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하간첩사건 미온조치” 의회공격엔 부담/김일성사망·북핵등 「정보혼선」도 작용요인 미중앙정보국(CIA) 제임스 울시국장(53)이 28일 마침내 사임했다.
빌 클린턴미대통령은 이날 울시국장의 사임을 발표하면서 『울시국장은 냉전이후 미국정보기구 개혁에 이바지한 공로가 컸다』고 그의 공적을 치하하면서 그의 사임에 유감을 표시했다.
92년 12월 클린턴정부출범과 함께 CIA국장에 임명된 그는 그동안 냉전이후의 미정보기구의 새로운 위상을 정립하는데 공헌했으며 CIA의 정보능력향상에도 기여한 바 크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울시국장의 사임이유는 공적,사적인 여러가지가 복합된 것으로 보인다.그는 사임성명에서 『나는 가족을 위해서 민간인으로 돌아간다』며 『내 가족들은 가장과 함께 보내는 저녁이나 주말과 휴일을 빼앗겨 왔다』고 개인적인 퇴임이유를 설명했다.
그러나 정치분석가들은 울시국장의 사임은 CIA 방첩담당인 올드리치 에임스(52)가 지난 85년부터 8년간 구소련과 러시아를 위해 스파이활동을 한 사건에 대한 책임과 이에 대한 그의 조치가 미흡하다는 의회의 계속적인 공격을 더이상 버티기가 어려웠기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다.
특히 김일성사망과 북핵문제등에서 정보수집능력 부족으로 인해 미정부 정책결정에 적지않은 혼선을 빚게 했다는 점이 그의 사임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또 그의 사임은 지난 11월 중간선거에서 패배한 클린턴대통령이 공화당우위의 의회에 대처하기위해 추진중인 내각·백악관비서진개편에 미리 길을 터주기 위한 뜻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사임결정에 가장 결정적으로 작용한 요인은 냉전종식이후 CIA의 역할축소등을 요구하는 의회와 갈등이 더욱 깊어지고 CIA예산삭감,기능이 FBI로 대폭 이관된 데 대한 불만때문이라는 분석이 유력하다.
미행정부의 한 관리는 오는 31일로 울시국장의 임기가 끝나는 것이라고 전했지만 그의 후임은 아직 미정이다. 백악관의 한 고위관리는 이와관련 『클린턴대통령은 울시국장의 경질을 고려하지 않고 있었으며 여전히 그를 신임하고 있다』며 『 따라서 울시국장의 후임자 선정작업을 착수하지도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후임CIA국장으로 현재 존 도이치국방부부장관이 유력한 후보로 물망에 오르고 있다.
울시국장은 카터행정부이래 레이건, 부시, 클린턴행정부에 이르기까지 미국안보와 밀접한 분야에서 봉직한 베테랑 정보통이다. 그는 영국의 옥스퍼드대에서 장학생으로 유학한뒤 예일대에서 법학박사학위를 받았다. 그는 68년 육군대위로서 헬싱키·빈에서 열린 전략무기제한협상(SALT)의 미국측대표의 고문단으로 참여하면서 본격적으로 안보분야 일을 맡기 시작했다.
그는 카터행정부때 해군차관을 지냈으며 부시행정부시절인 89년 유럽재래식무기협정(CFE)조인식에서 미국측대표로 조인서에 서명한 장본인이기도 하다. 그후 레이건행정부당시 제네바에서 개최된 소련과의 전략무기감축협상(START)에 고문으로 참여하기도 했다.그는 미국중심의 보수주의자여서 「공화당에서 가장 좋아하는 민주당 인사」라는 평을 듣기도 했다.<권대익기자>권대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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