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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4문화계를 빛낸 얼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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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4문화계를 빛낸 얼굴들

입력
1994.12.3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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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4년이 사회와 경제면에서는 사고와 부조리로 얼룩진 한해였지만 문화면에서는 어느 해보다 풍성한 결실을 본 해였다. 문학에서는 대가의 25년 노작이 대미를 맺었으며 한국인의 얼굴만을 천착해온 서양화가는 베니스 비엔날레에 작품을 선보이게 되었다. 미국에서 닦은 프로기질을 한국무대에 착근시킨 연극인이 있었고 시사문제를 다루는 본격 대중문학을 제시한 작가가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세계와 경쟁하여 정상에 우뚝 선 예술가들이 귀국하여 기량을 국내팬에게 선사한 한 해이기도 했다. 94 문화의 주인공들을 한자리에 모았다.<편집자주> ◎연극배우·연출가 장두이/16년만에 귀국… 「첼로」등 각광

 16년동안의 미국생활을 청산하고 6월18일 귀국한 장두이(42)씨는 올해 가장 많은 화제를 뿌리며 관객을 모은 두 편의 연극 「첼로」와 「11월의 왈츠」에 배우로, 연출자로 참여했다.

 극단 전망의 2인극 「첼로」에서는 중견여배우 윤소정과 함께 출연해 결혼한 중년부인을 사랑하는 남자의 심정을 열정적으로 표현했다. 3만여명의 관객을 모은 이 작품은 지금도 현대토아트홀에서 공연되고 있다. 실험극장에서 공연하고 있는 「11월의 왈츠」는 박정자의 모노드라마이다. 연출을 맡은 장씨는 단순하고 절제되면서도 배우의 매력이 물씬 풍겨나는 연극을 만들었다.<이현주기자>

◎서양화가 전수천/내년 베니스 비엔날레 참여 영광

 서울과 뉴욕, 도쿄를 오가며 작업하고 있는 서양화가 전수천(47)씨는 지난 6월 가나화랑에서 개인전을 열었다. 「사람의 얼굴, 신의 얼굴」이라는 주제의 큰 전시회였다. 신라 토우를 소재로 인간의 내면세계와 유한성의 문제등을 다양하게 형상화한 평면과 설치작업전이었다.

 이 전시회가 주목을 받아 그는 95년에 한 명만을 초대하는 국립현대미술관의 「올해의 작가전」에 초대받았다. 또한 다른 작가 3명과 함께 95년 6월의 베니스 비엔날레에 한국작가로 참여하게 되어 몹시 분주하다. 그는 일본 무사시노(무장야)대와 미프랫대대학원을 나왔다.<박래부기자>

◎소설가 박경리/대하소설 「토지」 25년만에 탈고

 한국문학의 94년은 박경리(68)씨와 그의 대하소설「토지」(솔간)의 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25년에 걸친 그의 집념과 열정의 결실로 8월15일 5부작 16권 마지막 원고가 탈고되자 문단에서는 장대한 스케일 외에도 민족과 사상·종교·인간애등 문학의 주제들을 총체적으로 아우른 내용면에서 한국문학사의 기념비적 작품이라고 평가했다.

 강원 원주시 그의 자택에서 축하연이 벌어졌고 세미나와 다큐멘터리, 기념강연 등 행사도 풍성했으며 토지는 불어로 번역, 출간됐다.

 이화여대에서 명예문학박사 학위를 수여하고 유네스코 한국위원회가 「94 올해의 인물」로 선정하는 등 각계에서 박씨의 문학적 성과를 치하했다.<김병찬기자>

◎작가 김진명/「무궁화꽃…」 대중소설 새 지평

 작가 김진명(38)씨는 94년 최고의 베스트셀러 작가이다. 남북한 핵문제를 다룬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전3권·해냄 간)는 지난해 8월 출간된 이래 무려 3백만권이 팔려 국내 대중소설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 반면 작품의 모델이 된 이휘소 박사의 유족으로부터 명예훼손 소송을 당하는가 하면 다른 작품을 모방했다, 유령작가군이 뒤에 있다는 구설수에도 휘말렸다.

 김씨는 「무궁화꽃이…」의 인기는 잊고 있던 한국의 정체성을 재확인해준 덕분이라며 『환경문제를 그리는 새 작품으로 첫 작품에 따른 명성이 허명이 아님을 보이겠다』고 다짐한다.<서사봉기자>

◎소프라노 조수미/독집음반 국내서만 30만장 팔려

 소프라노 조수미(32)씨는 올 한해 국내외에서 「서울의 목소리」를 전하느라 바빴다.

 7월에 서울과 부산에서, 8월에는 함부르크에서 독창회를 열었다. 9월에는 칠레 산티아고의 국립극장에서 벨리니 오페라 「몽유병 걸린 여인」의 주인공 아미나역으로 극장 개관 최초의 기립박수를 받아내는가 하면 11,12월에는 장기인 「리골레토」의 질다역으로 미국 메트로폴리탄 무대에 섰다. 독집음반은 세계적 레이블인 데카, 에라토와 더불어 국내 레이블인 삼성나이세스로도 나와 국내서만 30만장 가까이 팔리는 인기를 누렸다.<서화숙기자>

◎무용가 강수진/세계적 발레리나… 고국무대 호평

 세계적인 발레리나로 성장한 강수진(27)씨는 올해 고국 팬들에게 깊 은 인상을 남겼다.

 세계 6대 발레단의 하나인 독일 슈투트가르트 발레단에서주역 무용수로 활약하고 있는 그는 지난 10월 세종문화회관에서 12년만의 고국 무대를 마련했다.

 발레「로미오와 줄리엣」에서 줄리엣 역을 맡은 그는 섬세하면서도 깨끗하고 완벽한 테크닉을 선보였다는 평을 받았다.

 85년 스위스 로잔국제콩쿠르 1위 입상, 86년 슈투트가르트 발레단 최연소 입단 등 소녀시절부터 국제 무대에서 승승장구하던 그는 지난해 주역 무용수로 발탁돼 세계적인 발레리나로서의 입지를 굳히고 있다.<김철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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