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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가운 평화/유동희 북경특파원(기자의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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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가운 평화/유동희 북경특파원(기자의 눈)

입력
1995.01.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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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냉화 (COLD PEACE)」라는 표현을 처음 쓴 이는 러시아의 옐친대통령이다. 지난해 12월 유럽안보협력회의(CSCE)정상회담에서 미국의「나토동점」시도에 반발한 옐친대통령의 입에서 튀어나온 이 말은 정작 러시아보다도 중국에서 더 애용하는 듯 싶다. 인민일보는 4일「냉화와 핵군비경쟁」이라는 제하의 논평에서 미국과 러시아의 관계가 냉전종식후 짧은 밀월기간을 거쳐 이제 냉화상태에 접어들었다고 평가했다. 한편으로 협력하면서 다른 한편으로 대결자세를 취하는 것이 현재 양국관계의 주요 특징이며 핵경쟁도 끝난 것이 아니라 양에서 질의 경쟁으로 전환되었을 뿐이라는 것이 중국의 시각인 것이다. 미·러 관계를 설명하는데 중국이 원용한 냉화라는 표현은 미·중 관계를 설명하는데도 유효하다. 미국은 지난해 12월 31일 중국이 오는 2월 4일까지 지적재산권 보호에 관한 미국의 요구를 수용하지 않을 경우 총 28억달러에 달하는 중국제품에 대해 1백%의 보복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선언했다. 중국은 바로 같은 날 미국의 경제제재조치가 있을 경우에 취할 7개항의「역 제재조치」를 발표했다. 가트가입을 좌절시킨 이후 잇달아 내놓고 있는 미국의 대중경제적 공세를 중국은 일찌감치 비경제적 의도가 개재된 것으로 규정했다. 사법·입법제도의 개선 등 주권국가가 받아들일 수 없는 무리한 요구를 한 밑바탕에는 냉전 종식후 유일 초강대국으로서의 오만과 무섭게 성장하는 중국의 경제력에 대한 불안감이 깔려있다는 것이 중국의 시각이다.

 이러한 시각의 타당성 여부를 떠나 냉전종식후 협력자세를 보였던 강대국들이 서서히 대결의 모습을 연출하기 시작한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95년에 접어들자마자 초강대국들이 벌이는 게임은 냉전종식후 도래한 평화가「차가운 평화」임을 여실히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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