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정가 발칵 비난 잇달아/본인은 “CBS 농간” 해명진땀 뉴트 깅그리치신임미하원의장(공화)이 대통령부인 힐러리 클린턴여사를 「못된 X(A BITCH)」라고 험담했던 사실이 공개돼 새 의회 개원 첫날부터 워싱턴정가에 파문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깅그리치는 지난해에도 클린턴대통령을 「조지 맥거번과 같은 반문화주의자」라고 비난한데 이어 백악관 관리중 상당수가 입각하기전 마리화나를 피운 사실이 있다고 몰아붙여 물의를 빚었다. 독설가로 소문난 깅그리치는 5일 하원의장에 취임함으로써 대통령과 부통령에 이어 권력서열 3위에 올랐는데 취임식이 열리기도 전에 힐러리에 대한 욕설파문이 일어 이를 해명하느라 곤욕을 치렀다.
깅그리치의 취임잔치에 재를 뿌린 것은 그의 모친 캐슬린 깅그리치여사(68)가 CBS방송의 시사프로인 「눈과 눈(EYE TO EYE)」의 녹화중 앵커우먼인 코니 정(중국계)과 가진 대화내용이다. CBS는 문제의 대화내용을 정식방영(현지시간 5일하오)에 앞서 미리 공개했다.
―캐슬린 여사, 깅그리치의장이 클린턴대통령에 관해 뭐라고 그러던가요.
『별말이 없었어요. 그건 그렇고 내 아들이 힐러리에 관해 한 말도 밝힐 수 없어요』
―저한테만 살짝 얘기해 주시죠. 여사와 저 사이만이니까요.
『(제 아들이) 그녀는 못된 X라고 그러대요. 그것이 내 아들이 한 말의 전부예요. 그리고 무슨 회의를 한 모양인데 그녀(힐러리)가 설쳤대요』
―그래요.
『그럼요. 하지만 내 아들이 거기(의회)에 있는 한 그렇게 못할거요』
이 대화내용은 워싱턴 정가를 발칵 뒤집어놓았다. 민주당의원들은 즉각 깅그리치의 사과를 요구하고 나섰다. 리언 파네타백악관비서실장도 『지금은 인신공격을 삼갈 때』라며 불쾌감을 표시했다. 클린턴대통령과 함께 아칸소주를 방문중이던 힐러리여사는 이에 대해 직접적인 논평을 회피했다.
깅그리치는 이에 대해 노련한 앵커인 코니 정이 「프로답지 않게」행동했다며 CBS측의 사과를 요구하고 나섰다. 그는 『세상 물정을 모르는 노인이 사석에서 한 말을 거르지 않고 방영한 것은 사기나 다름없는 비열한 짓』이라고 발끈했다.
보브 돌공화당상원원내총무도 『평생 TV에 나가보지 않은 사람에게 「내 귀에만 살짝 말해달라」고 얘기하면 그사람은 그것을 사적인 담화로 생각하기 마련』이라면서 CBS에 비판적인 태도를 보였다.
대부분의 언론학자들도 이같은 견해에 공감을 표시했다. 이들은 기자와 취재원간에 맺은 「당신과 나 사이에만」이라는 약속은 보도불가(OFF THE RECORD)를 의미한다며 CBS의 처사는 언론윤리를 망각한 행위라고 말했다.
CBS측은 캐슬린 발언의 공개가 공익에 부합된다며 코니 정의 인터뷰 공개를 옹호했다. 코니 정은 『캐슬린은 비록 장난기있는 말투로 이야기를 이끌어갔지만 3대의 카메라와 녹음장치가 작동하고 있는 상태에서 한 자신의 발언이 방영될 것이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깅그리치는 지난해 클린턴을 반문화주의자라고 비난한데 대해 TV를 통해 공식 사과한 바 있다. 5일 민주당 지도자들과 함께 백악관을 예방한 그는 이번에도 클린턴에게 유감을 표명했을 것으로 짐작된다.【워싱턴=이상석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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