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 종량제 시행이 며칠앞으로 다가오면서 집집마다 대청소 바람이 불고 있다. 대청소까지는 못하더라도 우선 버릴 물건들을 정리하느라고 모두들 바쁘다. 요즘 아파트 단지의 쓰레기장에는 평소의 몇배나 되는 온갖 쓰레기들이 수북히 쌓이곤 한다. 내년 1월1일부터 종량제가 실시되면 관급 지정봉투를 사서 쓰레기를 담아 버려야 하고, 봉투에 안들어가는 부피가 큰 물건을 버릴 때는 읍·면·동사무소에 신고한후 담당직원의 방문처리를 기다려야 한다. 주부들은 쓰레기 봉투를 사서 써야 한다는 사실보다도 부피가 어중간한 물건을 버리는 절차에 더욱 부담을 느끼고 있다.
주부들이 요즘 서둘러서 버리는 물건들은 대개 부피가 어중간한 것들이다. 작은 탁자, 여행 가방, 소쿠리, 그릇, 고장난 전기밥솥, 아기 의자, 낡은 옷과 이불등이 아파트 쓰레기장에 쌓여있다. 장롱같은 대형 물건도 아니고 작은 탁자 하나 버리는데 신고를 해야 한다니, 연말안에 버리자는 생각을 읽을수 있다.
미국이나 유럽에서 살다온 사람들은 독일의 가구 버리는 날, 미국의 가라지 세일, 영국의 대형 쓰레기 수거일등을 우리가 참고하여 종량제와 함께 시행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독일에서는 월1회 정도 예고된 날에 동네의 이면도로등에 안쓰는 가구나 물건을 버리는데, 좋은 물건들도 많이 나오므로 그날을 기다렸다가 살림을 장만하는 사람들이 많다. 가난한 유학생시절 침대·소파·신발장등을 주워다가 잘 썼다고 한 대학교수는 말한다.
미국에서는 이사를 하거나 살림을 정리할 때 차고에 물건을 모아놓고 세일을 하는 경우가 많다. 미리 세일을 알리는 포스터를 써붙여서 필요한 사람들이 올수 있도록 하는데, 1, 2달러짜리도 쓸만한 물건이 있다고 한다. 영국의 대형 쓰레기 수거차량은 지정된 날 새벽에 동네를 돌면서 집집마다 내놓은 물건들을 그 자리에서 압축처리하여 수거한다. 많은 나라들의 쇼핑센터에서는 유리병과 캔을 수거하는 기계를 설치하여 그 자리에서 캔을 압축하면서 돈을 내주기도 한다.
우리나라의 고급아파트 단지에서는 쓸만한 가구나 살림용품들을 내놓아도 가져가는 사람이 없다고 하는데, 예고된 날 예고된 장소에 버리도록 하면 필요한 사람들이 가져갈수 있을것이다. 가라지 세일도 동네 부녀회등에서 주최하면 책·장난감·가구·의류등 안쓰는 물건을 유용하게 처리할수 있을것이다.
쓰레기 처리를 담당하는 공무원들을 외국에 보내서 현장 학습을 시키는것도 좋은 방법이다. 시민들도 적극 협력해야 하지만, 너무 불편하면 호응이 낮을 수밖에 없으므로 종량제는 계속 보완해나가야 한다.<편집위원>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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