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시장 호전·엔고… “순풍에 돛”/전자·기계류 생산수출 20% 늘듯/자동차·조선 활황… 유화 성장속 수출은 뒷걸음 국내 산업의 올해 경기기상도는 거의 대부분 「맑음」일색이다. 특히 전자부품산업과 일반기계산업은 생산과 수출이 각각 20%이상씩 늘어나 햇볕이 쨍쨍 내리쬐는 활황을 구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도체와 자동차 조선 가전으로 이어지는 주력 수출상품은 미국등 선진국시장의 회복과 엔고에 힘입어 올해도 우리 경제 성장의 「견인차」역할을 계속할 전망이다. 가격경쟁력 약화로 그동안 고전을 거듭한 섬유산업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계속 호조를 보이는 반면 신발산업은 업계의 노력이 본격화하기엔 아직 시간이 더 걸릴 것으로 예상돼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산업연구원(KIET)이 분석한 경기전망을 보면 먼저 자동차산업은 94년 2백35만대를 생산, 세계 5위권 국가로 발돋움한 여세를 몰아 올해도 호조세를 지속할 전망이다. 승용차의 대중화가 이미 상당히 진전돼 내수 신장률은 85년이후 10년만에 처음 10%이하로 수그러든다. 하지만 미국과 유럽의 경기호조를 타고 수출이 계속 두자리수의 증가세를 보일 것으로 기대된다. 연간 생산규모는 지난해보다 11%이상 늘어난 2백62만여대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조선산업은 엔고가 장기화되면서 경쟁국인 일본에 비해 15%정도의 가격경쟁력을 유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지난해 부진했던 수주를 늘리기 위해 업체마다 적극적인 수주공세를 펼칠 전망. 하지만 국내 업체들은 이미 2년정도의 작업물량을 확보하고 있어 낮은 가격의 수주는 시도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선박건조량은 5백50만톤, 48억달러에 이르고 이 가운데 수출은 전체의 80%인 38억달러내외를 차지할 것같다.
가전산업은 국내외 경기회복으로 수출호조와 내수확대가 이어져 비교적 높은 성장을 유지한다. 반면 원화의 절상과 유럽연합(EU)등 일부 국가들의 반덤핑 조사, 외국기업의 국내 진출 가속, 폐가전품 처리등 소비자보호활동 강화등이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생산과 수출이 각각 지난해보다는 다소 낮아진 10%안팎씩 증가하는 데 그칠 것으로 관측된다.
산업용 전자산업은 컴퓨터 통신기기등의 내수 호조로 생산 확대가 이어진다. 컴퓨터는 멀티미디어PC 등 신제품과 중형컴퓨터의 판매가 늘고 무선호출기 휴대용전화기 등 통신기기의 수요도 급증추세를 지속한다. 이동통신과 CATV사업 본격화로 관련장비의 수입이 계속 늘어날 공산이 크다. 경쟁력 약화로 고전중인 컴퓨터부문이 올해는 다소 수출을 회복해 전체 수출증가에 기여한다.
전자부품산업은 반도체의 세계적인 공급부족과 엔고에 힘입어 무려 60%에 가까운 신장을 보인 94년에 이어 올해도 빠른 성장을 보일게 확실하다. 반면 단층PCB 콘덴서 저항기 스피커 스위치등 일부 범용부품 제조업체들은 원가절감을 위해 중국 베트남 멕시코등지로 해외이전을 시도, 전체 성장률은 94년보다 다소 둔화된다. 하반기부터 16메가D램 생산이 급증할 전망이다.
일반기계산업은 설비투자 증가로 내수가 활기를 띠고 수출도 20%를 훨씬 웃도는 호조를 보인다. 특히 수출은 최대시장인 미국의 경기회복, 엔고로 동남아시장에서 가격경쟁력 향상, 중국 특수등이 겹쳐 업계의 고유모델 수출확대와 시장다변화 노력이 크게 효과를 거둘 것으로 보인다. 도로 항만등 사회간접자본 시설투자가 본궤도에 들면서 건설중장비의 내수증가도 두드러진다.
철강산업은 자동차 조선 기계등 수요산업의 생산활동 확대로 상당한 호조가 기대된다. 반면 주력 수출분야인 판재류에서 공급부족이 계속돼 수출은 별로 늘어나지 못할 전망. 인천제철 기아특수강 한보철강등 전기로업체가 설비 신·증설을 벌이고 있어 공급능력은 조강생산량이 2백80만톤정도 늘어난다. 이 바람에 철근은 어느 정도 감산이 불가피해 질것으로 전망된다.
석유화학산업은 외국 대형공장들의 폭발사고로 세계적인 공급부족이 이어져 수출여건이 좋은 편이나, 내수증가로 여력이 없어 수출은 94년보다 감소하는 양상을 보인다. 생산은 설비증가가 미미해 업체마다 가동률을 높이는 방식으로 대응할 가능성이 높다. 부문별로는 합성수지가 자동차 전자등 전방연관산업의 호조를 반영해 유화산업의 성장을 주도한다.
섬유산업은 세계무역기구(WTO)출범과 선진국 경기호조로 수출이 1백80억달러에 이른다. 하지만 원화 절상이 계속돼 수출채산성은 악화된다. 면방은 일본시장의 재고증가로 수출경기가 악화되나 국제원면가격은 안정세를 보인다. 직물은 94년 재개된 중국특수로 화섬 수출이 호조세를 지속하며 편직의류가 일본시장 진출을 크게 늘릴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신발산업은 업계의 구조조정 노력과 경기 회복 여파로 침체속도가 다소 둔화된다. 하지만 올해도 수출과 생산 모두 감소세를 면치 못할 것으로 예상돼 낙관이 어려운 실정이다. 부분품과 고유브랜드 수출이 늘어나는 게 그나마 위안이 되고 있다. 중국등 후발국들의 저가 공세와 OEM(주문자상표부착)수출에 따른 부분품 도입으로 수입이 늘어나는 추세는 여전할 전망이다.<유석기기자>유석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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