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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산제품」 뿌리 내렸다/대우재팬(일본의 한국기업: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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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산제품」 뿌리 내렸다/대우재팬(일본의 한국기업:1)

입력
1995.01.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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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EM 수출 방식서 출발 자체상표 상륙까지/“지방서 중앙으로” 전략… 작년매상 1400억엔 『일본의 무역장벽은 소리없이 극복해야 합니다』 『일본은 판매거점으로서 중요합니다. 1억2천만명이라는 돈 많은 소비자들이 있는 일본은 앞으로 남북한 경제협력이 이루어질 경우 남북이 협력해 생산한 제품을 팔 시장으로서도 큰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당장 어렵다고 포기해서는 절대 안됩니다』

 관청가로 유명한 도쿄 도라노몽의 미쓰이빌딩에 있는 대우재팬(주) 관계자들은 일본시장이 우리에게 너무나 중요하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대우재팬의 신함 관리부장은 『한국기업은 자신의 브랜드를 내세우고 싶어하지만 일본시장에서는 그렇게 해서는 곤란하다. 알게 모르게 조용히 침투하는 것이 일본시장을 공략하는 가장 좋은 방법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같은 판매전략에 힘입어 대우재팬은 전후 최대의 불황이라는 지난해 오히려 매출이 전년도에 비해 20%가 증가한 1천4백50억엔을 기록했다.

 93년도에는 5억3천만달러어치를 팔아 우리나라의 전체 대일 수출액(1백15억6천만달러)의 4.6%를 차지했다. 지난해에도 한국산 철강제품만 2억달러어치를 공급했으며 송이버섯, 조개에서부터 건설중장비까지 팔 수 있는 물건이라면 무엇이든 팔고 있다. 특히 일본사람들이 사용하고 있는 일본전기(NEC) 마루망등의 상표가 붙은 컬러TV 가운데 1억3천만달러어치가 대우에서 만든 제품이라는 사실을 일본사람들이 안다면 깜짝 놀랄 것이라고 그는 말했다. 주문자생산방식(OEM)에 의한 대표적인 수출성공사례라는 것이다.

 해외에서 물건을 잘 팔려면 그 사회의 변화를 잘 파악해 신속하고 능동적으로 대처해야 한다. 일본사회의 큰 변화중의 하나는 엔고 현상. 대우는 엔고로 변하고 있는 일본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크게 두가지 전략을 마련했다.

 그 하나는 앞으로 수출유망품목으로 자동차와 전자부품, 건설자재를 선택한 것이다. 지난해까지 잘 팔렸던 철강은 한국 국내경기의 호조로 일본에 팔 물량자체가 부족하고 섬유등 경공업부문은 이미 한계에 부딪쳤다는 판단에서다.

 일본기업들은 계열화가 잘 되어있어 다소 손해를 보더라도 거래선을 바꾸지 않는 것이 관행이었다. 하지만 최근의 불황은 과거와는 달리 일본기업의 합리화만으로 극복에 한계가 있어 그만큼 한국기업이 진출할 틈이 커졌다고 대우는 분석하고 있다. 자동차부품의 수출에 전력을 쏟기로 한 것은 이 틈을 노린데 따른 것이다.

 대우는 이미 89년부터 대일무역역조 시정과 수출확대를 위해서는 일본 자동차 및 중장비 시장에의 진출이 불가피하다고 판단, 한국제품의 품질과 가격우위를 무기로 꾸준히 일본시장을 노크해 왔었다. 그 결과 대우의 대일 자동차 및 중장비 부품 OEM수출은 93년 9백50만달러, 94년 1천9백만달러에 달했고 올해에는 3천만달러 달성이 무난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또 하나는 가격파괴 현상을 이용한 일본 유통업에의 진출이다. 거품경제의 후유증으로 비어있는 창고가 많다는데 착안, 새로 유통업에 진출하는 것 보다는 시설비가 적게 들어 박리다매가 가능한 전문할인점에의 지분참여가 더 효과적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이를 바탕으로 93년 「빅 마마」라는 할인판매점 체인을 운영하고 있는 「아수 매니지먼트」라는 회사의 주식을 인수, 생선 식료품등의 납품권을 확보했다. 현재는 5개 체인점 뿐이지만 앞으로 점포수가 크게 늘어날 전망이어서 대우의 유통업에의 진출은 일단 발판을 굳힌 셈이 됐다. 일본의 「식량신문」은 지난해 9월21일자 「급성장의 빅 마마」라는 기사에서 『생선등을 한국의 대우로부터 직접 매입해 인기를 끌고 있다』라고 썼다.

 대우재팬의 특징있는 전략중의 하나는 「지방에서 중앙으로」이다. 한반도와 가까운 후쿠오카(복강)의 건설시장에 진출, 호평을 받았던 것을 무기로 일본전역의 건설시장으로 확대한다는 것이다. 88년 일본 건설업 면허를 받은 대우는 89년 후쿠오카 한국 총영사관 신축을 맡은데 이어 93년에는 아시아정보교역센터 등 3건의 대규모 공사를 진행중이다.

 후쿠오카 총영사관을 건축하여 92년 후쿠오카시로부터 「제5회 후쿠오카시 도시경관상」을 받기도 했다. 이같은 평가를 바탕으로 대우중공업의 굴삭기는 자체 상표로 일본에 수출되고 있기도 하다. 

 일본이 자랑하는 기계류 부문에서 자사 상표로 수출하기는 쉽지가 않아 대우로서는 어려운 관문 하나를 통과한 셈이다. 이를 바탕으로 대우는 앞으로 「대우」브랜드를 앞세워 각종 상품을 일본에 판매할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도쿄=이상호기자>

◎대우재팬 관리부장/신함/인력현지화가 일진출 성공 지름길(인터뷰) 「기업의 현지화·세계화를 위해서는 인력의 현지화가 선행되어야 합니다』

 대우재팬 신함 관리부장은 해외에 진출한 우리 기업들이 현지에서 뿌리를 내리기 위해서는 현지인들이 회사의 기둥이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일본기업들이 해외파견 사원들에게 현지인과의 결혼을 적극 권장하는 것과 같은 맥락이라 할 수 있다.

 대우는 현지화를 위해 10년전부터 정기적으로 일본에서 사원공채를 실시하고 있다. 「일본인의 대우가족화」를 위한 것으로 지난해 일본 리크루트지에 시리즈 광고를 낸 결과 3천여명이 몰려 관계자들을 놀라게 했다. 

 약 4년전부터는 게이오(경응)대나 와세다(조도전)대등 명문대 출신도 응시하고 있어 『앞으로 대우재팬의 과제는 일본인 명문대 졸업자를 얼마나 많이 확보하느냐에 달려있다』는 신부장의 진단을 밝게 해주고 있다.

 현재 대우재팬의 임직원 1백명중 65명이 현지채용인원이다. 서울에서 파견되는 주재원은 5년째 숫자가 동결되고 있지만 현지채용은 매년 10%가량 늘고 있어 곧 부장이나 임원급이 탄생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대우재팬 사무실에 있는 전화는 서울과 직통화가 가능하다. 마치 구내전화를 거는 식이다. 컴퓨터도 마찬가지로 대우그룹은 세계화를 위해 이같은 시스템을 국내 최초로 구축했다. 「세계는 하나의 시장」이라는 사실이 피부에 와 닿고 있다.

 또 서울본사와의 의사소통과 중요 의사결정에의 참여를 위해 92년부터 한국어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책임자가 되려면 한국어는 필수라는 인식을 심어 현재 반수정도가 어느 정도는 한국어로 의사소통이 가능하다.

 이와 함께 세계화를 위해 한국제품만이 아닌 세계각국의 제품을 다양하게 취급하고 있다. 현재 러시아의 철강, 대만의 돼지고기, 중국의 완구와 텐트, 미국의 오렌지, 북한 작업복등을 일본시장에 들여와 팔고 있다. 제3국제품은 현재 전체 매출액의 10%정도지만 앞으로 크게 늘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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