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등기 아파트거래자 투기꾼 몰릴까 걱정/부동산 중개업자“기약도 없는 겨울잠 잘판” ○…그동안 명의신탁제도를 활용해온 종중이나 교회 사찰 친목회등에서는 실명제로 명의신탁이 전면 금지되면 부동산을 어떻게 처리할 수 있느냐며 관련부처에 전화를 걸어 해답을 요구. 그러나 관련부처는 하루에 수백통씩 걸려오는 문의전화에 뾰족한 답변을 하지 못하고 오히려 며칠만 기다려달라고 호소하는 형편. 해외로 이민을 가면서 친인척명의로 부동산을 맡겨놓았던 교포들도 국제전화를 걸어 『밖으로 돈을 갖고 나가지 못하게 해 다른 사람명의로 땅이나 집을 두고 나갔는데 이제와서 일방적으로 불법화하면 우리는 어쩌란 말이냐』고 하소연.
한편 부동산실명제를 도입하면서 교회나 종중땅등에 대해서는 예외적으로 허용할 것이라는 정부방침이 알려지고 있으나 전화응답자들은 뚜렷한 근거가 없어 답변을 유보.
○…분당 일산 등 신도시아파트 입주자나 소유자가운데 등기이전을 하지 않고 공증을 통해 아파트거래를 한 사람들이 『실명제실시에 따라 무슨 변화를 겪게 되느냐』고 문의를 많이 했다. 이들은 특히 실명제가 실시되면 아파트를 판 사람들이 경과기간중에 명의를 매입자에게 넘겨줌에 따라 엄청난 세금(양도소득세)을 물게 되는게 아니냐고 우려. 이들은 정부가 투기단속 차원에서 거래를 억제시키자 미등기 또는 등기지연상태에서 아파트를 사고 팔았는데 실명제실시로 모두 투기꾼으로 몰리지 않을까 걱정.
○…올들어 지자제선거등을 타고 오랜만에 부동산경기가 활성화되리라고 기대하던 부동산업계는 전격적인 부동산실명제 실시 발표로 다시금 기약도 없는 겨울잠상태에 들어갈 것으로 보고 낙담한 표정. 한 부동산업자는 『정부의 부동산실명제 실시 발표이후 부동산소유자(고객)들의 전화는 엄청나게 많이 오고 있지만 한결같이 불안해하는 우울한 목소리뿐』이라고 한탄. 특히 영세한 부동산업소들은 실명제충격으로 실수요자들의 거래마저 끊기게 된다면 당장 문을 닫아야 할 판이라며 걱정하고 있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들은 부동산실명제 정착과정을 통해 부동산업계에 양극화현상이 벌어져 체인화·대형화추세가 가속화되는 가운데 업체간에도 서비스경쟁이 치열해지는 등 구조조정이 이루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건설업계는 아파트건설부지를 물색할 때 땅매입가격이 지나치게 상승할 것으로 크게 우려하는 한편 토지원소유자가 매도를 거부하는 사태를 피하기 위해 임직원 명의로 땅을 매입해 오던 관행이 사실상 불가능해질 것으로 판단, 부지확보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서울도심과 수도권지역의 택지확보에 어려움을 겪던 주택업체들은 부동산매물이 대거 쏟아질 경우 부지확보에 다소 숨통이 트일 것으로 기대. 또 아파트거래가 실수요자 위주로 바뀌어 소유자와 자금의 실체가 모두 드러날 경우 장기적인 측면에서 주택시장은 도리어 활황세를 띨 소지가 많은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김병주기자>김병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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