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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군출신 국방장관/손태규 통일부기자(기자의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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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군출신 국방장관/손태규 통일부기자(기자의 눈)

입력
1994.12.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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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양호공군대장의 국방장관 취임에는 「문민적 성격」과 「3군 균형발전」이란 두가지 주제가 복합돼 있다. 바로 이장관 발탁의 상징성인 동시에 그의 책무라 할 수 있다. 역대 미국의 국방장관은 거의 민간인 군사전문가다. 그것은 국방장관의 자리가 순수 군사정책적 기능을 필요로 하지 파워게임을 다스리는 통솔력을 요구하지 않기 때문이다. 미국에서 군은 정치집단이 아닌 것이다. 그러나 한국 현대사에서 군은 정치변동의 상수였다. 쿠데타로 통치의 주체가 되거나 막강한 배후세력이 되어온 정치집단이었다. 그것은 군부 전체의 제도화에 의해서라기 보다는 소수인물들의 정치화를 통한 결과였다. 최근 하나회 제거등으로 정치세력으로서 군의 이미지는 많이 사라졌다. 그런 의미에서 문민국방장관의 등장은 군 기능을 회복시켜 민주화를 마무리하는 중요한 절차라 할만 하다.  물론 이장관은 문민이 아니다. 하지만 지금까지 정치세력의 대명사로 불린 육군이 아닌 공군 출신이어서 문민적 성격을 찾을 수가 있는 것이다. 군 배경으로 보아 그는 세력관리자라기 보다 군사전문가로서 장관에 올랐다고 볼 수 있다. 3공때 김성은 해병대사령관이나 5공 초기 주영복공군총장도 국방장관을 했으나 대통령등 권력핵심을 육군이 독점해 이장관과는 상황이 전혀 달랐다. 이제 공군장성이 국방장관을 해도 군내 역학관계를 별 걱정하지 않는 환경이 된 것이다. 이장관의 취임은 더 이상 한국정치에서 군이 정치변동의 중요 요인이 되기 어렵다는 것을 상징적으로 나타낸다.

 그래서 그는 앞으로 문민장관이 국민의 우려나 군내 거부감 없이 부임할 수 있는 기틀을 재임기간에 다져야 하는 책무가 있다. 군의 정치색을 완전히 없애 전문 기능집단으로 제자리를 잡도록 해야 한다. 또 지나친 육군편중의 군구조를 개선, 3군의 균형발전을 이룩해야 할 책임도 져야 한다. 편중구조는 군 정치개입의 원인이자 결과였다. 해·공군은 심각한 불균형에 절망까지 느끼고 있다. 그 실상을 잘 아는 공군출신 장관에게 기대가 남다른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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