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부영 최고 적극 주도… 시기논란에 새 변수/3자공조성립땐 내외연과 정면대결 불가피 민주당에 전당대회 시기를 둘러싼 갈등이 왜 일어나는가.
과거 야당판에서 지도체제나 표결방식 등은 당내역학구도, 당권의 향배와 맞물려있어 항상 단골쟁점이 돼왔다. 그러나 전당대회 시기가 계파간 줄다리기의 대상이 된 적은 거의 없었다. 이런 「특수한」 상황은 지자제선거, 그 이후의 정국전망에서 비롯되고 있다.
민주당은 계파를 불문하고 내년 정국을 「야당의 계절」로 보고있다. 지자제 이후 야당은 지금과 비교할 수 없는 힘을 갖게 된다는데 의견이 일치하고 있다.
실제 지자제에서 실패한다해도 야당은 최소한 호남이나 중부권의 일부 단체장을 장악, 행정에 현실적으로 개입할 수 있다. 만약 서울시장이나 경기지사를 얻게된다면 야당은 국정의 일정부분을 관리하고 책임지게된다. 어느 경우든 야당의 목소리는 커진다.
만약 대구·경북지역이나 충청권에서도 선전한다면, 야당은 스스로도 예상하지 못했던 정치의 지분을 행사할 수 있다. 그 영향력은 국회에서의 여소야대를 훨씬 능가하리라는게 중론이다. 조세형 최고위원은 『야당이 지자제에서 크게 이기면 정국은 연정에 가까운 양상을 보이고, 적게 이기면 여야협상국면으로 갈 것』이라고 정리했다.
물론 지자제선거결과가 야당의 참패로 판정되는 최악의 상황이 생길 수도 있다. 선거를 이끈 주류세력은 책임지고 물러날 수도 있다. 하지만 당내에는 『지자제는 야당의 몫』이라는 낙관론이 우세하며, 계파의 수장들은 『기대치에 비하면 위험부담은 눈에 보이지도 않는다』고 생각하고있다.
때문에 당권주자들은 『지자제선거를 주도해 승리로 이끌기만 한다면…』이라는 가정을 가슴속에 품지않을 수 없다. 또한 지자제후 정국을 주도하는 화려한 모습을 그려볼 수도 있다. 양김에 버금가는 차세대 지도자로 급부상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가슴을 설레게 하는 것이다.
문제는 『누가 당과 지자제를 사실상 진두지휘하느냐』이다. 정국주도, 여권과의 협상, 국정개입등 지자제의 「전리품」이 당을 실질적으로 좌우하는 사람에게 돌아가기 때문이다. 이 대목에서 전당대회의 시기문제가 불거져나온다.
현재 이기택대표가 공식적으로는 당권을 갖고있지만, 사실상 최대계파인 내외연이 이대표이상의 권한을 쥐고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따라서 현 체제로 가면 내외연이 지자제의 「과실」을 가장 많이 챙길 수 있다. 당연히 내외연으로서는 현상유지가 최선이다. 내외연의 현상유지에는 김대중 아태재단이사장의 거취문제도 자리잡고 있다. 김이사장의 의중과 관계없이 내외연의 핵심들은 정치판 자체를 바꿔 김이사장에게 「기회」가 돌아갈 수 있는 상황을 창출하려하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당내분열의 방지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반면 이대표나 김상현고문은 「토사구팽」을 우려하고 있다. 현 체제로 지자제를 치른후 8월전당대회에서 내외연이 대표의 「대안」을 마련해 자신들을 밀어내려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는 것이다. 지자제이후 무게있는 야당대표의 매력이 이들을 강하게 유혹하고 있음은 물론이다. 때문에 내외연이 당권주자를 제시하지 못하는 2월이나 3월에 한판승부를 벌여 지자제이후를 대비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판단을 하고있다. 다만 너무 앞서갈 경우 내외연이 다른 쪽과 연대, 성급한 주자를 몰락시킬 수 있다는 생각에 이대표나 김고문 모두 행보를 조절하고 있는 것이다.<이영성기자>이영성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