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형사3부(주심 천경송 대법관)는 28일 여자 어린이들을 강간하려다 1명을 살해하고 2명의 혀를 자른 혐의로 1·2심에서 사형이 선고된 정모(22)피고인의 상고심에서 『혐의사실을 입증할 증거가 부족하다』고 판시,원심을 깨고 일부무죄 취지로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되돌려 보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피고인이 지모양(당시 10세) 살해 범행을 자백한 검찰에서의 진술의 임의성은 인정되나, 목격자와 피고인의 진술이 일부 엇갈리므로 심리를 다시 해 의문점을 해소해야 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어 『공범 이모군(12)은 절도와 어린이 2명의 혀를 자른 범행을 지난해 5월2일 저질렀다고 진술했으나 절도 피해자는 4월30일이라고 말하는등 이군의 진술에 신빙성이 없으며,이군이 범인의 것이라고 진술한 가방속에서 발견된 모발도 유전자 감식결과 정피고인의 것이 아닌 것으로 밝혀져 피고인을 절도와 어린이 상해사건 범인으로 단정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범인의 신체 특징에 대한 이군의 진술내용이 몇차례 번복된데다 피고인이 검거된 후 피고인의 인적사항에 들어맞는 내용을 추가로 진술,수사기관에서 들은 내용을 범인에게서 직접 들은 것으로 착각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마저 든다』고 밝혔다.
정피고인은 지난해 5월4일 서울 강서구 외발산동 야산에서 지양을 성폭행하려다 살해,시체를 소각한 혐의로 구속됐다가 방모양(당시 4세)등 2명이 성폭행범에게 혀를 잘린 사건이 TV 수사 프로그램에 방영된 뒤 이군이 정피고인을 이 사건의 범인으로 지목해 상해등 혐의가 추가됐다.
정피고인은 지양 살해 범행만 자백하고 나머지 혐의는 일관되게 부인했다.<이희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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