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까지 염두 일전불사 태세/이 대표/“끌려갈수 없다” 기존입장고수/내외연 전당대회시기를 둘러싼 민주당 계파갈등이 파국양상으로 가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기택대표가 29일 원외지구당위원장 송년모임자리에서 조기전당대회주장이 관철되지 않을 경우 대표직사퇴도 불사하겠다고 선언하고 나섬으로써 당내 갈등상황이 긴박해진 것이다.
이대표의 대표직사퇴불사발언은 지자제선거후 전당대회를 주장하는 동교동계에 대한 선전포고의 성격을 띠고있다. 일부에서는 이를 동교동계와의 전당대회시기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기 위한 위협용카드로 보는 시각도 없지 않다.
그러나 이대표측근들은 이대표의 발언이 단순한 위협용이 아님을 분명히 하고있다. 이대표가 조기전당대회 관철을 위해서는 동교동계와의 동맹관계를 청산하겠다는 결심을 이미 굳히고 일전불사의 수순을 밟고있다는 것이다.
이대표측근들은 한발 더나가 사실상 분당가능성까지 내비쳤다. 이대표가 대표직사퇴불사를 밝히면서 『91년 통합당시에 생각했던 정치적 목적과 멀어질 경우 내 갈길을 가겠다』고 말한 것도 사실상 분당까지 염두에 둔 발언으로 해석되고있다.
이대표의 대표직 사퇴불사발언에 대해 동교동계의 반응은 냉랭하다. 지자제선거후 전당대회를 열자는 입장은 요지부동이다. 권노갑 한광옥 최고위원등 동교동계 인사들은 이대표의 정확한 진의를 파악한뒤 대처하겠다면서 일단 신중한 자세이다. 연말을 넘기고 연초에 보자는 것이다.
그러나 동교동내부에서는 이대표에 대한 엄청난 성토와 반발이 쏟아지고 있다. 겉으로 신중한 자세를 보였던 권최고위원도 당내인사들과의 접촉에서 『이대표가 당 공식기구가 아닌 원외지구당 모임에서 그런 발언을 할 수 있느냐』고 강한 유감을 표시했다. 동교동계의 초재선의원들은 이대표에 대한 노골적인 감정을 감추지 않고있다. 한 핵심의원은 『이대표가 12·12투쟁에서부터 숨겨왔던 정치적 사익을 그대로 드러낸 것』이라면서 『더 이상 이대표에게 끌려다닐 수 없다』고 말했다. 이는 지역당전락이라는 이대표의 협박을 더 이상 용인할 수 없다는 동교동측의 강경분위기를 반영하는 것이다.
동교동측은 이대표가 끝내 양보하지않고 대표직 사퇴까지 결행할 경우 김원기 대행체제로 밀고 나가는 방안등 다양한 대응책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동교동측은 30일 시내 한 음식점에서 권·한두최고위원초청형식으로 송년모임을 갖고 결속을 다졌다.
물론 양진영이 갈라설 경우 공멸한다는 인식아래 벼랑끝에서 극적인 타협이 이루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그러나 전망은 그리 밝지않다.
김원기 조세형 이부영최고위원등이 조정에 나서고 있으나 성과를 기대하기가 어려운 형편이다. 전당대회시기를 둘러싼 민주당의 갈등이 위기상황을 맞아가고 있는 것은 틀림없다.<이계성기자>이계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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