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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알제리 “밀월관계 끝”/피랍기 해법싸고 갈등 불거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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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알제리 “밀월관계 끝”/피랍기 해법싸고 갈등 불거져

입력
1994.12.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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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사정권 지원 더이상 힘들듯 프랑스와 알제리의 양국관계가 에어프랑스 여객기 피랍사건을 계기로 최악의 국면을 맞고있다.

 양국관계가 비틀어지기 시작한 것은 지난 25일 프랑스정부가 피랍기의 파리행을 허용하라는 정부차원의 압력을 행사하면서부터. 그때까지 알제리는 최정예 특공부대를 투입, 자국내에서 인질구출작전을 감행할 계획이었지만 프랑스정부가 피랍기를 무조건 출국시키도록 종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문제는 이후 프랑스정부측의 태도에 있었다. 알제리내 1만여 자국민의 철수를 서두르며 항공·선박의 운항마저 일방적으로 잠정 중단하자 알제리정부는 정권존립의 위협마저 느끼게된 것이다.

 군부를 존립기반으로한 리아미네 제루알알제리대통령정권은 사실 프랑스의 은근한 지원아래 간신히 정권을 유지해왔다. 지난 92년1월 총선에서 회교세력을 등에 업은 이슬람구국전선(FIS)이 압승을 거뒀으나 군부가 선거결과를 무효화하고 집권했기때문에 정권의 기반이 극도로 취약하다. 따라서 최대지원세력인 프랑스가 지원을 중단할 경우 알제리정권의 붕괴는 시간문제라는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그러나 프랑스정부는 회교원리주의 세력의 극심한 반대를 받고있는 알제리 군사정권을 더이상 지원할 수 없다는 판단에 이른 것같다. 알랭 쥐페프랑스외무장관이 27일 『알제리의 장래는 그들 스스로 결정할 것』이라고 밝힌 것도 이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다. 때문에 알제리내 회교세력 일각에선 「회교무장단체」(GIA)에 의한 이번 피랍사건이 프랑스와 알제리군부의 밀월관계를 균열시키는데 일조했다는 점에서 큰 성공을 거뒀다고 평가하는 시각도 있다.

 회교원리주의세력은 그간 프랑스를 알제리의 비극적 역사를 만든 원수로 간주해왔다. 알제리는 지난 54년부터 8년간의 투쟁을 통해 1백32년의 프랑스식민통치로부터 벗어났지만 그후에도 프랑스의 정치·경제적 영향력은 계속돼왔다. 프랑스는 식민기간 알제리를 「제2의 프랑스」로 만들어 석유등 자원을 본국으로 빼돌렸으며 알제리인에 대한 강력한 동화정책을 펴 프랑스어를 공식어로 강요했고 사회관습도 프랑스풍으로 바꾸려 노력했다. 공무원들은 프랑스에서 공부해야만 고위직에 오를 수 있었기 때문에 현 고위층의 상당수도 프랑스풍습에 젖어있다. 때문에 알제리 회교세력들은 프랑스의 영향력을 단절해야만 알제리의 「홀로서기」가 가능할 수 있다고 판단해왔다.

 따라서 이번 에어프랑스기 피랍사건은 알제리군부와 회교세력및 프랑스의 삼각구도에서 새로운 갈등의 시발점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피랍사건이 종결된지 하루도 채 못돼 3명의 프랑스 신부가 살해된 사실도 이를 뒷받침한다. 금이 가기 시작한 프랑스와 알제리정부 사이에서 회교세력이 얼마나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이상원기자>

□프랑스­알제리 주요관계사

△1830년=프랑스,알제리 식민지지배시작

△1920년=메살리 하디를 중심으로 한 알제리 독립운동 본격화

△1946년=알제리,튀니지와 함께 마그레브 해방운동 전개

△1954년=알제리 민족해방전선(FLN)의 대불무력항쟁 개시

△1962년=불드골정권,에비앙협정으로 알제리독립승인

△1963년=아흐메드 벤 벨라총리 초대 알제리대통령으로 취임

△1965년=부메디엔 쿠데타로 집권

△1988년=이슬람구국전선(FLN)결성

△1990년=최초의 지방선거에서 야당 FIS 승리

△1992년=알제리군부 총선결과 무효화에 따른 내분격화

  알제리군부 5인평의회구성

△1993년=회교무장단체(GIA) 지하정부 수립선포

  회교세력 외국인에 대한 무조건 출국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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