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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대응 일본의 전략/창조적「신기술 개발」역점(일본리포트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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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대응 일본의 전략/창조적「신기술 개발」역점(일본리포트1)

입력
1995.01.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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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델없는 신시대”정치·경제·사회 대혁신/전세계와의 조화 “함께 풍요로움 누리겠다” 일본열도는 21세기를 준비해 「완전 무장」하고 있다. 21세기의 청사진을 그린 정부 발간의 백서를 비롯해 각종 민관 연구소의 보고서는 물론 교수와 기업인들의 연구보고서가 한달에도 수십종씩 출판되고 있고 출퇴근 전차안에서도 이런 책들을 읽고 있는 샐러리맨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80년대부터 구성됐던 각종 「21세기 위원회」는 이미 지난 시대의 유물이 되어 버린듯한 느낌이 들 정도로 정부와 기업 학계에서는 21세기 일본은 어떤 모습을 보여야 하며 이에 따른 문제점은 무엇이고,어떻게 대처해야 되는지에 대해 끊임없이 연구,토론하고 발표하고 있다.

 일본사람들의 21세기에 대한 연구를 보고 있노라면 일본에서는 이미 21세기가 시작됐음을 느낄 수 있다. 또 그들이 준비해온 21세기의 청사진은 새로운 시대에 대비한 그들의 준비가 얼마나 착실한가를 보여주고 있다.

 82년 일본정부는 경제심의회장기전망위원회를 구성,「2000년의 일본」에 대한 연구에 착수했다. 이 위원회는 산하에 각 분야의 전문가들로 구성한 6개 소위원회와 검토그룹을 설치,연구결과를 10권의 시리즈로 발간했다.

 「국제화 고령화 성숙화에 대비」라는 총론(1권)과 각 분야별 각론(2∼10권)으로 구성된 이 시리즈는 「장기적 관점에서 일본의 경제·사회를 생각할때 귀중한 참고자료」로 활용토록 하는 것이 목적이었다.

 그로부터 9년후인 91년 경제심의회 2010년위원회는 2010년을 향해 일본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연구한 「2010년에의 선택―메시지,지구와 인간」이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냈다. 

 「세계경제」 「국민생활」 「산업경제」 「사회자본」등 4개 소위원회의 연구결과도 다섯개의 시리즈로 발간됐다.

 일본 어디서나 쉽게 구할 수 있는 이 책들의 저자들은 발간사에서 연구의 목적을 「장래 발생할지도 모를 문제점 및 과제를 분명히 해 공통의 인식을 갖고 충분한 대응책을 강구하기 위해서」라고 밝히고 있다.

 일본정부뿐 아니라 민간연구단체들도 21세기를 대비해 각종 연구를 계속해왔다. 일본경제연구센터는 21세기 일본의 모습을 「성숙화에의 길」이라고 묘사했다.

 연구센터는 「2010년 일본주식회사의 결산서」라는 보고서에서 『일본경제는 고도성장기(1955∼70년)와 중성장기(75∼90년)를 거쳐 앞으로 20년간은 성숙기에 진입한다.

 성숙기란 선진국화가 완성되는 시기로 사람에 비교하면 장년기다』고 지적했다. 연구센터는 이어 『문제는 구미선진국들이 앓고 있는 선진국병에 걸리지 않고 어떻게 건강한 장년기를 보낼 수 있을까 하는 점이다』고 밝혔다.

 이같은 연구는 무수히 많다. 21세기 산업경제의 방향성을 제시한 「창조적 혁신의 시대」(통산성) 「21세기 중장기 철도정비에 관한 기본적 구상」(운수성) 일본산업의 구조변화 시나리오를 다룬 「일본산업, 21세기의 주역」(일본흥업은행) 「21세기형 사회에의 구도」(미쓰비시종합연구소) 등 미래에 대비한 각종 연구서와 보고서가 끊임없이 출판되고 있다.

 이처럼 일본은 이미 오래전부터 21세기를 대비해 많은 연구를 해왔으며 그 결과를 국민들에게 즉각 알리고 있다. 문제의식을 공유하고 함께 해결해 나가기 위해서다.

 일본의 21세기 전망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새로운 기술 및 산업분야에 대한 분석이다. 일본경제계가 내세우고 있는 「수출대국에서 앞으로는 기술대국으로」라는 슬로건은 21세기에도 경제대국으로 남아있기 위해서는 모방이 아닌 창조적인 기술이 절대 필요함을 강조하고 있다.

 일본의 대표적인 경제단체중의 하나인 경제동우회는 지난해 발표한 「기술창조 대국으로의 전환―세계와의 조화와 풍요로움을 향해」라는 보고서에서 『일본은 수출산업의 쇠퇴,국내산업의 공동화,미국경제의 부활,신흥공업국의 급성장이라는 4가지 도전을 받고 있다. 이 위기를 호기로 전환시키기 위해서는 새로운 기술을 스스로 창조해야 한다』고 선언했다.

 일본 경제계는 그동안 추구해온 「선진국 따라잡기」가 달성된 이상 이제부터는 「모델없는 신시대」를 개척하지 않을 수 없다고 보고 있다. 과거와는 달리 21세기에는 미국등 외국의 기술을 모방하기만 하면 되는,무임승차할 기술이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는 분석이다.

 미쓰비시종합연구소는 21세기 6대 기술혁명으로 ▲멀티미디어시대에 따른 정보혁명 ▲광기술과 컴퓨터가 결합된 광전혁명 ▲차세대 로봇과 제어기술의 신기계 혁명 ▲인텔리젠트 재료등 신소재혁명 ▲유전자공학등 바이오혁명 ▲지구환경을 생각하는 신에너지혁명 등을 제시했다.

 후지종합연구소도 앞으로의 기술혁신분야로 ▲정보일렉트로닉스 ▲에너지·지구환경 ▲바이오테크놀로지 ▲운수·교통분야 ▲신소재등을 꼽고 구체적인 시장규모를 전망했다. 일본의 기술개발은 앞으로 이들분야를 중심으로 전개되어 갈 것이라는 분석이다.

 일본의 21세기 연구바람은 다른 나라들과 비교할 때 유다르다는 평을 듣기도 한다. 한가지 주제에 온 나라가 들끓는 일본적 특성이 여기서도 잘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지금 세계는 일본의 21세기 준비에 깊은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도쿄=이상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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