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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의 세계화/이행원(일요시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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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의 세계화/이행원(일요시론)

입력
1995.01.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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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대가 사람을 만든다는 말이 있다. 이 말은 사람이 바로 그 시대를 만든다고 바꿔 말 할 수도 있다. 사람은 커가면서 배우게 되는 문화전통의 범주속에서 살아가게 되며 그 문화전통은 사회속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생각과 행동이 응축되어 이룩되는 것이다.

 문화적인 전통을 새 세대들에게 전수하는 것은 교육이 할 일이다. 새로운 생활속에서 얻어진 가치관과 지식을 문화전통과 함께 새 세대들에게 가르치는 것이 바로 교육의 역할인 것이다.

 교육은 과거를 현재에 연결시키고 다시 현재를 미래로 이어지게 하는 매개체라 할 수 있다. 그래서 교육은 미래를 창조하는 수단이라고도 말하게 된다. 다가오는 21세기의 미래사회에서 2세들이 바른 삶을 해 나갈 수 있도록 잘 키워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는 것이다.

 미래사회의 보편적인 질서는 민주시민사회가 될 것이라는게 미래학자들의 예견이다. 그렇다면 지금부터 다음 세대들을 이상적인 민주시민으로 키워내는 일이 시급해진 것이다.

 자기의 삶을 스스로 설계할 수 있는 창의성과 자주성, 자신의 행동에 책임을 질 줄 아는 책임의식과 시민정신, 또 서로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과 어울려 살 수 있는 융통성을 겸비한 2세들로 키워내야 하는 것이다.

 코 앞에 다가선 21세기에 2세들은 국경을 초월한 세계무대속에서 온 세계를 삶의 터전으로 삼고 살아갈 수 있도록 가르쳐야 한다. 다른 문화배경을 가진 사람들과 더불어 살 수 있는 훈련도 시켜야 한다. 외국어로 의사소통을 하는 것만으로는 안된다.

 세계의 보편적인 질서에 친숙해야 하고 공통의 가치관을 소화해 행동할 수 있어야 한다. 미래사회에서는 풍부한 지식과 창의적인 노력이 삶의 기초를 이루는 기본조건이 될 것이다. 지금부터 2세들에게 이러한 기본자질을 갖출 수 있도록 교육시켜야 한다.

 이것이야말로 우리 교육의 세계화인 것이다. 교육의 세계화를 통해 21세기를 준비하지 않는다면 우리 민족공동체는 미래세계의 새 물결속에서 낙오자가 되고 말 것은 너무나 자명하다.

 이처럼 교육은 우리의 미래를 판가름할 역사적 책임을 져야 하는 것이다. 우리 모두가 2세들을 올바르게 키우는 바른 교육, 수준 높은 교육이 이뤄질 수 있도록 적극 참여해야 한다. 그러한 노력을 국가와 국민 모두가 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세계적인 발전추세에서 내몰리고 만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민족공동체의 장래와 개개인의 앞날이 교육에 달려 있다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 이제 교육은 우리 역사의 방향을 결정짓는 시대적 사명을 안고 있다고 아니할 수 없다.

 우리 교육이 이처럼 중차대한 사명을 다하자면 지금과 같은 교육제도, 교육내용, 그리고 가르치는 방식으로는 결코 안된다. 초·중·고교의 입시위주교육으로 획일적인 점수따기기계나 만드는 비창조적인 교육으로는 다양한 자질과 창의성을 요구하게 될 미래사회에서 도저히 적자생존 할 수 없다.

 입학은 하늘의 별을 따듯 어렵고 입학만 하면 공부를 안해도 졸업하는 대학교육으로 어떻게 세계적으로 경쟁할 교육력을 확보할 수 있겠는가. 김영삼대통령도 연두기자회견에서 강조했듯이 이제 우리교육을 혁명적으로 개혁하는 문제가 국가적으로 시급한 과제로 등장하게 된 것이다. 그러나 그 책임을 맡은 교육개혁위원회는 발족 10개월이 넘는데도 11개 개혁과제만을 선정했을 뿐이다. 아직 구체적인 개혁방안을 내놓지 못하고 있어 답답하기만 하다.

 광복 반세기동안 쌓여 온 교육의 적폐와 문제점들을 근본적으로 개혁하려면 교개위는 과감해야 한다. 2세들은 정보화·세계화·다원화사회로 변모하고 통일이 실현될 21세기의 주역이다. 시대에 뒤지지 않고 시대를 이끌어 갈 수 있도록 교육을 시키자면 입시제도·교육환경·교육방식과 교육내용·대학교육·교원들의 사기, 그리고 국민들의 잘못된 자녀교육관이 개혁을 통해 새롭게 달라져야 한다.

 그중에서도 제일 중요한 것은 교육재정을 안정적으로 확충하는 일이다. 개혁과제들에 대한 개혁방안을 아무리 혁신적으로 만든다 해도, 그것을 실현하는데 소요될 재정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교육개혁 방안들은 휴지가 될 수밖에 없다. 교개위는 시대적 사명감을 분명히 인식하고 시대를 앞장서 이끌 수 있는 2세들을 키워낼 교육개혁방안을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 그래서 올해는 틀림없이 교육개혁에 착수할 수 있어야 한다.<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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