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갖 탄압불구 환경파괴 정책에 끈질긴 투쟁 케냐 국립 나이로비대의 해부학 교수 왕가리 마아타이(54)는 케냐정부에 아주 골치아픈 존재다. 20년 가까이 정부의 환경파괴 정책에 맞서 비판의 소리를 낮추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가택연금·투옥·경찰의 구타·암살 위협 같은 탄압에도 굽힘없이 그녀는 끈질기게 투쟁하고 있다.
그녀가 환경파수꾼이 된 것은 6년간의 외국유학에서 돌아온 뒤인 70년대 초부터다. 귀국후 케냐 최초의 흑인 여성교수가 된 그녀는 전국여성단체평의회 활동을 겸하는데 이때 가난한 농촌 주민들이 환경파괴 때문에 고통받는 것을 보고 가시밭길을 택한다. 깨끗한 물이 없어 더러운 강물을 마시고 남벌 때문에 숲을 잃어 농민들이 겪는 비참한 삶이 그녀를 연구실 밖으로 끌어낸 것이다.
그녀는 77년부터 여성들을 중심으로 「그린벨트」라는 이름의 나무심기운동을 펼쳐왔는데 이것이 큰 성공을 거두면서 국제적으로 이름이 알려졌다. 정부의 탄압으로 곤경에 빠질 때마다 그녀를 구해준 것은 외국의 지지자들이다.
그러나 가장 가까운 지지자여야 할 남편은 그녀를 저버렸다. 정치가였던 그녀의 남편은 자신보다 훨씬 뛰어나고 독립심이 강한 아내를 받아들이기 힘들었던 것이다. 두 사람은 이혼했다.
많은 파란을 겪었음에도 그녀의 표정은 부드러움을 잃지 않고 있다. 옳지 않은 것에는 침묵하지 않는다는 다짐조차 그녀의 얼굴에선 눈부신 미소로 드러난다.<오미환기자>오미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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