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밥그릇수 탈피 능력위주 발탁인사 물결 여파/몇단계추월 잇단 고속승진 자극/능력에선 튀되 조직선 튀지마라/외국어실력·국제적감각 키워라/좋은 아이디어를 연타로 날려라/변화들을 미리 읽고 선수를 쳐라/실수 두려워말고 우선 도전하라/대기업서 중기까지 확산 「능력에서는 튀되 조직에서는 튀지 말라」 「외국어실력을 키우고 국제감각을 익혀라」 「좋은 아이디어를 연타로 날려라」 「변화를 미리 읽고 선수를 쳐라」 「실수를 두려워 말고 우선 도전하라」 샐러리맨들의 「5대 신생활수칙」이다.
새해 재계를 휩쓸고 지나간 인사태풍에서 능력위주의 파격적 발탁인사가 뿌리를 내리면서 샐러리맨사회에 새 바람이 일고 있다. 2∼3직급을 한 걸음에 건너뛰고 최고경영진 대열에 합류하거나 경영인재목으로 지목돼 동료나 선배를 제치고 「패스트 트랙(FAST TRACK)」을 달리게 된 사람들이 잇따라 등장하면서 어느 분야에서건 일단은 「튀는 능력」이 제1의 필수조건이 됐다.
각 그룹마다 세계화 추세에 발맞춰 해외업무를 대폭 강화하는 바람에 외국어실력과 국제감각도 능력을 가늠하는 주요잣대로 부상했다. 이와 함께 부하의 상사평가가 확산되는등 상하좌우에서 채점한 고과평점이 승진에 미치는 영향력이 커지면서 친화력 역시 능력 못지않은 필수자질로 요구되고 있다.
이번 재계인사의 특징은 무더기 승진인사와 함께 부장 2∼3년만에 「별」(이사 및 이사대우)을 단 신인스타들이 대거 등장했다는 점이다. 현대그룹은 지난 해보다 무려 32% 증가한 3백47명을 승진시켰고 삼성도 3백91명, LG그룹도 2백53명으로 사상최다의 승진인사를 단행했다. 부장에서 임원으로 승진한 사람은 현대가 1백61명, 삼성이 2백2명, LG가 87명으로 지난 해보다 최고 40% 이상 늘어났다.
삼성전자의 조수인 이사보는 82년에 공채로 입사해 13년만에 별을 달아 동년배들을 2직급 이상 추월했다. 보통 입사 20년이 되어야 임원진에 합류할 수 있었던 연공서열식의 과거 인사에 비춰보면 「혁명」인 셈이다. 이사 3개월만에 상무로 승진했던 이승권 유공해운전무는 상무 2년만에 전무, 다시 1년만인 이번에 대표이사 전무로 초고속 승진했다. 광고회사인 (주)오리콤의 민병수 대표이사 부사장과 백준기 두산유리사장도 이번에 각각 상무와 전무에서 2단계씩을 건너뛰고 최고경영진에 합류했다. 두산그룹에서는 또 부장경력 2년차인 초임부장 2명을 임원으로 발탁하기도 했다. 코오롱그룹 역시 고참부장을 제쳐둔 채 이사보 1년차를 이사로 승진시켰다.
현대전자는 해외현지법인에 근무중인 김영환 박종섭 전무등 2명을 부사장으로 전격발령해 「국제통」의 전성시대를 열었다. 이같은 신인사태풍은 이달 중순께로 예정된 대우그룹등의 인사는 물론 중소기업계로도 파급될 전망이다. 한진 금호그룹등도 이번에 능력별 발탁인사 및 경영진 세대교체방침을 세웠고 선경그룹도 임원조기육성제도(EMD)를 올해부터 시행중이다.
물론 7∼10년 이상 최고경영자 자리를 지키고 있는 「장수임원」도 있다. 70년대 중반에 사장에 취임한 강진구 삼성전자회장과 이춘림 현대종합상사회장을 비롯, 이수빈 삼성생명회장 음룡기 현대종합목재사장등이다. 그러나 이처럼 오랫동안 최고경영층에 남아있는 임원들의 장수 역시 오늘의 새로운 스타들처럼 변화를 미리 읽을줄 아는 뛰어난 능력과 원만한 인간관계 때문이라는 게 그룹 안팎의 분석이다.<남대희기자>남대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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