다는 것이 이대표측근들의 얘기이다.
하지만 당내에는 회동자체가 이루어질 가능성이 매우 희박하다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정계를 떠난 김이사장이 이처럼 예민한 시기에 이대표를 만나지 않을 것이라는 것이 동교동측의 관측이다. 더욱이 이대표가 회동을 공개 제안함으로써 김이사장은 선택의 여지가 퍽 좁아졌다는 분석도 있다.
이런 관점에서 볼때 이대표의 DJ면담제안은 결국 자신의 결심을 행동으로 옮기기 위한 명분축적의 성격이 짙다고 할 수 있다.
이대표가 회동전망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일단 만나면 어떤 방향으로든 결론이 날것』이라고 말한 대목도 이러한 관측을 뒷받침하고 있다.
같은 맥락에서 자신과 동교동계 최고위원간의「충돌」이 명약관화한 9일의 최고위원회의를 소집한것 역시 제갈길을 가기 위한 수순이라는 분석이 많다. 반면 동교동계는 이에 대해 『김이사장을 당내문제에 끌여들여 자신의 돌발행동을 합리화하고 정치적 위상을 높여보려는 술수』라며 강력하게 반발했다. 동교동계의 한 의원은 『정 그렇게 나온다면 우리는 최고위원회의와 당무회의에서 표결로 전당대회를 연기할 수밖에 없다』며 정면대응도 불사할 것임을 강조했다.
민주당사태는 두 사람의 회동문제로 양계파의 심각한 감정싸움으로까지 비화될 조짐을 보이면서 파국쪽으로 달려가고 있는 형국이다.<유성식기자>유성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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