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4,633,702,441÷1=?」 장난삼아 두드렸다 “대파문” 미버지니아주의 무명대학인 린치버그대 수학과 토머스 나이슬리교수(51)가 큰 일을 저질렀다. 우연찮게 발견한 인텔사의 펜티엄칩 오류파문이 전세계 컴퓨터업계를 들었다 놓는 일대 소동으로 번졌기 때문이다.
그는 지난 6월 연구실에서 나른한 오후의 무료함을 달래기 위해 장난삼아 컴퓨터 자판을 두드렸다. 8천2백46억3천3백70만2천4백41을 1로 나누라는 간단한 명령이었다. 계산할 필요도 없는 뻔한 답이 한참을 걸려서야 나왔는데 틀린 답이었다. 그때부터 기가바이트급 컴퓨터와의 「두뇌싸움」이 시작됐다.
무려 4개월간의 악전고투였다. 수학자로서 알고 있는 모든 산식을 동원, 수많은 문제들을 컴퓨터에 주고 자신의 계산과 대조하는등 지루한 확인작업의 연속이었다. 전세계에 6백만개나 팔려나간 고성능 칩에 오류가 있으리라고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 인텔사측에서는 『절대 그럴리 없다』고 코웃음을 쳤다. 그러나 주변의 모든 펜티엄칩 컴퓨터를 두드려봐도 결과는 매 한가지였다. 소수점 9자리이하의 계산에서 오류가 발생한다는 것이 명백해졌다.
인텔사는 결국 나이슬리교수와 여론에 굴복, 전세계의 펜티엄 칩을 무상교환해주기로 했다. 연간 졸업생이 5∼6명에 불과한 무명대학의 교수인 그는 순식간에 국제적인 「미스터 칩스」로 유명해졌고 인텔사의 기술고문에 위촉됐다. 『수학자가 살인을 하지 않고 이렇게 유명해 지기는 어렵다』며 껄껄 웃는 그는 작은 학교의 교수로 남아있는 것이 유명해지는 것보다 더 행복하다고 말했다.<윤석민기자>윤석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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