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업계 수출계약때 번안출판 불허/청소년에 일문화 주입 첨병역 “심각” 『가와니시, 도미야마, 잠깐 교무실로 와. 너희들 어제 다나카랑 함께 있었지. 다나카가 실종됐다』 일본 인명과 지명등을 그대로 사용한 만화가 크게 늘고 있다.
지난해 11월 창간된 「보이스 클럽」(동아출판사)에 연재중인 「학교의 공포특급」을 비롯해 국교생과 중고교생을 상대로 한 「아이큐 점프」(서울문화사)의 「캡틴 쯔바사」, 「월간점프」(〃)의 「디더 보이스」, 「영 점프」(〃)의 「독신자 기숙사」등은 배경과 등장인물이 모두 일본과 일본인이다. 한국어로 돼 있을 뿐, 일본 만화를 그대로 어린이들에게 보급하고 있는 것이다.
일본 만화 표절로 자주 물의를 빚어온 국내 만화업계가 아예 「일본색」을 여과하지 않은 만화를 내고 있는 것은 만화를 수출하는 일본 출판사들이 최근 등장인물의 이름과 지명등을 한국식으로 바꾸는 번안 출판을 허용하지 않기 때문이다. 「캡틴 쯔바사」를 수출하는 일본 슈에이(집영)출판사는 지난해 7월 서울문화사측에 『주인공 이름을 그대로 사용해야 한다』는 새로운 조건을 제시, 결국 관철했다.
국내 만화계는 일본 출판사들의 이같은 움직임을 한국시장에의 본격진출을 노리고 일본 만화에 대한 인지도를 자연스레 높이기 위한 포석으로 보고 있다. 또 이는 저작권 보호를 강화하는 국제적 추세로 보아 불가피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문제는 감수성이 예민한 청소년들이 단순히 만화를 보고 즐기는 데 그치지 않고 일본인들의 사고와 생활습관 등 「일본 문화」에 그대로 노출된다는 데 있다. 「캡틴 쯔바사」는 「자랑스런 일본의 아들」인 주인공 쯔바사가 브라질 프로축구 리그에 진출, 스타가 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한층 심각한 문제는 일본의 어린이·청소년대상 만화들이 국내 만화에 비해 폭력·섹스등 비교육적 요소가 훨씬 많은 점이다. 「독신자 기숙사」는 샐러리맨의 난잡한 여성편력을 묘사하고 있고, 「학교의 공포특급」은 경쟁관계에 있는 학교 친구간의 살인사건을 그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국내 업계가 비교육적 내용의 저질 일본 만화 수입을 자제, 「국산」 만화의 질을 높이도록 노력해야 하며 당국도 심의를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한다.<박천호기자>박천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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