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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료중심 인선 「실무」 뒷받침/차관급 인사 배경과 특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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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료중심 인선 「실무」 뒷받침/차관급 인사 배경과 특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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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4.12.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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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승진 대부분… 사기진작 뜻/분위기 쇄신 위해 문책성 병행 큰 폭의 내부승진이 돋보이는 26일의 차관급 인사에는 정부조직개편과 개각등으로 들떠있는 행정부를 조기에 안정시키겠다는 김영삼대통령의 구상이 담겨 있다. 조직개편과 개각등 앞선 조치들이 세계화를 추진할 실무형 정부를 만드는데 있었던 만큼 관료중심의 차관인사를 통해 이를 뒷받침하자는 그림이다.

 따라서 검증되지 않은 참신성보다는 행정능력이 입증된 인사를 기용, 실무를 중시하겠다는 김대통령의 그림은 이번 차관급인사에서도 그대로 반영됐다. 이는 22명의 차관급인사에서 15명이 내부승진한 것과 명칭이 바뀐 통상산업부와 보건복지부는 종전의 차관을 재발령한데서 잘 드러난다. 행정부 바깥에서 발탁한 케이스는 유광언 정무1차관뿐이다. 정무1차관은 비관료기용이 통상적이었던만큼 신임차관 전부를 행정부내에서 발탁한 것이나 다름없다.

 이는 기왕에 예정된 차관인사를 할바에는 내부승진을 시켜 연쇄승진에 따른 공무원의 사기도 진작하고 부처의 정책일관성도 유지한다는 김대통령의 의중이 반영된 것이다. 이날 『유능한 인재의 대대적 승진을 통해 정부조직에 활력을 불어넣어 정책실무 관리능력이 최대한 발휘되도록 했다』는 윤여준 청와대대변인의 배경설명도 이를 확인해준다. 정책의 일관성 유지는 장관이 경질된 외교·안보분야의 경우 한명의 차관도 바꾸지 않은데서도 나타난다.

 물론 실무중시라는 차관인사의 대전제 아래 분위기쇄신을 위한 문책성 물갈이도 병행됐다. 총리실이 대표적인 경우로 김시형 행조실장과 이흥주 비서실장 등 양실장이 자리보장없이 모두 물러났다. 총리실간부중 일부는 이를 이회창 총리시절 정책등을 둘러싸고 청와대의 의중을 제대로 읽지 못하는 등 상호교감에 문제가 있었던 총리실에 대한 뒤늦은 문책인사로 해석하고 있다.

 양실장은 입각좌절 이후 청와대에서 흘러나오는 교체설 속에 『일하러 왔지 인사를 하러온 게 아니다』는 이홍구 총리의 취임초 발언에 한가닥 희망을 걸어왔다. 그러나 이총리가 청와대의 생각을 바꾸지 못했다는 후문이다. 후임으로 강봉균 기획원차관이 행조실장으로, 송태호 대통령교육비서관이 비서실장으로 왔다.

 강실장은 당초 초대재경원차관자리를 놓고 이석채차관과 경합하다 행조실장으로 자리를 옮겨탄 경우다. 이차관은 공정거래위원장으로 승진한 표세진 총리4행정조정관과 함께 행시7회 동기인 한이헌 대통령경제수석의 지원을 받았다는 얘기가 들린다.

 시·도지사중 유일하게 경기지사를 바꾼 것도 부천시세금횡령사건등으로 물의를 빚은 데 대한 문책인사의 성격이다. 정부는 시·도지사인사는 경기지사교체에 국한할 것으로 알려졌다. 내년 지자제에서 현역시·도지사가 출마하더라도 보완인사없이 부시장·부지사체제로 선거를 치를 예정이다.

 부처내 출신이 다른 인사들을 장·차관에 기용한 것은 부처내에서 상호견제를 통해 효율성을 높여보자는 의중이 담긴 것으로 보인다. 민정계 출신의 정치인 장관에 민주계 출신이 차관이 된 내부부와 정무1장관실이 대표적이다. 통폐합된 부처에도 동일원칙이 적용됐다. 재경원은 재무부에서 잔뼈가 굵은 홍재형 부총리밑에 차관으로 기획원 출신인 이농수산부차관이 왔으며 건설교통부역시 교통부장관이었던 오명장관 아래 유상열 건설부차관이 임명됐다.<이동국기자>

◎“역시 기획원”/요직거의 기획원 출신들이 장악/소신·「박정희스쿨 3세대」 공통

 26일의 차관급인사를 보면 『역시 경제기획원이구나』하는 말이 절로 나온다. 주요 차관급 자리의 대부분을 옛 경제기획원 출신들이 장악, 이들이 앞으로 재정경제원을 중심으로 우리나라 경제의 실무역을 담당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우선 홍재형 경제부총리와 호흡을 맞추며 경제정책을 조율해나갈 한이헌 청와대경제수석, 차관회의 의장인 강봉균 총리실행정조정실장, 재정경제원 초대차관인 이석채씨 등 「경제빅3 차관」이 모두 기획원에서 잔뼈가 굵은 정통 경제관료들이다. 또 박운서 통상산업부차관 구본영 과기처차관 표세진 공정거래위원회위원장 김인호 철도청장 이환균관세청장도 기획원출신이다. 이들의 공통된 특징은 개성과 소신이 강하다는 점. 특히 한수석 강실장 이차관 박차관은 자타가 공인하는 「소신관료」다.

 이들의 또다른 공통점은 개발시대의 마지막 주자로 통하는 「박정희스쿨」의 3세대라는 점이다.  1세대는 장기영·김학렬 전부총리와 김정렴 전재무장관등이고 2세대는 최각규·정재석·김만제 전부총리등으로 분류할 수 있다. 새 내각의 경제부처 차관이나 1급은 바로 제3세대인 셈이다.

 한마디로 공통분모가 많은 실무진이 경제부처에 포진하고 있는 것이다. 같은 기획원출신에다 경제개발시대에 실무훈련을 받은 「박정희스쿨」의 제3세대라는 점, 이들이 한결같이 개성과 소신이 강하다는 점등을 들어 경제계에선 재정경제원의 앞날은 물론 우리나라 경제의 앞날에 상당한 영향을 끼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번 차관인사에서는 행시7회가 각광을 받았는데 장관 차관을 떠받치고 있는 차관보급(1급)의 주요요직도 7회가 주축을 이루고 있다는 점도 특징이다.<이백만기자>

◎화제인물 3인/김무성,43세 소장실세 부각/유광언,YS지지 재야핵심/박일룡,「부산복집」 장벽넘어

 26일의 차관급 인사에서는 김무성내무차관 유광언 정무차관 박일룡경찰청장이 이목을 끌고있다. 내무차관 정무차관 경찰청장의 자리가 정치적 역할을 요구하는데다, 이들 자리의 주인들이 독특한 배경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김내무차관은 우선 최연소(43)라는 점이 눈에 띈다. 직전의 경력은 대통령민정·사정비서관(1급)이었다. 승승장구하는 소장파 실세등의 이미지가 부각된다. 김차관은 5공후반(85년) 김영삼당시민추협의장의 사조직인 민족문제연구소이사를 맡았다. 부호집안 출신, 기업인으로서는 보기 드물게 상도동에 입문, 야당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이후 그가 김대통령을 헌신적으로 「모셨다」는 사실은 정치권 주변에서 널리 알려져있다.

 그렇다고 김차관이 배려차원에서 내무차관의 중책을 맡은 것은 아니다. 민정·사정의 일을 잡음없이 해냈고 정치적 감각도 뛰어나다는 평을 받고있다.

 유차관은 김대통령을 지지하는 재야그룹의 핵심인물이다. 김덕용의원 김정남 전청와대교문수석등과 가까운 진보적 그룹에 속한다. 개각과 차관인사에서 재야출신들이 배제되는 흐름속에서 발탁돼 더욱 눈길을 끈다. 때문에 그의 발탁이 YS지지의 재야그룹을 배려한 인사라는 말도 나왔다.

 유차관은 대선때 「신한련」의 운영위원장, 정부출범후에는 송철원민자당 성북갑지구당위원장과 함께 「신문로포럼」의 공동대표로 YS개혁의 전면에 섰다. 그의 과거는 한마디로 「정치적 낭인 」이었으며 선배들의 도움으로 한때 금복주에서 상무로 재직하기도 했다.

 박청장은 「부산복집사건」의 장벽을 뛰어넘어 탄탄한 기반을 과시했다. 5개월전 서울경찰청장으로 기용될 당시, 민주당의 공격을 받는등 부산복집사건의 업보를 톡톡히 치렀다. 이런 견제에도 불구하고 뚝심과 배짱, 기획력등의 능력이 그를 경찰총수에 오르게 했다.<이영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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