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측 강력반발 “더이상 카드없다” 민주당이 전당대회시기문제로 다시 난기류에 빠져들고 있다. 전당대회시기를 둘러싸고 첨예하게 대립했던 이기택대표진영과 당내 최대계보인 동교동계는 연말·연초의 막후접촉을 통해 2월과 8월 두차례 전당대회를 개최하기로 의견이 접근됨으로써 돌파구를 찾아 가는 듯했다. 그러나 4일 양측이 2월전당대회에서의 지도체제경선실시 여부에 대한 절충에 실패함으로써 협상은 원점으로 되돌아갔다.
이대표측은 이날 2월전당대회를 야권대통합전당대회로 치르되 경선을 통해 지자제선거를 담당할 한시적 지도부를 선출하는 방안을 동교동측에 제안했다.
이대표측은 그동안 양측의 중재를 해온 김정길 전최고위원을 통해 동교동측에 이같은 방안을 제시했는데 통합대상은 신민당 새한국당등 야권과 재야, 그리고 여권과 결별한 구여권인사들이다.
이 방안의 핵심은 2월전당대회에서 당헌을 개정, 지도체제를 단일지도체제 또는 단일성집단지도체제로 바꾸고 경선을 통해 지도부를 구성, 지자제선거때까지만 한시적으로 유지시킨다는 내용이다.
또 동교동측이 우려하는 당력소모 당내분심화등 전당대회후유증을 최소화하기 위해 대표(단일지도체제일 경우 총재)만 경선하고 최고위원(부총재)들은 대표가 지명한다는 것이다.
물론 여기에는 현재의 최고위원들이 반발을 보일 것으로 예상되지만 정치적 합의에 의해 기존의 최고위원들을 모두 새 지도체제에 포함시킬 수 있고 또 새로 입당하는 인사들의 예우도 가능하다는 것이 이대표측의 주장이다.
그러나 이 제안은 동교동계등 원래 지자제선거이후 전당대회를 주장했던 측에 의해 완전히 거부됐다. 동교동계의 권노갑 한광옥 유준상 최고위원과 김원기 조세형 노무현 최고위원등은 이날 저녁 긴급 회합을 갖고 이대표의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기로 의견을 모았다.
회합참석자들은 이대표의 제안을 거부하는데만 그치지 않고 2월에 임시전당대회를 치를 수 있다는 입장도 거둬들였다. 나아가 조만간 당 공식기구인 최고위원회의와 당무회의를 열어 전당대회시기문제를 결론짓되 합의가 안될 경우 이를 다수결로 처리키로 의견을 모았다. 이대표가 물러서지 않으면 8월전당대회개최결정을 숫자로 밀어붙이겠다는 전략이다. 회의에서는 이대표의 제안내용에 대해 『모욕감을 느낀다』『당치도 않은 요구』등의 감정적 발언까지 속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때문에 양측의 갈등이 감정대립양상으로까지 번지고 있는 형국이다.
이대표측도 이 회동결과가 전해지자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이대표측의 한 핵심인사는 『우리도 더 이상 내놓을 카드가 없다』면서 『그렇다면 파국으로 가는 것 아니냐』고 흥분했다. 이는 이대표가 대표직 사퇴등의 조치로 대응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물론 양측이 막판에 극적인 타협에 이를 가능성은 아직 남아있다. 그러나 전망이 그리 밝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한때 이대표측에서 흘러나왔던 분당사태까지 현실로 다가오고 있는 국면을 맞고 있는 상황이다.<이계성기자>이계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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