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치범들 파리상공서 자폭계획/알제리주재 불대사 일정바꿔 화모면 에어 프랑스기 인질승객 구출작전 성공후 납치범들이 폭약과 연료를 가득 실은 피랍기를 파리 상공에서 폭파할 게획이었다는 사실이 뒤늦게 확인되고, 알제리에서 3명의 프랑스신부를 포함한 서방신부 4명이 보복살해되자 프랑스는 물론 세계가 경악하고 있다. 프랑스와 서방각국은 또다른 보복테러 가능성에 심각한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인질구출작전 성공직후 기자회견을 통해 『작전이 아주 위험한 것이었지만 이들 위험을 모두 감수하기로 했다』고 자신감을 보였던 에두아르 발라뒤르프랑스총리는 신부피살소식이 전해지자 침통한 표정을 감추지 않은채 「수치스럽고 비겁한 행위」라며 맹목적인 테러행위를 극렬히 비난했다.
또 앙리 테시에알제리대주교는 이날 성명을 발표, 4명의 신부는 『알제리인에 대한 사랑 때문에 극심한 사회불안에도 불구하고 떠나지않고 계속 머무르며 위험을 몸으로 선택했다』고 추모했다. 그는 이어 살해장소인 알제 동부 티지 우주 사제관을 방문해 『신의 이름으로 살해하는 것은 신을 배신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장 마리 뤼스티제파리대주교도 『죽음의 위험에 처해 있음을 알고 있었던 신부들은 목숨을 희생함으로써 알제리인들에게 평화의 메시지를 보냈다』고 말했다.
○…납치범 4명 전원이 특공대의 공격이 시작되자 왜 비좁은 조종석에 몰려 끝까지 저항하다 모두 사살됐는가 하는 의문이 풀렸다. 납치범들은 조종석밑에 자폭용 다이너마이트를 설치, 마지막에는 파리상공에서 피랍기를 폭파하려고 했던 것인데 위기가 닥치자 다이너마이트를 터트리려 조종석으로 몰려들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특공대원들이 조종석을 기습, 선제공격으로 이 기도를 무산시켜 아찔한 대형참사를 막을 수 있었다.
이같은 사실은 샤를 파스콰프랑스내무장관이 생존승객들의 말을 인용, 『피랍기 조종석 아래 모두 20개의 다이너마이트 뭉치를 설치한 납치범들이 파리 상공에서 자살임무를 수행하려 했다』고 발표해 확인됐다. 납치범들은 또 앞서 파리행을 요구할 당시 27톤의 연료를 넣으라고 요구했는데 마르세유에서 파리까지 비행에는 10톤만의 연료가 필요, 이들의 비행기 폭파의도가 명백해졌다는 것.
54시간의 악몽끝에 풀려난 1백72명의 승객들은 파리 오를리공항으로 귀환, 애태우던 가족과 상봉했는데 16명의 부상자는 모두 골절이나 가벼운 자상정도여서 목숨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 특공대의 구출작전개시 직후 조종석에서 창틀 너머로 탈출, 8아래 활주로에 떨어진 장 폴 보르드리부조종사 역시 팔과 다리 몇부분에 골절상을 입은 것외에는 무사했다.
그러나 이번 작전의 영웅들인 특공대원중 3명은 부상이 심해 프랑스국민을 안타깝게 하고있다.
○…베르나르 케스지앙알제리주재 프랑스대사가 이번 피랍사건에서 최고의 행운아가 됐다. 그는 당초 24일 피랍된 항공기에 자리를 예약했으나 일정을 48시간 앞당겨 출발해 사고를 면했다는 것. 프랑스 당국은 피랍기에 프랑스대사관 직원 2명이 타고 있다고 발표했었는데 이중 대사관 요리사는 인질극중 납치범에 피살됐으며 나머지 한 명의 신원은 밝혀지지 않고있다. 만약 대사가 탑승했다면 살해됐거나 구출작전결정이 어려워지는등 양상이 크게 달라졌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알제리 내무부는 이번 사건의 주범이 회교원리주의 세력들 중에서도 가장 잔인한 「회교무장단체」(GIA)의 압달라 야히아라고 공식 발표했으나 나머지 3명의 신원에 대해서는 함구하고 있다. 정통한 소식통들은 야히아가 GIA의 지시를 따르는 「실행자」일뿐이며 리더는 아니라고 밝혀 GIA의 잇따른 대량 보복사태가 우려되고있다. 스스로를 「엘 무키우네 비 에디마」(피로써 서약한 사람들)라고 칭하는 GIA는 지난해 9월 모든 외국인에게 알제리를 떠나도록 위협한뒤 그간 외국인 살해와 서방의 자국인에 대한 테러행위로 악명이 높았던 그룹이다.<정리= 윤석민기자>정리= 윤석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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