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없인 선거 못치른다”/“이해 엇갈려 내분만 초래” 민주당이 26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전당대회 시기를 드디어 공식 논의한다. 장막 뒤에서 「은어」로만 떠돌던 시기문제가 당의 공식의제로 부상하게 된 것이다. 당 안팎의 시선은 조기전당대회론과 8월 전당대회론의 치열한 격돌, 그 결과에 예민하게 쏠리고 있다.
최고위원들은 한결같이 이날 회의를 중시하고 있다. 시기를 결정짓는 최종회의는 아니지만, 기선을 장악할 수 있는 전초전이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일요일(25일) 이기택대표 김상현고문 김원기 권노갑 최고위원의 발걸음은 분주했다. 중진의원들끼리 서로 만나 의견을 조율하기도 했고 각 계파의 수장들은 측근들과 만나 시나리오를 짜기도 했다.
현재의 판세는 「예측불허」다. 당권경합자인 이대표, 김고문은 조기대회를 고수하고 있고 동교동계의 내외연은 8월대회를 외치고 있다. 조기론자들은 『야당은 바람으로 선거를 치른다. 바람은 이슈를 만들고 시끌벅적해야 생긴다. 지자제 선거를 앞둔 전당대회는 바람 그 자체다』라고 주장한다. 반면 8월론자들은 『계파의 이해가 첨예하게 엇갈린 지금 전당대회는 분열과 붕괴의 장송곡이 될 것』이라고 말한다.
이들의 입장차는 좀처럼 좁혀지지 않고 있다. 8월대회를 들고 나온 권최고위원은 얼마전 이대표를 만났고 김고문과도 밀담을 나눴다. 그러나 서로가 상대를 설득하려고만 했지, 설득당했다는 얘기는 나오지 않고 있다.
결국 승부는 누가 대세를 장악하느냐에 달려있다. 내외연은 최대계파의 「힘」으로 밀어붙이겠다는 자세다. 내외연의 핵심들은 이미 중진· 초선을 가리지 않고 광범위하게 접촉, 8월론의 당위성을 전파했다. 김원기 유준상 조세형 권노갑 한광옥 최고위원 정대철 고문등이 한 목소리를 내고있는 것도 내외연의 물밑작업과 무관치 않다.
이대표도 일단 완강한 자세다. 지난주 사조직인 통일산하회의 모임에서 대다수의 원외지구당위원장, 참모들은 이대표에게 「정면돌파」를 권했다. 통일산하회는 『내외연의 지원없이도 조기전당대회에서 당권을 쟁취할 수 있다』는 계산을 내놓고 있다. 일부는 『조기전당대회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대표직을 던질 지도 모른다』고 엄포를 놓기도 한다.
김고문은 보다 확실하다. 27일 기자간담회에서 조기전당대회를 요구하고, 여의치 않으면 내년초 서명작업을 시작한다고 공언하고 있다.<이영성기자>이영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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