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를 맞아 온 국민의 바람은 분단 50주년이 되는 올해를 갈라진 민족과 국토를 하나로 만들기 위한 획기적인 출발의 해, 통일준비를 본격 착수하는 힘찬 한해가 돼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6개월째 김일성이 없는 북한은 여전히 두꺼운 장막을 드리운채 연초부터 남한정부에 대한 비방과 적개심을 드높임으로써 화해의 기대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 도대체 지금 북한은 무엇을 생각하고 있으며 과연 올해에는 개방정책을 통해 변화를 시도할 것인가 궁금하기 짝이 없다.
해마다 북한정권의 정책노선을 시사해주었던 김일성의 신년사가 올해에는 당보 군보 청년보의 공동 사설형식으로 발표된 것은 매우 특이하다고 할 수 있다.
물론 북한정권수립 이후 49년동안 57년과 66∼70년에 신년사가 없었고 87년엔 최고인민회의 8기1차회의의 시정연설로 대체한 전례가 있기는 하다. 사설로의 대체는 아무래도 김정일의 건강 또는 권력내부의 상황이 결코 「정상」이 아님을 짐작케 하는 것이다.
신년사내용을 보면 북한은 상당기간 김일성이 밝힌 유훈에 따라 통치해 나갈 뜻을 분명히 하고 있다. 재작년 노동당전원회의의 결정대로 대외무역과 농업, 경공업 우선정책을 추진하고 1990년대에 통일을 이룩하며 북·미합의문을 이행하여 양국간의 새로운 관계를 구축해 나가겠다는 것으로 되어있다.
가장 주목되는 것은 올해가 조국해방 50돌임을 거듭 강조하며 통일대업을 달성하겠다는 것이다. 김일성은 지난 88년11월7일 95년을 통일 원년으로 설정한 이후 「통일」을 경제파탄으로 증폭된 주민불만의 호도책으로 이용해 왔던 것으로서 신년사에서 유훈을 강조한 것은 통일과 관련하여 적극공세를 펼치겠다는 신호라고 볼 수 있다.
아무튼 분단50주년인 금년에 주목할 것은 북·미핵 합의에 의해 내달까지 중유5만톤이 공급되고 4∼5월까지 코리아에너지개발기구(KEDO)를 통해 북한과 경수로원전2기 건설계약을 맺게되는 일이다. 아울러 북한은 핵개발중단이행으로 미국과의 연락사무소 조기교환개설을 위해 전력을 다할게 틀림없다. 연락사무소개설로 한미간의 전통적 관계를 이간하고 평화협정추진을 요구하며 재미동포사회의 분열을 조장할 것은 두말할 여지가 없다.
이같이 10대 통일강령과 고려연방제통일안으로 남한적화목표를 위장한 북한과 화해와 통일의 벽을 뚫기는 실로 어려운 일이다. 이럴수록 정부는 분명하고 일관성있는 대북정책을 펼쳐야 한다. 경수로지원과 경제협력등으로 북한을 끌어 안되 정치적 원칙, 대화재개와 남북기본합의서의 이행방침은 확고하게 견지해야 한다. 그들이 대대적인 평화선전공세를 펼칠 것에 대비, 북한의 인권문제, 비민주적행태도 적극 제기하는 자세가 긴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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