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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자,대표변경논란 다시 고개/청와대 「송년만찬」계기 급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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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자,대표변경논란 다시 고개/청와대 「송년만찬」계기 급부상

입력
1994.12.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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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모일신·경쟁원리” 변화 암시/JP,일단침묵… 향후대응 관심 한동안 잠잠했던 민자당 지도체제개편논의가 여권내에서 다시 급부상하고 있다. 물론 김종필대표의 거취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이다. 지난주초 「전당대회에서 기구개편은 없다」는 김대표의 청와대주례회동 결과발표를 계기로 수면하로 잠복한지 불과 10여일만의 일이다.

 구체적인 단초는 29일 잇따라 열린 고위당직자회의와 전당대회준비위의 첫 전체회의다. 박범진 대변인은 고위당직자회의가 끝난 뒤 『내년 전당대회를 통해 당의 면모일신과 활성화를 기하기 위해 당헌 당규 정강정책등의 개정을 심도있게 논의키로 했다』고 발표했다. 민자당은 내친 김에 세계화의 흐름에 맞게 경쟁원리를 도입하고 당명과 당기등을 바꾸는 방안도 적극 검토하겠다고 나섰다.

 특히 주목받고 있는 대목은 당의 면모일신과 경쟁원리 도입등 두가지다. 우선 당의 면모를 일신하겠다는 것은 어떤 형태로든 현재의 지도체제에 변화를 주겠다는 뜻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김대표의 위상변화여부가 초미의 관심사임은 물론이다. 또 경쟁원리의 도입방침은 이미 여권내에 한차례 큰 회오리바람을 일으켰던 대표경선론을 연상케 한다. 당관계자들도 이를 의식, 『현실여건도 감안해야 한다』며 확대해석을 경계하고 있다. 이와 관련, 문정수 사무총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당기구개편은 없다고 재확인하면서도 『당의 세계화를 위해서는 모든게 검토될 수 있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이에 비해 다른 핵심당직자는 『세계화의 큰 틀이 정해지는 게 중요하며 사람을 바꾸는 문제는 부수적인 것에 불과하다』고 말해 대표교체여부와 관련, 진한 여운을 남겼다. 『당의 세계화와 현재의 대표체제가 과연 서로 조화를 이루는 관계인지 면밀히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었다.

 사실 김대표의 주례회동발표가 나온 뒤에도 여권내부에서는 전당대회 이후의 김대표체제 존속문제에 대해 논란이 끊이지 않았었다. 『주례회동 결과는 너무나 빨리 「천기」가 누설된데 따른 응급조치에 불과했다』는 시각도 많았다. 『대표교체론이 김대표 자신은 물론 일부 여권내 소외그룹의 반발을 불러오자 서둘러 진화에 나섰을 뿐 당초 구도를 포기했던 것은 아니다』는 얘기다.

 이런 와중에서 당의 변화를 강조한 김영삼대통령의 지난 26일 청와대만찬연설은 결과적으로 체제개편논의의 국면을 재역전시키는 전환점이 됐다. 민자당의 이날 결정에도 김대통령의 메시지가 그대로 투영돼 있다는 게 지배적인 관측이고 실제로 청와대의 의사가 배어 있는 흔적은 여러 곳에서 발견되고 있다.

 이처럼 단시일내에 여권의 체제개편논의가 다시 고개를 들게 된 이유로는 우선 『개각에서 민정계를 중용함으로써 김대표와 민정계의 연합구도를 막을 수 있게 됐기 때문』이라고 보는 견해가 많다. 또 『자진용퇴표명등 김대표의 심경변화를 이끌어내기 위한 심리적 압박』이라는 분석도 뒤따라 온다. 이런 입장에서 보면 『당명변경은 김대표가 내세우고 있는 3당합당론을 근본부터 뒤흔들겠다는 의도』로 여겨진다.

 이제 여권핵심부의 의사가 점차 확연해지면서 『내가 나가면 당이 깨진다』라고 공언한 것으로 알려진 김대표의 향후 대응이 관심사다. 김대표측은 당장에는 뚜렷한 반응을 보이지 않으면서 특유의 「묵언」으로 일관하고 있다. 그러나 그 침묵이 언제까지 이어질지는 아무도 알 수 없다.<신효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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