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열고 시신확인… 15분만에 인수인계 “끝”/리처드슨 “어려운 협상… 홀준위 곧 귀환”/“하일먼준위 사인은 헬기추락따른 외상” ○…북한지역에 불시착하는 도중 숨진 데이비드 하일먼준위의 유해는 예정대로 22일 상오10시 엄숙한 분위기 속에서 판문점 군사정전위 1회의실과 2회의실 사이의 군사분계선을 통과, 유엔군측에 넘겨졌다.
북한은 이날 상오9시40분께 하일먼준위의 유해가 안치된 관과 유류품이 담긴 비닐가방 1개를 흰색 승합차를 이용, 분계선 북쪽지역에 옮겨 놓고 대기했다. 이어 9시55분께 유엔군 장교 9명과 중립국 감독위원회 관계자들이 분계선을 가로질러 양쪽으로 도열하자 빌 리처드슨의원 일행이 북한 관계자들과 모습을 나타냈다.
리처드슨의원은 곧바로 분계선을 넘어와 유엔군 정전위 비서장 슈메이커대령과 악수를 나누었으며 슈메이커대령은 북한군의 박임수대좌와 한동안 송환절차를 협의했다.
○…유해반환 작업은 다시 북쪽 지역으로 넘어간 리처드슨의원과 양측 관계자 20여명이 관 뚜껑을 연뒤 3분동안 시신을 확인하고 사진촬영을 하는 순서로 진행됐다. 이 절차가 끝나자 10시5분께 북한군 사병 6명이 관을 들고 분계선으로 이동, 유엔군 운구의장대에 곧바로 인계했고 관은 유엔군 대표와 중립국 감독위원들의 경례속에 우리측 팔각정 앞으로 옮겨졌다.
이어 유류품이 넘겨지자 유엔군은 길이 2 가량의 갈색관에 유엔기를 덮고 3분여 동안 하일먼준위의 명복을 비는 간단한 의식을 가졌으며 이를 마지막으로 15분여에 걸친 유해반환식은 끝났다.
○…반환절차가 마무리된뒤 휴식을 취한 리처드슨의원은 10시25분께 팔각정 앞 계단에 나와 보도진에게 3분여 동안 협상경과와 홀준위의 송환 문제등에 대해 발표했다.
그는 『어렵고 힘든 협상이었다』고 말문을 연뒤 『오늘 유해를 돌려 받는 것이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협상 결과였다. 홀준위도 곧 돌아오게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리처드슨의원은 「곧」이란 말을 거듭해 홀준위가 이번 주내로 송환될 것임을 강하게 시사했으며 『협상과정에서 미정부의 지원이 큰 힘이 됐었다』고 밝혔다.
○…이날 판문점에는 내외신 기자 50여명이 몰렸으나 북한 기자는 4∼5명 정도밖에 나타나지 않아 대조적이었다. 유엔사측은 취재경쟁을 의식, 『엄숙한 자리인 만큼 뛰거나 부딪치는 등의 경쟁은 자제해 달라』고 미리 요청했다.
○…북한이 예상보다 빨리 유해반환을 하자 우리정부의 관계자들은 『미국이 대통령은 물론 의회와 행정부 언론이 일제히 나서 핵협상 재논의등을 내세우며 강경하게 나온 결과』라는 반응을 보였다.
○…리처드슨의원은 하일먼준위의 사인이 헬기가 추락하면서 입은 외상에 의한 쇼크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으로부터「사인은 추락에 따른 외상」이라고 들었다며 일부 예비 조사도 이같은 결론을 뒷받침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판문점의 한 관계자는 미캘리포니아주 트레비스 공군기지에서 실시 예정인 부검에 의해 사인이 정확히 밝혀질 것이라고 덧붙였다.【손태규기자】
◎리처드슨의원은 누구인가/“인권실태 파악” 평양방문중 해결사역/히스패닉계의원 리더… 부통령거론도
빌 리처드슨민주당의원(47·뉴 멕시코주)은 인권실태 파악차 평양을 방문중 뜻하지 않게 미군 헬기 추락사건의 해결사노릇을 톡톡히 해낸 6선의원이다.
비교적 젊은 나이임에도 민주당 하원 서열5위로 빌 클린턴미대통령과는 막역한 사이. 지난 92년 대통령선거때는 의회내 히스패닉계 의원모임의 회장으로 클린턴의 당선에 공을 세웠다. 워싱턴 포스트는 그를 클린턴의 러닝 메이트로 거론하기도 했다.
리처드슨은 히스패닉은 물론 아메리카 원주민과 앵글로 색슨등 다양한 인종이 모여사는 샌타페이를 중심으로 한 뉴 멕시코주 제3선거구에서 평균 70%가 넘는 지지를 얻어 6선을 따낸 대중 정치인이다. 민주당 전국위원회(DNC)부위원장을 지낸 바 있으며 제3세계의 인권에도 커다란 관심을 가지고 있어 얼마전 연금상태에 있는 미얀마의 반체제인사 아웅산 수지여사를 가족이 아닌 외부인사로는 처음으로 면담한 적도 있다.
터프트대 플레처스쿨을 졸업한 리처드슨의원은 소문난 야구광. 매년 열리는 민주당대 공화당 의원간의 야구대회에서 3년 연속 최우수선수(MVP)로 선발되기도 했다.【워싱턴=이상석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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