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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로그래피(첨단과학의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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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로그래피(첨단과학의 현장)

입력
1994.12.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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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눈 감쪽같이 속이는 「3차원 입체영상」/문화재 등 실물 그대로 재현/영상매체 등 활용 “무궁무진” 몇년전 미국 맨해튼 중심가의 한 보석상 주인은 금목걸이를 걸고 있는 미녀의 모습을 전시해 놓았다가 곧 철거하고 말았다. 지나던 행인들이 우산대로 목걸이를 채가려는 바람에 여기저기 손상을 입었기 때문이다. 전시된 것은 실물이 아닌 홀로그램이었다.

 미국 스미소니언박물관에는 이미 문화재를 홀로그램으로 기록한 전시실이 따로 마련돼 관람객들을 감쪽같이 속이고 있다. 홀로그램은 평면액자에 3차원의 실물모습을 그대로 담을 수 있기 때문에 문화재전시에 아주 제격이다. 국내에서도 위조방지를 위해 신용카드등에 새겨넣는 정도에서 지난해 대전엑스포 「꿈돌이쇼」와 각종 전시회를 통해 홀로그램을 만드는 기술인 홀로그래피 수준이 한층 발전하고 있음을 과시했다. 홀로그램은 TV와 같은 영상매체를 통해 동화상으로 전달될 때 특히 그 진가를 발휘한다. 사자가 달리는 모습을 지금처럼 평면이 아닌 보는 위치에 따라 전후좌우 위아래등 3차원으로 생생하게 볼 수 있다. 미래의 홀로그램은 현재 SBS TV가 방영하는 공상과학영화 「타임트랙스」에서 잘 보여주고 있다. 미래세계에서 시간을 타고 현재로 도망온 범죄자들을 잡기 위해 뒤쫓아온 주인공 램버트경감은 신용카드모양으로 특수제작된 「셀마」라는 고성능 컴퓨터를 갖고 다닌다. 셀마는 램버트경감이 『영상모드!』라고 지시를 내리면 30대중반 여성의 모습으로 빈 공간에 나타난다. 전형적인 홀로그램이다. 홀로그램의 입체감은 컴퓨터그래픽을 통한 「그림조작」과도 차원이 다르며 깊이감만을 더한 입체영화와도 비교가 되지 않는다. 선명함을 나타내는 해상도의 면에서도 차세대TV라는 고화질TV(HDTV)보다 10∼30배나 우수하다.

 전체(HOLO)를 기록한다는 뜻의 홀로그래피가 처음 이용된 것은 지난 48년 영국의 물리학자 데니스 가버박사에 의해서다. 가버박사는 전자현미경의 해상도를 높이기 위해 빛의 간섭현상을 이용했다. 그후 레이저가 실용화되면서 홀로그래피는 활기를 띠기 시작했으며 71년 가버박사는 노벨물리학상을 수상했다.

 홀로그래피의 원리는 빛의 간섭현상이다. 파장이 일정한 빛을 둘로 나누어 하나는 기록하려는 대상에 비추어 반사되는 산란광(물질파)을 나머지 빛(기준파)과 합성시킨다. 두가지 빛이 합성되면서 생기는 간섭무늬를 필름건판에 기록하는 것이다. 건판에 다시 빛을 비추면 원래의 모습이 시각적으로 재생된다. 신용카드등에 새겨진 홀로그램은 단지 간섭무늬인 셈이다. 홀로그램을 만들때 사용하는 광원은 파장이 일정하고 공간적 흐름에도 파장변화가 없는 레이저밖에는 없다. 다만 적외선이나 자외선영역의 빛에 감응하는 필름이 없어 파장이 0.7마이크로이하의 가시광선을 만들어내는 아르곤이온 헬륨네온 헬륨카드뮴 크립톤 루비레이저등이 주로 사용된다. 홀로그래피는 문화재전시등에도 사용되지만 TV나 컴퓨터모니터등을 통한 3차원영상매체에 활용할 경우 엄청난 흡입력을 갖는다. 현재 선진 각국의 홀로그래피의 기술개발경쟁도 이 분야에 집중되고 있다. 그러나 아직 해결해야 할 난점이 많다. 우선 홀로그래피는 아직까지 암실에서만 촬영이 가능하기 때문에 고정모델 이외에 움직이는 동화상을 촬영하기 위해서는 레이저기기나 필름건판을 고정시키는 테이블등 장비를 운반가능하도록 소형화해야 한다. 또 가로세로 10㎝의 동화상을 만들기 위해서도 10기가비트이상의 정보량을 전송해야하기 때문에 전송용량의 확대 또한 관건이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 손정영박사(3차원영상매체 개발센터장)는 『홀로그래피의 뒤에는 가상현실은 물론 의료영상의 3차원적 합성등 무궁무진한 가능성이 숨어있다』면서 『국내에서는 선진국에 비해 연구가 다소 늦게 시작됐으나 2010년까지는 실용화할 수있을 것』이라고 말했다.<송용회기자>

◎레이저(LASER)/농축광선이 내는 강력한 빛… 파장·진행방향 일정

 빛이 없이 카메라로 피사체를 촬영할 수 없듯이 홀로그램에는 레이저가 필수적이다. 홀로그래피를 처음 발견한 가버박사도 결국 당초 의도했던 전자현미경의 해상도향상에는 실패했다. 파장이 일정하고 진행하면서 변화가 없는 질서정연한 빛을 뿜어내는 광원이 당시만 해도 없었기 때문이다.

 보통 광선은 파장이 불규칙하고 위상이 고르지 못한데다 얼마 이동하지 못하고 퍼져버리기 때문에 용도가 많지 않다. 결국 레이저가 발명된 60년대 이후에야 홀로그래피는  각광을 받게 된 것이다.

 20세기 최고의 발명품으로 손꼽히는 레이저(LASER: LIGHT AMPLIFICATION BY STIMULATED EMISSION OF RADIATION)는 여러물질에서 나오는 광선이 지닌 에너지를 인위적으로 농축해두었다가 한꺼번에 내보내는 강력한 빛이다. 맑은 여름날 정오 우리들 손끝에 와닿는 태양력은 0.1W에 불과하지만 웬만한 레이저라도 1백억W는 쉽게 만들수 있으며 공간을 이동하면서 거의 오차가 없을 만큼 정확하다.

 이같은 특징때문에 60년 6월 미국 휴즈항공사의 양자공학책임자인 테오도르 마이먼이 최초의 레이저를 만든 이후 발전에 발전을 거듭하며 의학·공학·건설분야는 물론 무기개발에도 혁명적 전환을 가져오는등 미의 창조에서 악마적인 용도까지 폭넓게 활용되고 있다.

 홀로그래피는 빛의 간섭현상을 이용하기 때문에 사용되는 빛이 조금만 고르지 못해도 피사체를 제대로 기록할 수 없다. 또한 사진기의 필름에 해당하는 건판이 흔들려서도 안된다. 홀로그래피에 사용하는 레이저는 주로 헬륨네온과 아르곤이온레이저다.

 홀로그래피개발에서 레이저의 가장 큰 문제는 크기를 어떻게 줄이느냐다. 마치 손에 들고 다닐 수 있는 카메라나 TV촬영용 ENG가 개발되면서 대중화가 됐듯이 홀로그래피는 레이저의 소형화가 관건이다. 지금은 길이가 1∼2에 이르고 전력공급장치까지 합치면 무게가 수십㎏에 이르는 레이저를 축소시키면 암실에서 벗어나 자연상태를 자유롭게 필름에 담을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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