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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정정 날로 혼미/크렘린 강경­개혁파 갈등심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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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정정 날로 혼미/크렘린 강경­개혁파 갈등심각

입력
1995.01.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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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년 쿠데타 상황과 비슷”분석 체첸사태와 관련, 러시아의 이즈베스티야지는 보리스 옐친대통령이 현재 처해 있는 입지가 91년 미하일 고르바초프 소련대통령이 측근세력들에 의해 쿠데타를 당했을 때 상황과 비슷하다는 분석을 했다.

 대통령위원회 위원이자 저명한 정치평론가인 오토 라스시는 이 신문의 논평에서『옐친은 군부와 크렘린궁의 측근 강경세력들로부터 그릇된 정보를 제공받아 잘못된 정책결정을 하는등 체첸사태를 해결하려는 의지가 일부 세력들에 의해 왜곡되거나 이용당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오토 라스시는 특히 군산복합체의 강력한 로비설을 강조하면서 체첸사태가 장기전으로 빠져들고 있는 배경에는 이들이 「체첸 특수」를 누리기 위해 공작을 하고 있기 때문이며 옐친은 꼭두각시 노릇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국이 불안한 이유로는 우선 크렘린 측근의 강경세력들과 개혁·진보세력들과의 갈등과 대립을 들 수 있다. 옐친의 지지세력이었던 러시아 최대 개혁정당인 러시아 선택당은 물론 야블린스키의 야블로코블록, 표도로프 전재무장관의 「12·12」그룹 등 대부분의 개혁·진보세력들은 체첸침공을 반대하면서 옐친을 강력하게 비난하고 있다.

 반면 코르차코프 크렘린궁 경호실장 등 측근 강경세력들은 이같은 반대에도 아랑곳하지않고 옐친에게 계속 군사작전을 감행해야 된다는 조언만을 해왔다.

 이같은 측근인사들의 포진은 고르바초프가 소련대통령으로 있을때 상황과 비슷하다. 당시 측근인사들은 고르바초프가 새로운 연방조약을 체결키로 결정하자 자신들의 권력기반이 상실되는 것을 우려, 쿠데타를 감행한 바 있다.

 옐친은 대체첸 군사작전에서 많은 민간인들이 희생되자 여론을 의식한듯 무차별적인 공습을 중지하라는 명령을 내렸다. 또 개혁 진보세력의 엄청난 압력을 받고 있어 군사작전이 실패할 경우 정책을 1백80도 전환해 평화적 해결 노선을 선택할 가능성도 있다.

 이 경우 강경책을 주도해온 측근인사들은 하루아침에 권력에서 밀려날 수 있으며 군산복합세력들도 세력약화를 우려, 옐친의 명령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고 강경책을 밀고 나가다가 여의치 않을 경우 친위 쿠데타를 일으킬 가능성이 있다.

 체첸침공을 반대해온 세력들에 의한 쿠데타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보리스 그로모프국방차관 등 일부 군장성과 크렘린궁 참모중 일부는 체첸정책 결정과정에서 소외돼 불만이 팽배해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측근 강경세력이나 불만세력들 모두 독자적으로 쿠데타를 일으킬 만한 지원세력이 없어 쿠데타 가능성은 별로 높지 않다고 할 수 있다. 국민여론이 용납하지 않을 뿐 아니라 측근·반대세력간의 견제가 팽팽하고 결집력이 약하다. 특히 불만세력들은 독자적으로 군병력을 동원할 만한 힘이 없고 구심점도 없는 상황이다.

 그러나 이번 사태로 이미 정치적인 이미지가 크게 손상된 옐친은 이번에 러시아가 패배하거나 장기전 양상으로 빠질 경우 어떤 형태로든 실각할 위험성이 커지는 것만은 분명한 사실이다.【모스크바=이장훈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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