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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대통령 “당세계화” 의중 관심/당안팎서 「발언속뜻」파악 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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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대통령 “당세계화” 의중 관심/당안팎서 「발언속뜻」파악 분주

입력
1994.12.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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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P위상 언급없어 시선집중/전대관련 「모종구상」정리 인상 김영삼대통령이 26일 저녁 민자당송년만찬에서 당의 세계화와 변화를 강조한 대목이 갈수록 미묘한 해석을 낳으면서 당안팎의 시선을 집중시키고 있다. 어떻게 보면 원칙적 언급일 수 있는 이날 발언이 예사롭지 않은 관심을 모으는 것은 김종필대표의 거취에 대한 김대통령의 의중을 은연중에 드러낸 것일 수 있다는 관측 때문이다.

 물론 김대통령은 『어떻게 하면 당이 새롭게 태어나고 세계화에 부응하는 것인지 함께 연구검토해야할 것』이라고 화두만 꺼냈을 뿐 구체적 과제는 당에 넘기는 간접화법으로 핵심을 피해갔다. 하지만 이날 참석자등이 전하는 분위기나 발언의 형식및 내용을 종합해 보면 김대통령이 민자당에 대한 나름의 구상과 이정표를 정리하고 있다고 봐도 큰 무리가 없을 것 같다.

 우선 김대통령은 비서실에서 준비한 만찬발언자료를 거의 참고하지 않은 채 즉석연설방식을 선택, 흉중의 일단을 열어 보이는 방식을 취했다. 또 박범진대변인이 어느 때보다 자세하게 발언내용과 전후맥락을 소개했다. 김대통령이 자신의 메시지가 공개적으로 분명하게 전달되기를 「희망」했다는 추측이 가능해진다.

 구체적 발언을 음미해 보면 김대통령이 곳곳의 행간에 무게를 싣고 있음이 더욱 확연하게 드러난다. 김대통령은 우선 정부조직개편작업이 엄청난 「대역사」였음을 부각시킨 뒤 곧바로 이에 빗대 당의 세계화를 언급했다.

 괜한 분란에 휘말리고 싶지 않은 당직자들은 이를 『낡은 의식과 사고, 관행이 먼저 바뀌어야 한다는 뜻일 것』이라며 액면이상의 해석을 꺼리고 있으나 이 대목에는 분명히 당의 변화를 위해서는 어떤 「희생」이 불가피하게 뒤따를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 배어있음을 부인할 수 없다.

 또 하나 주목되는 부분은 김대통령이 중요결단을 내릴 때 흔히 사용하는 「역사」란 표현을 수차례 반복했다는 점이다. 『우리가 변하지 않으면 역사가 우리를 버릴 것』이라거나 『역사에 끌려다닐 게 아니라 역사를 창조해야 한다』는 것등이 그것이다. 아울러 송년모임에서 으레 있을 법한 「김대표중심의 단합」을 당부하는등 김대표에 대한 덕담이 생략된 것에도 해석이 분분하고 있다.

 이같은 정황을 통해 김대통령이 과연 무엇을 겨냥했는지를 단정적으로 말하기는 어렵다. 또 김대표주변은 다소 뜨악한 표정을 지으면서도 「김대표중심의 단합」 부분이 빠진 데 대해 큰 의미를 두지 않으려는 눈치다. 문정수 사무총장과 강삼재 기조실장등 민주계 당직자들이나 김윤환 정무장관 등 민정계 당직자들도 『확대해석할 일이 아니며 액면 그대로 이해하면 되는 것 아니냐』고만 말하고 있다.

 그러나 김대통령의 이날 언급으로 『전당대회가 축제분위기로 치러질 것』이라는 관측은 점점 자리를 잃어가는 반면 김대통령의 「민자당구상」을 헤아리려는 움직임이 날로 부산해지고 있다.<이유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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