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황산가스등 기준2배/“죽음의 산성비” 생태계파괴 심각 대도시의 대기오염이 극한상황에 달해 「서울스모그」란 세계적인 신종어가 나올 만큼 숨이 막힌다. 하늘에서는 「죽음의 비」로 불리는 산성비가 내려 생태계의 근간이 뒤흔들리고 있다. 악화일로를 치닫고 있는 우리나라의 대기오염상태는 실제로 어느 정도인가.
92년말 세계보건기구(WHO)는 서울의 대기오염이 세계2위라는 충격적인 보고서를 발표했다. 아황산가스 이산화질소등 두가지 오염물질 모두 기준치를 두배이상 초과, 불명예스럽게도 해발 2천가 넘는 고산지대로 산소가 희박한 멕시코시티 다음을 기록한 것이다.
지난해 10월 환경부는 국정감사자료에서 92년부터 8월까지 시간당 환경기준치 초과횟수를 발표했다. 오존의 경우 서울광화문지역은 93회, 방이동지역은 78회 기준치를 넘었다. 환경기준치는 1년에 3번을 넘어서면 안되는 수치이다.
이러한 통계는 단지 불길한 전조에 불과하다. 문제는 오히려 대기문제에 대한 심각성이 간과되는데 있다. 피부로 느끼는 체감공해보다 대기오염정도는 훨씬 심각하다. 지난해 4월 서울시 보건환경연구원은 92년6월부터 1년간 서울의 대기오염자동측정소에서 채취한 비의 76.7%가 산도(PH) 5.6이하로 강한 산성을 띠고 있다고 발표했다. 같은 시기 환경부는 전국주요도시에 내린 눈과 비의 산도도 PH 5.1∼5.5라는 통계치를 내놓았다. 산도 5.6이 환경기준치임을 감안하면 전국 대부분 지역의 비가 산성비라는 말이 된다. 산성비는 산림을 황폐하게 만들 뿐아니라 토양의 산성화를 촉진, 생태계를 파괴하고 농작물에 큰 피해를 입힌다.
세계적으로 대기오염이 초래한 역사의 교훈은 수없이 많다. 스모그라는 합성어를 만들어 낸 런던의 대기오염은 52년12월 한주일동안 자욱한 황산안개로 4천여명의 생명을 앗아갔다.호흡장애와 질식 만성폐질환이 원인이었다. 50년대 중반 미국의 로스앤젤레스는 강렬한 태양빛과 자동차의 증가로 대기오염의 새로운 전형을 만들었다. 낮에도 사라지지 않는 질소산화물과 햇빛이 만드는 광화학스모그로 천사의 도시라는 이름이 무색해진 것이다.
현재의 대기오염정보관리체제에도 구멍이 뚫려있다. 대기오염정도는 전국 35개도시 84개소의 자동측정소에서 시간대별로 측정된다. 대기중의 오존 아황산가스 이산화질소 일산화탄소 총부유분진등 8개 항목별로 측정되는 수치는 전국 18개 지점에 설치된 대기오염전광판을 통해 알려진다. 그러나 유일하다시피한 오염정보시스템이 자주 오류를 범한다. 환경운동연합의 최근 조사결과에 의하면 일부 전광판은 고장난채 방치돼있고 전광판의 수치와 자동측정망의 자료가 일치하지 않아 혼선도 일으킨다.
대기오염문제는 정부의 환경정책 우선순위에서도 뒷전에 밀려 있다. 올해 환경부예산중 대기보전부문은 29억2천1백만원으로 전체의 0·4%에 불과하다. 그나마 90%는 시설설치및 유지비이다. 이같은 상황아래서 대기오염의 폐해는 서서히 우리의 목을 조여나간다. 한국일보사와 환경운동연합이 시민들과 함께 녹색생명의 시대를 열기 위해 출발점에 선 것도 이때문이다.<선년규기자>선년규기자>
◎녹색지도 그리기 캡슐측정 이렇게/5㎝길이 원통속 검사용액종이 넣어/24시간후 흡착 이산화질소농도 분석
녹색지도는 서울 부산 대구 광주 인천등 6대 도시와 모든 시·군에 설치되는 간이측정용 캡슐에 걸러지는 이산화질소오염농도에 따라 그려진다.
캡슐은 서울·부산(총34개구)은 구별로 1백개씩, 대구 광주 인천 대전(총22개구)은 구별로 50개씩, 나머지 1백81개 시·군은 지역별로 30개씩 배포키로 했다. 지역에 따라 캡슐배포량이 다른 것은 차량대수와 인구의 차이를 감안했기 때문이다. 플라스틱원통(길이 5㎝, 직경 1㎝)으로 만들어진 캡슐의 양끝은 흰색과 파란색 고무마개가 막고 있으며 속에는 검사용액인 트리에탄올아민을 담은 직경 0.8㎝짜리 여지(질긴종이)가 들어 있다.
측정요원이 파란 고무마개를 떼면 밖의 공기가 원통속으로 들어가면서 이산화질소가 이 여지에 흡착돼 오염농도를 측정하게 된다. 측정요원과 자원봉사자들은 도로변 아파트 실내등의 벽면이나 전봇대등에 1.5∼2 높이로 캡슐을 테이프로 떨어지지 않게 설치한다. 요원들은 24시간 후 캡슐을 떼어내 마개를 닫은 뒤 기록용지에 캡슐번호, 측정시각, 측정지점의 위치와 특성등을 기입해 지역별로 모은다.
전국에서 회수된 캡슐은 대전대 환경공학과 대기실험실로 보내진다. 여기서 캡슐속의 여지를 샬츠만용액에 담갔다 자동분석기에 넣으면 이산화질소 오염농도가 PPM단위로 나오게 되는데 이를 기준으로 녹색지도를 만든다.<김범수기자>김범수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