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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군부·정치권 「체첸내분」 증폭/“작전무모·민간피해” 불복잇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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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군부·정치권 「체첸내분」 증폭/“작전무모·민간피해” 불복잇달아

입력
1994.12.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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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력지지는 극우파 등 소수불과 러시아가 체첸사태를 놓고 정치권은 물론 군부까지 심한 내분을 겪고 있다.

 군고위장성들에 대한 해임설이 나돌고 있는 가운데 상당수의 군고위간부들이 체첸에 대한 무력침공을 반대하고 있는등 군부갈등이 표면화하고 있다.

 러시아언론들은 22일 그동안 체첸침공을 강력하게 반대해 온 콘드라체프 제1국방차관을 비롯, 현재 작전상황에 대한 책임을 물어 지상군 부사령관인 보로보프중장과 북코카서스군구사령관인 미튜힌중장등 고위지휘관들을 파벨 그라초프국방장관이 해임시켰다고 보도했으나 국방부는 이를 부인했다. 러시아군부는 체첸침공을 놓고 그라초프장관의 지지세력과 반대세력간에 갈등과 대립이 증폭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체첸침공을 반대하는 군부내 주요 인물들은 아프간주둔 마지막 소련군사령관이었던 그로모프국방차관을 비롯, 레베드 제14군사령관등이며 콜레스니코프총참모장도 묵시적으로 동조하고 있다는 소문이 나돌고 있다. 이들은 그라초프장관이 옐친대통령에 대한 신임을 다시 얻고 자신의 반대파를 제거키 위해 체첸침공이라는 강경책을 쓰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체첸에서 작전중인 러시아군들은 수개사단에서 차출된 혼성부대로 지휘통솔이 어려운데다 민간인 피해가 늘어감에 따라 명령 불복종등 군기가 문란한 상태이며 사기 또한 상당히 떨어져 효과적인 작전을 펴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일부부대를 교체 또는 추가배치하는 한편 최고지휘관을 해임하는 조치를 취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일부 군고위장성들은 이번 침공은 체첸군의 방어능력이나 민간인 피해등을 고려하지 않은 무모한 작전이었다고 비판하고 있다. 옐친의 무력진압책을 반대해 온 정치세력은 대부분 과거에 옐친을 지지하던 인물들이어서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체첸 침공을 지지하는 세력은 극우 민족주의자인 자유민주당의 지리노프스키당수와 급진개혁주의자인 표도로프 전재무장관등에 불과하다.

 최대 개혁정당인 러시아선택당의 가이다르를 비롯해 야블린스키, 위센코프(두마국방위원장), 코발료프(인권위원장)등 개혁진보파인사들은 체첸사태의 평화적 해결을 주장하고 있다. 옐친은 최근들어 이들의 견해를 묵살하고 측근 매파인물들에게 자문을 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교롭게도 이들 강경파인물들은 대부분 국가안보위원회의 위원들이다. 이 위원회의 위원장인 올레그 로보프는 옐친의 오랜 지기이자 보수적인 구공산당간부출신이며 그라초프를 비롯, 예린 내무장관 스테파신 방첩국장 예고로프 민족담당부총리등도 비슷한 성향을 갖고 있다. 이와 함께 코르자초프 대통령경호실장 역시 강경파로서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이번 체첸사태와 관련, 옐친의 최대의 적은 두다예프나 체첸의 「반도」가 아니라 옐친에 반대하는 군부의 일부 장성들과 정치세력들이다.【모스크바=이장훈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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