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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상강화 벼르는 총리실/이 총리 “소신껏 일하라” 방패자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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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상강화 벼르는 총리실/이 총리 “소신껏 일하라” 방패자임

입력
1994.12.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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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 행조실장/정책조정-아이디어 개발 역설/송 비서실장/청와대와 교감등 그림자 보좌 이홍구 국무총리와 강봉균 행정조정실장 송태호 비서실장. 세계화 내각의 선봉대 역할을 자임한 총리실 3인의 면면이다. 이총리는 세련된 매너로 남과 얼굴붉히는 일이 없다는 일명 「영국신사」이다. 강실장은 「꾀주머니」에다 「불도저」란 별명이 붙은 구경제기획원의 간판인물로 아이디어와 추진력이 뛰어나다. 송실장역시 별명이 「일벌」일만큼 부지런하고 성실하기로 소문이 나있다.

 모두들 각각으로는 괜찮은 카드이다. 그렇다면 모양과 스타일이 너무도 다른 3인이 끌고갈 총리실의 향후 모습은 어떤 것일까. 총리실은 현재 내부정비가 차차 마무리되면서  3인이 그리는 밑그림의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

 이총리의 그림은 세계화 내각을 이끌어갈 일하는 총리와 강력한 총리실이다. 이총리는 최근 간부회의에서 『나는 형식이나 의전행사나 챙기는 모양총리가 결코 되지않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총리실은 정부와 내각이 갈 큰 길을 비추는 등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력한 총리실은 세계화를 지향하는 김영삼대통령의 요구사항이자 조직개편등에 따른 시대적 요청이라는 직접적인 표현도 빼놓지 않았다.

 이총리는 일을 위해 필요하다면 『욕먹을 일을 감수하겠다』고까지 말했다.강실장과 송실장에게는 『정책조정등 일을 위해 필요하다면 내가 앞장서 방패막이가 돼 욕을 먹을테니 옳다고 생각하면 소신껏 밀어붙이라』는 지시도 잊지 않았다.

 이총리의 이같은 탈이미지 선언에 대해 총리실은 『각각 판이한 3인의 컬러가 잘만 조화된다면 기대할만 하다』는 반응이다. 무엇보다 이총리에 대한 김대통령의 신뢰가 클 뿐만 아니라 이총리가 마찰음없이 일을 챙겨가는 스타일임에 힘을 얻는 분위기이다.

 「무른 총리」가 되지 않겠다는 이총리의 결심을 행정적으로 뒷받침해줄 사람은 강행조실장이다. 강실장은 행조실의 주임무를 주요정책의 사전조정및 내각차원의 새로운 정책아이디어 개발로 정했다. 그는 총리에 대한 보고를 위한 부처현황 파악 같은 일상적 업무는 시간낭비라고 보고있다.

 그는 정책조정을 위해서 차관회의를 적극 활용하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비쳤다. 필요할 경우 총리가 부처장관을 부르기 이전에 자신이 부처의 장·차관과 직접 담판을 짓겠다는 말도 했다. 물론 행조실직원들의 분발도 촉구했다. 취임일성이 『쓸데없이 보고를 위한 보고용 문서를 만들지 마라. 그럴 시간이 있으면 정책아이디어를 짜내는데 써라』였다. 간부들에게는 『단순한 보고서나 만들고 신문에 난 기사나 확인하는 것에서 탈피, 부처정책의 맥을 짚을 수 있게 열심히 공부하라』고 일갈했다.

 송실장의 비서실장론은 「그림자」론이다. 이총리가 불편없이 김대통령의 의중에 따라 내각을 이끌도록 드러냄없이 충실히 보좌하겠다는 것이다. 총리실은 총리의 정무비서관으로 일하다 청와대교육문화비서관으로 자리를 옮겼던 송실장이 비서실장으로 온 것을 반기는 분위기이다. 총리비서실 업무를 꿰뚫고 있을 뿐 아니라 그간 총리실의 가장 큰 어려움이었던 「청와대와의 상호교감부재」도 상당히 해소됐다는 것이다.

 이총리는 취임 후 이들 두 참모와 자리를 함께 할 때면 인사말처럼 이런 말을 한다. 『우리 세 사람은 정말 명콤비같죠. 각자에게 부족한 점을 상대편이 갖추고 있어 완벽한 하모니가 이뤄질 겁니다. 잘해봅시다』 이총리와 두명의 참모들이 강력한 총리실이란 밑그림을 얼마나 모양좋게 채색할 지 주목된다.<이동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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